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나를 돌아봐' 하차 논란

Chris7 2015. 8. 3. 14:08

KBS 2TV의 예능 프로 ‘나를 돌아봐’가 최근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제작발표회에서 벌어진 가수 조영남과 배우 김수미간의 트러블이후 ‘노이즈 마켓팅이다, 아니다 리얼이다’ 등등 세간의 논란속에 7월 24일 첫 방송을 하였는데요...

주류매체는 아니지만 저의 개인적 느낌이랑 비숫한 기사가 온라인 상에 있어 올려봅니다.

 

 

 

[마이데일리 김미리 기자 - 2015년 8월 1일자 기사]

 

 

'나를 돌아봐', 논란해명·노이즈·성공적?

 

 

'나를 돌아봐'가 지난주에 이어 논란 해명 방송을 이어 나갔다.

3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나를 돌아봐'에서는 조영남의 하차선언과 김수미의 활동 중단 선언으로 후폭풍을 몰고 온 제작발표회 전말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디어 제작발표회 당시 모습이 전파를 탔다. 첫회 방송에서 전말이 공개되는가 싶었지만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모습이 공개되는 선에서 그쳤다.  

 '나를 돌아봐' 측은 제작발표회 현장을 디테일하게 잡아냈다. 시작 전 출연자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부터 제작발표회 당시 다른 출연자가 이야기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출연자가 딴짓을 하는 모습, 그리고 논란의 제작발표회 이후 모습 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모습들은 대부분 유쾌하게 그려졌다. 조영남이 제작발표회를 이탈,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던 두 명의 출연진이 재합류를 결정하기까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을 뿐 아니라 이 사건으로 연예계 안팎이 시끄러웠지만 제작진은 스스로 '전대미문의 제작보고회'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여기에 CG와 웃음소리를 삽입했다.

또 김수미가 악성 댓글로 심한 충격을 받아 자해를 했다고 털어놨을 때도 효과음과 함께 제작진의 머리를 크게 확대하며 예능 분위기를 살렸다. 논란의 제작발표회를 예능으로 풀어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느껴졌다. 출연진들의 돌발 발언과 행동이 웃음을 주는데 한 몫 한 걸 부인할 수 없지만, 이런 식으로 그려내기엔 너무나 무거운 이야기였다.  

이후 조영남이 포스터 촬영장에 나타나지 않으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긴장감을 안기는 음악과 함께 이경규와 담당PD가 조영남의 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러졌다. 곧이어 '오랜 시간 영남을 설득한 제작진'이라는 자막이 등장했고, 별다른 설명 없이 기사와 방송 보도 등을 이용해 조영남의 재합류 소식을 전했다.

다시 이어진 영상은 웃음기 넘쳤다. 웃음소리 삽입도 여전했다. 그 전까지의 심각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논란의 그림자는 어느 곳에도 남아있지 않았다.  

앞서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김수미의 촬영 재개 소식과 함께 공식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일련의 상황들을 세심하게 챙기지 못한 제작진의 책임이 크다고 느끼기에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제작진은 자아 성찰이라는 기획 의도에 더욱 충실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제작진의 약속했던 '자아성찰에 충실한 프로그램'이 과연 어떤 프로그램인지 의문을 들게 했다.  

시청자들은 제작보고회 사건을 다음주에도 보게 된다. 방송 말미 조영남과 김수미가 만나는 모습이 등장했다. 조영남이 김수미의 어깨를 '짝' 소리가 나게 쳤고, 김수미는 "저질이에요"라는 말을 내뱉었다. 박명수는 "그만해요"라고 버럭 했다. 이와 함께 '과연 이 둘은 화해할 수 있을까? 다음주에 공개됩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두 사람의 대립을 극대화시킨 자극적 편집이었다. 지금까지의 방송만 놓고 보자면 '나를 돌아봐'는 예능으로서 시청자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일지는 모르겠지만 자아 성찰을 하는 프로그램은 아닌 듯하다.

 

 

 

프로그램의 성격이나 완성도는 논외로 치고 전적으로 제작발표회 과정에서 벌어진 조영남과 김수미간의 헤프닝만 보자면, 제작자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론 일련의 과정이 세간에서 말하는 노이즈 마켓팅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연출진과 출연자간의 사전 교감 속에 철저히 계산된 사건인지, 아님 조영남 김수미 두 사람사이에서만의 약속된 충돌인지 그도 아니면 두 사람 중 어느 한사람만의 의도였는진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어느 경우든 조금이라도 사전 계획이 포함된 사건이라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일이 케이블이나 종편은 고사하고 SBS나 MBC도 아닌 공영방송 KBS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낟 예능 방송을 두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 할 수도 있겠으나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시청료라는 엄연한 국민의 피 같은 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듯한 유치한 작태를 벌였다면 시청료를 납부하는 국민으로서 엄히 꾸짖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전으로 제작발표회 당일 벌어진 말 그대로 헤프닝 일수도 있습니다.

조영남과 김수미 두 사람의 케릭터가 워낙 개성이 강하고 독특하기에 톤 강한 말들이 오고가는 중 순간적으로 사건이 벌어졌을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것자체도 큰 문제입니다.

두 사람 모두 오랜 연예활동 경력에 걸맞지 않게 방송에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거나 수준이하의 인신공격성 발언을 아무런 여과 없이 쉽게 내뱉었으니까 말입니다.

 

 

현재로선 노이즈 마켓팅 이었는지 단순 헤프닝 이었는지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선 알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사전에 의도된 사건이었다면 ‘방송 정화’ 차원에서 프로그램 폐지를 넘어서는 징계가 필요하다 봅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국민들이 TV시청에 가장 많은 여가시간을 할애하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TV방송이 우리의 의식형성에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 자신의 의식수준은 우리 스스로 지키고 높여 나가야 합니다.

눈앞의 조금한 이익에 눈이 멀어 우리의 눈과 귀를 더럽히는 일이 방송을 통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반복적으로 자행된다면 결국엔 말 그대로 ‘바보상자’에 빠진 바보들이 되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