세상속 이야기

JYP 박진영과 걸그룹 트와이스의 '교복 광고' 논란의 본질

Chris7 2015. 10. 16. 10:30

JYP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박진영과 자사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가 촬영한 선정적인 교복 광고가 논란과 비난에 휩싸이자 진화에 나섰습니다. 교복제조 업체인 스쿨룩스는 지난 2일 "박진영-트와이스와 스쿨룩스 전속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라며 해당 광고를 공개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포스터에는 "'날씬함으로 한판 붙자!'라는 문구와 함께 박진영과 교복을 입은채 늘씬한 몸매를 과시하고 있는 트와이스 멤버 9명의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포스터 하단에는 '코르셋 재킷vs쉐딩 스커트'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또 다른 포스터에는 박진영이 몸매가 강조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을 감상하는 모습과 함께 '스커트로 깎아라! 쉐딩 스커트', '재킷으로 조여라! 코르셋 재킷'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초로 이 문제를 제기한 금오중학교 보건 교사 박유선 씨가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유선 씨는 1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온라인상에 자신의 실명을 내걸고 해당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먼저 "지난주 화요일 서울 모 중학교를 지나가다 교문 옆 벽에 해당 광고가 붙어있는 걸 봤다. '아이들한테 대체 뭐하자는 건가' 싶었다"며 "학생들에게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니, '예쁘다', '멋지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 학생은 '야하다'는 지적을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평소 대중문화 속 성 상품화에 관한 문제의식을 느껴왔다는 박 씨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광고라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더 심한 광고들이 등장할까 우려해 이름을 걸고서라도 문제를 제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코르셋'을 아이들이 입는 교복에 도입했다는 것은 이해 불가"라며 "40대 남성(박진영)이 10대 청소년 대상을 관음증처럼 쳐다보는 광고 탓에 아이들이 어른들의 성적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씨는 또 "실제로 학생들이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교복을 줄여 입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대중매체, 광고를 통해 그런 현상을 부추긴다면,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와 함께 경기도 교육청 소속 보건교사들도 "여자 청소년들이 동경하는 걸그룹의 몸매는 비정상적"이라며 "저체중, 면역력 저하, 거식증, 결핵 등의 질병으로 이어진다. 숨막히게 조여진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은 생리통, 소화불량도 호소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교복 치마를 왜 쉐딩 스커트로 줄이고 깎아입고, 교복 재킷을 코르셋처럼 조여서 입어야 하나. 쉐딩 스커트나 코르셋은 모두 여성 신체의 성적 매력을 두드러지게 하는 옷이다. 10대 청소년들의 교복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교복 모델들은 교복 페티시 주점이나 룸싸롱의 종업원들처럼 보인다"라고 강도높게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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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박진영과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소속 아티스트들이 포함된 교복광고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들에 공감하며 광고주와 논의한 끝에 이 지적들을 반영, 광고 전면 수정 및 기존 광고 전면 수거에 합의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앞으로 본사 아티스트 소속 광고들에 대해 더욱 더 철저한 확인 과정을 거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교복제작사인 스쿨룩스도 논란이된 교복물량 전체를 수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일부에선 비난의 주 대상이 박진영과 걸그룹 트와이스 보다는 교복업체인 스쿨룩스와 광고 기획사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박진영등에 전혀 책임이 없는건 아니지만 비난의 주체가 바뀌여야 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근거 있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큰 책임은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한 광고사와 이를 주문하고 승인한 교복업체에 있는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박진영과 JYP의 책임이 작다 할 수도 없습니다. 광고대상이 청소년이고 광고상품은 그들이 입는 교복이었으니 말입니다. 조금 더 주의 깊게 광고 제작에 임했어야 했습니다.

 

 

현재는 신흥연예기획사들의 성장세에 밀려 예전만큼의 영향력은 아니라 해도 박진영과 JYP는 한 때 국내 3대 연예기획사로 꼽히던 연예계의 ‘갑’이었습니다. 그런 박진영이 이제 연예계에 갓 데뷔하는 걸그룹과 함께 광고화보를 촬영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단하나, 자사 소속 걸그룹의 홍보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는 소기의 목적을 거둔 듯도 합니다. 제대로 ‘노이즈 마케팅’을 한 셈이니까요.

 

 

결론적으로 JYP의 발빠른 사과와 교복업체의 물량회수로 논란은 일단락 되는듯 하지만 수면위의 교복광고 문제보다는 아래에 도사리고 있는 학생교복의 ‘선정성’자체에 더 큰 우려감이 듭니다. 스쿨룩스의 과도한 선정적 광고와 교복이 현재 학생교복의 트렌드를 대변하고 있는듯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