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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 당선

Chris7 2021. 9. 30. 08:00

스가 총리 후임을 뽑는 일본 집권 자민당의 신임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전 외무상이 승리해 새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고노 행정개혁상은 일반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국회의원 표에서 크게 밀려 2위로 낙선했습니다. 기시다 후보는 결선 투표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고노 행정개혁상을 87표 차이로 눌렀습니다. 이번에 선출된 기시다 신임 자민당 총재는 다음 달 4일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공식 지명 절차를 거쳐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취임합니다.

 

 

 

기시다는 앞서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고노에 1표 앞선 1위를 했지만 과반 표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1, 2위가 따로 겨루는 2차 결선 투표까지 가서 큰 표차로 낙승했습니다. 고노는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시다에 큰 지지율 차이로 앞서왔고, 이번 투표에서도 역시 그런 여론이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유권자 직접 투표가 아니라 국회의원 다수 결정으로 총리가 결정 되다 보니 이번에도 고질적인 파벌 정치와 함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웠습니다. 일본은 올 가을 임기 4년의 중의원을 뽑는 총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뽑는 총재는 유권자가 선호하는 후보가 돼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나왔지만 결국 그냥 묻힌 셈이 돼버렸습니다.

 

기시다는 자민당 내 비둘기파인 기시다파 수장으로 온건한 성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은행원 생활을 하다 중의원인 아버지 비서로 정계에 입문해, 히로시마 지역구를 물려받은 9선 의원입니다. 아베 정권 때 48개월간 '최장수 외무상'을 지냈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주도하기도 했습니다. 총재 선거 당선 직후 기시다는 우선은 코로나 방역 대책에 집중하는 한편, 경제 정책에선 성장만이 아닌 분배에 방점을 둔 선순환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정치 외교 측면에선 아베 전 총리의 그늘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압박하는 정책을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선거 기간에 한일관계에 관한 생각을 밝혔는데, '한국이 약속을 어겼고, 해법을 가져와야 한다'는 아베-스가 정권 입장 그대로였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 강제동원 등 과거사에 대한 입장도 비슷한데, 당장 한국내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등 폭발성 있는 현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국내적으론 오는 11월 중의원 선거가 예정돼있어, 외교 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국과의 안보 협력 등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란 점에서 정상회담 재개 등 대화 가능성은 주목 할만 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