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양준혁 김은아 그리고 박수홍 박수애의 ‘남남북녀’를 보고...

Chris7 2015. 7. 11. 16:49

최근 며칠간 제가 틈날 때 마다 되돌려 보기 했던 프로가 있습니다.

남한의 노총각 두 명과 북한 출신 새터민 여성 두 명의 가상결혼생활을 그린 예능프로그램인 ‘남남북녀’입니다.

이제 마지막 몇 회만을 남겨둔 상태인데, 며칠 전 이 프로그램의 시즌1이 종료되었다고 하더군요.

한참 열심히 보고 있는데 시즌 종료라 하니 왠지 아쉬움에 몇 자 긁적여 봅니다.

 

 

 

 

역대 한국 최고의 야구선수 중 한명이라 할 수 있는 양준혁과 인기 개그맨 출신 방송인 박수홍이 남쪽 신랑들이고 양강도 출신의 김은아 그리고 황해도 출신의 박수애가 북쪽 신부들로 출연 했습니다 (시즌이 종료했으니 이제 과거형으로 말해야겠네요!).

1년 전 방송이 시작했을 때부터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워낙 예능프로 시청을 하지 않는데다 가상결혼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가 없어 관심 밖이었는데, 휴일 어느날 말 그대로 채널 탐색(?)중 재방송중인 ‘남남북녀’가 리모컨에 걸려 잠시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은퇴 후 예능방송 출연을 활발히 하고 있는 양준혁을 보며 왠지 모를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은퇴직후엔 해설가 혹은 지도자로서의 길을 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자신의 공익사업인 야구재단을 위한 방법이라 생각해 이해중임) 재방송중인 채널에서 양준혁이 한참 김은아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한동안 채널 탐색을 멈추고 보고 말았습니다.

어...근데 이거 그날따라 은근히 재미가 느껴지는 겁니다.

같은 프로, 같은 에피소드라도 어떤 기분으로 언제 보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흥미도가 다르다는걸 요즘 들어 많이 느끼던 참이라 ‘에라 모르겠다 한번보자!’가 되었습니다.

 

초반 에피소드들에선 박수커플 (박수홍과 박수애)에 눈길이 많이 갔는데, 회가 지날수록 양은커플 (양준혁과 김은아)이 더 재미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저 외에도 많은 분들이 양은커플에 더 재미를 느꼈더군요 (사람들 눈은 비슷한가 봐요)!

리얼리티 예능이라 해도 어느 정도의 설정은 있겠지만, 아무래도 양준혁과 김은아가 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볼 수 있어서 그렇겠죠.

박수커플의 경우 신부 박수애의 장점인 순진하고 여린 모습이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방어적이고 어색해보여 김은아의 당차고 거침없는 모습이 오히려 부각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프로그램 시작은 두 커플이 동등한 입장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은 커플쪽으로 프로그램 중심추가 이동되며 미안한 말이지만 박수커플은 조연으로 조금 밀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경우도 주연은 물론이고 조연들의 뒷받침이 없인 히트작이 되 수 없듯이 ‘남남북녀’의 성공엔 (종편 시청률 5%면 빅히트작이죠!) 분명 두 커플 모두의 매력이 필요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그렇다고 박수커플이 조연이라는 말은 절대아닙니다.

양은커플이 편하고 자연스럽게 보였던데엔 박수커플의 다소 어색하고 수줍은 모습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수커플 팬들은 뭔소린가 하시겠지만...).

 

이제 시즌1이 끝나고 남남북녀 시즌2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오면서 아직 보지 않은 몇 회의 에피소드가 너무 아깝게 느껴지는데, 시즌2는 왠지 눈길이 가지 않을 것 같네요.

시즌1의 두 커플에 너무 정이 들어서 일까요...

암튼 이번 프로그램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김은아 박수애 두 사람이 대중가수와 요가 강사로서의 제2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게 되었으면 합니다.

실제 요가강사를 박수애가 계속하게 될진 모르겠으나 박수홍의 성격상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줄 것으로 보이기에 강사생활이 크게 어렵진 않을 것 같네요!

오히려 가수의 길을 가게된 김은아의 연예생활에 많은 변수들이 있을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됩니다.

지금 당장은 ‘남남북녀’의 인기덕으로 데뷔는 하지만 탈북민 출신이란 특징상 남북한 관계에 자신의 연예활동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김은아만의 독특한 창법이 장점도 되자만 결정적 한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며칠간 네 사람만의 독특한 매력에 푹 빠져 지냈는데 오늘밤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고나면 많이 허전할 것 같네요.

예능 프로는 담쌓고 살던 저도 폭풍몰아보기에 빠지게 만들었던 ‘남남북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