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화정’의 광해 차승원과 정명 이연희

Chris7 2015. 7. 3. 13:47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몇 년 만에 쓰게 된 글이 드라마이야기인지라 저 자신도 좀 뜬금없긴 하지만, 현재 MBC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화정’에 대해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TV드라마는 사극만 보는 편인데다 몇 년 전부터 한국 사극이 팩트는 내팽겨치고 판타지로 흐르는 경향이 강해 의도적으로 드라마는 멀리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워낙 배우 차승원이 이슈메이커로서 핫한 편인데다 광해를 연기한다니 방영 전부터 흥미가 끌렸습니다.

케이블채널 예능물인 ‘삼시세끼-어촌’에서 센세이션이라 할 만한 인기를 끈 차승원이 광고계를 평정하고 그 여세를 몰아 출연하게 된 드라마가 ‘화정’인데, 그동안 드라마를 멀리하던 제가 유독 이 드라마에 흥미를 느끼게 된 건 차승원외에 히로인으로 출연하게 된 배우 이연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화정’ 전만해도 이연희라는 배우의 존재 자체를 몰랐었는데, 인터넷 서핑도중 그녀의 사진을 보고 문뜩 한동안 잊고 있었던 몇 년 전 느낌이 떠올랐던 것입니다.

한 10여 년 전 인가요, 최수종과 수애 주연의 ‘해신’이라는 사극에서 잠깐이지만 제 눈낄을 끌었던 배우가 바로 이연희였습니다.

당시 참 깨끗한 마스크를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었는데 , 차승원과 함께 드라마를 한다니 그냥 저도 모르게 본방사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20여회가 지난 지금 본방은 옛말이 되어버렸고 재방도 겨우 보게 되었네요!

뭐, 이연희의 연기를 애초에 기대 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가장 큰 실망은 역시 광해역의 차승원입니다.

드라마 스토리는 처음부터 허황된 판타지이니 기대도 안했고, 그저 차승원이 배우로서 ‘한연기’하겠지 라고 생각하며 무방비로 드라마에 덤빈 것이 패착이었습니다.

역시 사극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다시금 깨닫게 되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차승원은 그저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의 코믹한 역이나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와 같은 다소 오버스러운 역이 제격인가 봅니다.

‘화정’에선 예전에 잠깐 제 눈을 끈 여배우의 이름이 이연희라는 걸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또 하나 요즘 드라마 관련해서 말들이 많은 것이 차승원의 광고출연인데, 이건 좀 과해도 너무 과하지 않나 싶습니다.

차승원이 갓 데뷔한 어린 배우도 아니고 나름 꽤 내공이 쌓인 (연기력과는 무관하게...) 중견 연기자라는 점에서 참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데, 드라마 상에서의 역인 왕의 복식 그대로 드라마가 끝나기 무섭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광고에 출연하는 것을 어찌 이해해야 할지...

분명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 텐데 왜 이런 행태를 보일까요?

제 나름 어설프게 풀어보면, 그냥 ‘돈이나 이번 참에 왕창 벌자’가 아닐까 합니다.

평소 예능프로라면 손사래 치던 저도 비록 재방송이지만 앉은자리에서 완주를 한 ‘삼시세끼-어촌’

‘차줌마’ 라는 신드롬까지 불러온 차승원이지만, 그런 인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걸 오랜 연예생활로 터득했기에 욕먹을 각오를 하고 돈벌기에 나서지 않았을까... 라고 짐작해 봅니다.

그 외에 다른 심오한 이유가 있을까요?

 

‘화정’을 보면서 연기, 그중에서도 사극연기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는데, 저 혼자만의 기준에서 50세 이하중 사극 잘한다는 배우가 몇 명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모두 ‘정도전’이라는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었는데, 임호, 안재모 그리고 이광기가 그들입니다.

지극히 개인적 소견이라 다소 생뚱맞은 조합 이지만 ‘화정’의 차승원과 이들 세 사람의 ‘정도전’에서의 연기를 한번 비교해보면 확실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임호는 신인시절부터 ‘장희빈’의 숙종역이나 ‘대왕의 길’에서의 사도세자역으로 기본을 익혔다면 (빽이 좋아 그러지 초기부터 주연을 했네요!) 안재모는 비록 인기의 브레이크는 김두한역의 ‘야인시대’이지만 데뷔 초 ‘용의 눈물’에서 충녕대군역을 시작으로 사극에서 잔뼈가 굻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광기 역시 임호나 안재모에 비해 인기도는 떨어지지만 ‘태조 왕건’에서의 신검역을 시작으로 조연급으로 안정된 사극 연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명성황후'에서 고종역을 한 이진우라는 배우도 있는데, 특히 그는 임금역을 많이한걸로 기억됩니다.

고종역 뿐만아니라 '대왕의 꿈'에서 의자왕, '왕과 비'에선 성종역을 그리고 19년전 유동근과 함께 출연한 '조광조'에선 중종역을 연기 했었죠!

 

 

제가 가장 중요시하는 사극연기의 포인트는 대사처리입니다.

‘화정’에서의 차승원은 대사의 발음과 톤에서 매끄럽지 못하고, 뭐라고 할까... 조금씩 발음이 옆으로 샌다고 할까요... 암튼 듣기에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위에 세 사람의 사극 대사처리는 맑고 깔끔하게 리듬을 적절히 타며 흐릅니다.

현역 남자배우중 최고의 연륜과 존경을 받고 있다는 이순재의 경우도 제 기준에서 보면 대사가 입안세서 오물거리는 경향이 있어 불편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거기다 목소리 톤자체도 탁한편이죠!

이순재의 입이 원래 작은편이라 선천적 한계라 할 수 있지만 사극의 대사는 낭낭한맛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사극 연기라면 유동근을 빼놓을 수 없는데, 가끔씩 오버하는 경향이 있어 비교적 편한한 연기를 한다고 생각한 위의 세사람을 좋은 예로 들었습니다 (뭐, 사극하면 유동근이죠!).

 

그러고 보니 여배우쪽은 딱히 생각해 본적이 없네요!

‘화정’의 히로인은 이연희인데, 별로 할 말도 없고, 문뜩 유동근 생각을 하다 ‘용의 눈물’에서 처음 본 송윤아가 뇌리를 스쳐지나가네요!

10여 년 전 ‘해신’에서 이연희가 눈에 확 들어왔다면 ‘용의 눈물’에서 송윤아 역시 한눈에 확 띄였다 할 수 있습니다.

이연희의 경우는 그냥 마스크에 눈길이 갔다면, 송윤아는 처음 본 배우인데도 ‘음... 이 여배우 앞으로 뜨겠는데...’ 라고 나름 평가했었습니다.

신인급 배우인데도 ‘용의 눈물’에서 보여준 송윤아의 연기는 당차고 깔끔했었습니다.

비록 주연급 배우가 되긴 했지만 처음 기대했었던 것만큼 배우로서 더 크게 성장하진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더군다나 설경구와의 결혼과정에서 많은 여성분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죠.

이야기가 조금씩 옆으로 새는 것 같긴 하지만, 송윤아가 처음부터 될 성싶은 떡잎이었다면 처음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대성한 배우로 전도연이 있네요.

지금은 ‘칸의 여왕’으로 불리며 한국의 대표 여배우의 반열에 올라있지만, 솔직히 처음 전도연이 데뷔했을 때만 해도 지금의 모습을 과연 몇이나 상상할 수 있었을까요?!

제가 보는 눈이 없었다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역시 데뷔 때만 해도 그냥 개성 있는, 연기 잘하는 연기자중의 하나였습니다.

 

KBS 대하사극이 ‘태조 왕건’과 ‘용의 눈물‘의 전성기를 지나 오랜 시간 침체기를 보내더니 (중간에 ’불멸의 이순신‘이 있긴 했지만...) MBC 또한 ’허준‘에서 ’대장금‘을 거쳐 ’선덕여왕‘으로 이어졌던 절정의 사극 전성시대가 이제 저문 것 같습니다.

‘화정’은 현재로선 딱히 극적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아 10%정도의 시청률로 스쳐지나가는 드라마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이연희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 좀 더 열심히 하면 될테고 (이게 덕담인가...) 차승원은 뜻밖에 찾아온 제2의 전성기를 광고 몇 편 찍는 걸로 날려버리지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