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간으로 6일 오후 시작되는 미 중간선거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는 전 세계적으로도 정치·경제지형의 변곡점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미 의회구도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대외정책에 제동이 걸릴지 아니면 가속도가 붙을지, 미중무역전쟁 등 ‘트럼프 리스크’가 확대될지 아니면 축소될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번 선거를 앞두고 세계 경제가 숨죽이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선거결과에 따라선 미국의 경제와 대외 정책이 180도 바뀔 수 있습니다. 섣부른 예단은 금물입니다만, 지금 분위기로는 민주당이 하원을 8년 만에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합니다. 이 경우 미 의회가 분열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서는 일이 많아지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월가와 세계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결과는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승리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의 모든 정책이 의회의 견제를 받으면서 시장이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특히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연방정부의 채무한계(debt Ceiling)를 낮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출 여력이 없어진다는 의미입니다. 과거 중간선거 뒤 대부분 상승세를 나타냈던 뉴욕증시도 올해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역대 대부분 중간평가에서는 여당이 패배한 뒤 민심 수습을 위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증시를 끌어 올렸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릅니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등 경기 부양책이 오히려 중단될 수 있습니다. 정치·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의회 분열시 달러 강세가 멈추고 미 국채 수익률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TD증권의 마젠 이사 외환투자 전략가는 "의회 분열로 사회기반시설 투자나 감세 같은 정책이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도까지 이뤄지면 현재 고평가 상태인 달러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이치은행도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거나 하원만 차지하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 매수를 추천했습니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켜내면 단기적으로 증시와 달러 강세가 예상됩니다. 경제분석회사 스트래티거스의 댄 클리프턴 연구책임자는 "이번 선거가 공화당의 승리로 끝나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투자 수익 등에 붙는 자본소득세 부담 완화 등 친시장 정책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간선거가 어떻게 끝나든 미국경제의 ‘나 홀로’ 호황이 끝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올해 세계적인 불황에도 미국 경제는 호황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란 얘기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전망보다 0.4%포인트 낮은 2.5%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20%에 달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기업의 주당순이익(EPS) 비율도 내년에는 7%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 고문인 애비 조셉 코헨은 "올해 미국기업 실적증가의 상당 부분이 감세와 자사주 매입 확대 때문인데 내년에는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최근 임금 상승도 금리 인상과 함께 기업 실적에 부담되는 요인"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는 한국경제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경제 대외변수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향방은 또 다른 주요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와 전문가들은 미국의 중간선거가 가져올 영향을 면밀히 주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미국 통상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중 통상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만의 이슈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에서도 중국에 대해 무역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 없이 갈등 구조는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북미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등 의회와 협의가 필요 없는 절차로 무역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제동을 건다고 하더라도 실효성 있는 수단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남북 경제협력 문제도 미국 중간선거의 종속변수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성태윤 교수는 "통상이나 금리보다 남북 경협 문제가 미국 중간선거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민주당이 이길 경우 경협의 속도가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금융·외환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의 금리정책 역시 "금리인상 전망치를 유지할 것"(정민 연구위원), "미국 연준의 몫이기 때문에 상황과 무관하게 결정할 것"(성태윤 교수) 등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국내 주식 투자자들 역시 이번 미 중간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기며 금융시장의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일반적인 예상대로 상원-공화 하원-민주 우세의 경우 달러 약세로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상황입니다. 양원이 분할되면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세제감면 정책 등 기존에 추진하고 있던 입법안들의 통과가 더뎌질 수 있습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화당의 상원 수성은 스파이 및 성추문 혐의에서 비롯된 트럼프 탄핵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을 차단한다"면서도 "트럼프노믹스의 중추인 인프라 투자와 감세정책은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인해 예산편성 및 재정지출 관련 파열음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경우 달러는 약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원은 세금을 비롯한 경제 권한을 갖고 있어, 트럼프 예산안 처리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정책 모멘텀 약화에 기댄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달러 약세는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합니다. 또 민주당이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부과 정책에 제동을 걸며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편 과거 중간선거 이후에 글로벌 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기류가,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금리 하락세가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윤구 연구원은 "민주당의 하원 승리 시 이같은 영향이 컸다"며 "인위적 재정부양에 반대하는 민주당 정책기조가 시장금리 상승 여지를 제약한데 따른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어느쪽으로 결과가 나오든 금융시장의 출렁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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