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11일 단행한 개각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38) 전 총리의 차남인 30대의 고이즈미 신지로(38) 중의원 의원이 환경상에 임명되었다고 일본 주요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고이즈미 의원은 2009년 부친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당선돼 중의원이 된 지 10년 만에 각료로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민영 방송 TV아사히(朝日) 등에 의하면 고이즈미는 올해 38세로 남성중에서는 전후 최연소 각료로 기록되게 되었습니다. 고이즈미는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당시 만 34세),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당시 만 37세) 등 두 여성 정치인에 이어 남녀 통산 전후 세 번째로 젊은 각료가 되었다고 닛폰 TV등은 전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발언력과 실행력에 대한 좋은 평가와 부친의 후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이즈미의 인지도는 일본 정계에서 최상급 수준입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 등이 최근 실시한 차기 총리로서 적합한 인물을 고르라는 문항에서 아베 총리를 누르고 1위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아베의 이번 고이즈미 발탁은 짧은 정치 경력이나 정치 가문 배경 외에 그가 아베 총리와 일정한 거리를 뒀다는 점 때문에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는 앞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에게 표를 던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를 각료로 기용하는 것이 정권 지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과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을 기용해 경쟁 세력을 견제하려고 한 것이라는 분석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라이벌인 이시다 파벌의 인물을 한명도 각료로 임명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는 등 경쟁 세력을 철저히 견제하고 있습니다. 한편 고이즈미 의원은 부친을 닮은 외모와 톡톡 튀는 발언으로 유명해졌으나 육아휴직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지난달 혼혈이자 4세 연상의 유명 앵커 다키가와 크리스텔(42)과 깜짝 결혼 발표를 했습니다. 당시 그는 “내년 초 아이가 태어나면 육아휴직을 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육아휴직이 드문 일본에서 촉망받는 정치인이 문제를 거론해 저출산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란 기대와 “국민이 육아휴직을 쓰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게 먼저”란 비판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야당 국민민주당의 이즈미 겐타(泉健太·45) 중의원은 9일 기자회견에서 “현 제도하에서는 육아휴직을 하면 월급이 줄기 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 국회의원은 휴직해도 월급을 전액 받을 수 있다”며 ‘금수저’의 속 편한 소리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즈미 의원은 “휴직 전 집권 자민당과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에 ‘모든 노동자에게 육아휴직 수당을 100% 주지 않으면 나도 육아휴직을 하지 않겠다’는 말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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