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세대교체가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30대의 ‘국회의원 0선’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파란을 일으키며 당 대표로 선출됐기 때문입니다. 보수정당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10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이 전 최고위원을 당대표로 선출하는 등 최고위원 4명과 청년 최고위원 1명을 뽑았습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에서 이 전 위원은 당원 조사 득표율 37%에 국민여론조사 득표율 55%로, 합산 42%를 얻어 1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합산율 31%(당원 33%, 국민 27%)로 2위,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가 14%로(당원 16%, 국민 9%) 3위, 조경태 후보가 6%(당원 7%, 국민 3%)로 4위, 홍문표 후보가 5%(당원 5%, 국민 4%)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당대표 선거와 함께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배현진·조수진·김재원·정미경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청년최고위원에는 김용후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선거전 4일간 진행된 일반·책임당원·대의원 등 당원 선거인단 대상 모바일·ARS투표(7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30%)를 합산해 선출됐습니다.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 정당 역사는 물론 원내교섭 정당 가운데 30대 대표가 선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된 것으로 해석돼, 정치권 안팎에서 상당한 파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버드대 출신의 청년 벤처기업인이었던 이 신임 대표는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지도부(비상대책위원)에 영입된 이른바 '박근혜 키즈' 출신 정치인입니다. 지난 10년 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등을 거치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으며, 국회의원 선거에 3번 출마해 모두 낙선했었습니다. 이 대표는 앞으로 2년 동안 당을 이끌며 내년 3·9 대선을 지휘해 정권교체를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이 대표의 최대 강점은 높은 인지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새누리당에 있을 때부터 최근까지 토론·예능·시사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해왔습니다. 한 번도 국회의원 배지를 단 적이 없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높은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던 요인입니다. 2019년 책 '공정한 경쟁'을 낸 이 대표는 공정을 합리적 보수의 상징적인 가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성별·연령별·지역별 공천 할당제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공천 자격시험제도, 토론배틀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 것도 이 같은 가치를 구현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이번에 선출된 국민의힘 당 대표는 단순히 야당 대표의 얼굴을 바뀌는 것을 뛰어 넘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국민의힘은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로 당선되면서 보수정당 역사상 첫 30대 원외 당 대표라는 ‘변화’의 이미지를 선점하게 됐습니다. 보수야당의 개혁을 바라는 시대적 요구가 ‘이준석 당 대표’를 통해 발현됐다는 분석입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개혁 성향을 앞세우며 청년층과 중도층 등의 지지를 끌어 모았습니다. 앞서 언급되었듯이 이 대표는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못한 ‘0선’임에도 10년 동안 정치권에 머물며 꾸준한 방송활동으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올렸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형성된 ‘비호감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드러난 2030 세대의 지지를 내년 대선까지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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