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계에는 '가족 예능'이 대세가 되면서 때 아닌 ‘금수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존의 인지도 높은 부모의 후광을 이용해서 스타의 자녀들까지 손쉽게 연예계에 진입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부 연예인의 경우 방송 초반에는 '연예인에 뜻이 없다', '공부 중이다'고 밝혀 왔지만 어느 순간 몇몇 작품에 주,조연으로 출연하면서 이런 논란을 부추기는 상황입니다.
배우 조재현의 딸 조혜정이 바로 이런 케이스로 연거푸 이어진 드라마 캐스팅으로 '금수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상상고양이'측은 19일 여주인공으로 조혜정을 낙점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린 시절 고양이를 잃어버린 뒤 고양이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에 길고양이를 돌보는 오나우 역을 맡아 유승호와 호흡을 맞춘다고 합니다.
SBS '아빠를 부탁해' 출연 이후 조혜정은 '연금술사', '처음이라서' 등 연거푸 주연으로 발탁됐습니다. '아빠를 부탁해' 출연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실제 조재현과 조혜정도 프로그램 출연 이후 몇 몇 작품에서 러브콜이 왔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조혜정을 향한 시선은 싸늘한 상황입니다. 주연이라기엔 검증받지 않은 연기력 탓입니다. 대중이 모든 연예인2세들에게 이런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밀지는 않습니다. 실력을 갖춘 연예인 2세에게는 오히려 더 강력한 지지를 보냅니다. 이름까지 바꾸며 배우 김용건의 아들임을 숨겼던 하정우나 임권택 감독의 차남인 권현상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유명인의 2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대신 철저히 감추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해 현재의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조혜정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러한 논란을 딛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본업' 능력이 필요합니다. 조혜정은 연거푸 주연으로 발탁됐지만 주연이라는 자리에 걸맞는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에서 눈도장을 찍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직은 '아빠를 부탁해'에서의 귀엽고 발랄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부터 연예계에서는 '스타의 2세'라면 대중의 높은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의 딸 수리 크루즈는 어린 나이부터 대중 매체에 노출이 되면서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족 예능이 대대적으로 편성되면서 몰랐던 스타의 사생활과 볼 수 없던 이야기를 2세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2세에 쏠린 관심도는 어느 순간 연예인 데뷔의 지름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연예계가 그런 성향이 강합니다.
문제는 이런 2세들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유명세를 이용하려는 일부 제작자들의 태도가 더 큰 논란을 낳고 있다는 것입니다. 데뷔를 위해 치열하게 자신을 채찍질 하는 신인들은 수년간의 트레이닝과 자기 관리를 거쳐서 데뷔합니다. 반면 몇몇 연예인 2세들은 유명세가 곧 자신의 능력이라 생각했는지, 준비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를 노출해 쓴 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요즘 사회적인 불평등의 상징인 '금수저'가 연예계로도 확산된 것입니다.
이런 ‘금수저’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앞서도 언급한 하정우를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에야 하정우의 부친이 배우 김용건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데뷔 초 하정우는 그의 히트작 '국가대표'가 나올 때 까지도 가족관계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그가 본명인 김성훈이 아닌 하정우로 데뷔한 것 또한 이런 아버지의 후광을 업지 않으려는 본인의 뜻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정우는 '김용건의 아들'이기 전에 배우 하정우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습니다. 하정우 뿐만 아니라 그의 동생 차현우 또한 김영훈이 아닌 예명을 쓰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그 누구도 ‘금수저’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연예인 2세가 아닌 배우 그 자체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능력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힘있는 부모의 후광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낙하산'이나 '금수저'가 최근 나온 이야기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예인, 특히 배우는 이미지와 인지도만으론 한계를 드러내기 십상입니다. 김성훈 (하정우)씨의 이야기를 연예인 2세들은 본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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