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4선의 나경원(55·서울 동작을)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한국당, 즉 보수정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이기도 합니다. 나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103표 중 68표를 얻어 35표를 얻은 비박계 3선의 김학용(경기 안성) 의원을 눌렀습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탈당했다 되돌아온 복당파 핵심 인사로, 복당파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일 때 비서실장을 지냈습니다. 권성동·염동열 의원 등 당원권이 정지된 당내 9명의 의원은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나 신임 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당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한 것"이라며 "지긋지긋한 계파 다툼을 없애고 문재인 정부의 폭주와 헌법 가치 파괴를 막겠다"고 말했습니다. 나 의원은 또한 “노무현 정부 당시 초선 의원으로서 국가보안법 개정 등 ‘4대 악법’을 막아낸 경험을 되살리겠다. 보수의 가치와 원칙을 훼손하면 장외투쟁도 불사한다”며 강한 야당 원내대표가 되겠다고도 했습니다. 3수 끝에 원내대표가 된 나 대표는 당내 친박(친박근혜)계와 잔류파(바른정당 탈당 사태 당시 당내 잔류세력)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는 재선의 정용기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나경원 의원의 승리로 결정되어진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비박 등 계파 대리전 양상을 보였던 만큼 향후 당내 계파 간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축소됐던 친박계는 나 의원 당선으로 당내 입지가 탄탄해졌다는 평입니다. 특히 내년 2월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까지 친박계가 당내 영향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김학용 의원을 물밑에서 지지했던 비박계 및 복당파는 당내 입지가 상당 부분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당장 12월 임시국회와 야3당이 요구하는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비롯해 내년 문재인 정부 출범 3년 차에 맞서기 위한 원내 활동에 집중하게 됩니다. 17·18·19·20대 국회의원을 내리 지내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나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 졸업과 사시 합격 후 판사를 하다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의 여성특보로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이후 그는 최고 수준의 대중적 인지도를 기반으로 최장수 당 대변인, 당 최고위원을 지내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원희룡 제주지사,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이 대학 같은 과 동기이기도 합니다. 그 후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패배했고, 탄핵 정국에선 친박·비박 양 계파로부터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한 2016년 정진석, 정우택 의원과 원내대표 경선에서 맞붙어 잇따라 패배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선 스스로 “정치 생명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의원들 한 명 한 명에게 공을 들이며 ‘깍쟁이’ 이미지를 벗으려 노력했다는 후문입니다.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압도적 표 차로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르면서 재기에 성공한 나 대표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차기 여성 지도자로 설 수 있는 정치적 기회를 맞았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보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가 아니라, 당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당이 정상적 모습을 확실히 갖추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면 보수 통합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더 이상 과거로 가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결의안은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국회에서 아뤄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있지만, 재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거기에 맡길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이후 당이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가기를 바란다"며 "탄핵을 한 게 잘못이다, 아니다, 그리고 친박이다, 아니다라고 삿대질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탄핵 찬성이냐, 반대냐의 분류는 맞지 않는다"며 "의원들 한 분 한 분을 만나보니 감정의 골이 깊고, 생각의 차이도 많다. 쉽지 않겠지만, 내 탓이라고 스스로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고 밝혔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혜원 의원 ‘목포 문화재거리 투기 의혹’ 논란 진실 공방 (0) | 2019.01.18 |
---|---|
여야 ‘연동형 비례제’ 포함 선거제 개편 합의, 내년 1월 처리 (0) | 2018.12.17 |
미국 중간 선거 결과, 상원-공화당 수성 하원-민주당 탈환 (0) | 2018.11.08 |
미국 중간 선거 예상, 상원-공화당 하원-민주당 우세 (0) | 2018.11.05 |
‘9월 평양공동선언’ 채택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0) | 2018.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