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전반을 흔들고 있는 ‘미투 운동’이 연예계로까지 이어진 가운데 성추행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은 2017년 10월 미국에서 벌어진 성폭행과 성희롱 행위 비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끌게된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에서 시작된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고, 우리 한국에서도 서지현 검사의 폭로와 연극계의 대부 이윤택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를 기점으로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이윽고 지난 20일에는 유명배우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습니다. 조민기가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휘말린 것입니다. 조민기 측은 강력 부인했지만 연극배우 송하늘과 청주대학교 졸업생 김 모양을 필두로 피해자들의 폭로와 목격자들의 증언이 이어져 논란은 가중됐습니다. 특히 5차 폭로자인 한 남학생은 "언행이 적절치 못했던 것이 맞고 도의적 차원에서 사퇴를 결정했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조민기의 '내 여자'는 실제 존재했다. '너 내 여자 해라' 말 한마디면 '내 여자'가 됐다. 조민기는 자신을 '깡패'라며 누구도 자신을 건드리지 못한다고 했다. 그의 오피스텔 호출 또한 사실이고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대동해 갔다. 조민기의 매뉴얼이 있었다"고 폭로, 이제까지 피해자들의 증언에 힘을 보탰습니다.
조민기는 이에 대해 가슴으로 연기하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 학생의 신체를 터치했고, '격려'차 학생들을 안아줬으며, 오피스텔에서 학생들과 술자리를 가진 것은 맞지만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피해자들의 폭로에 대해서도 "딸 같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나", "학교 측의 음해"라고 변명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이 무척 구체적인데다 내용에도 일관성이 있어 그의 주장에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까지 나온 증언들은 모두 사실이다”라며 청주대 연극학과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공동성명을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24일 청주대 연극학과 11학번 재학생·졸업생 38명은 공동성명을 내고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과 위계에 의한 폭력은 실제로 존재했으며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암묵적으로 묵인하고 등한시했던 지난날 우리들은 모두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다”며 “손 한번 내밀지 못했던 스스로에 대한 무심함과 자책감 탓에 이 같은 사실을 공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냐는 피해자를 탓하는 수많은 발언들과 피해자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는 2차 가해 행위 또한 멈춰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한 “조 교수는 동문과 피해자들을 향한 폭력을 인정함과 동시에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2차 피해를 방지하고 다시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이들은 조 교수가 11학번 여학생들과의 불화 이후 11학번을 험담하고 수업을 거부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조민기 스캔들 후폭풍이 꺼지기도 전인 23일에는 배우 오달수와 조재현까지 성추행 폭로 대상이 됐습니다. 오달수의 성추행 의혹은 한 인터넷 댓글을 통해 시작됐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윤택 연출가의 기사 댓글로 "90년대 부산ㄱ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 은밀히 상습적 성추행 하던 연극배우. 이 연출가가 데리고 있던 배우 중 한명. 지금은 코믹 연기하는 유명한 조연 영화배우. 저는 끔찍한 짓을 당한 충격으로 20년 간 고통 받으며 정신과 치료받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지금은 유명한 코믹 연기 조연 영화배우다. 90년대 초반 이 연출가가 부산가마골소극장을 비웠을 때 반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그 곳을 함부로 휘저은 사람이다. 내게는 변태 성추행범일 뿐"이라고 폭로했습니다.
해당 댓글의 원문은 삭제됐음에도 불구 이미 퍼져버린 댓글 속 내용을 토대로 오달수가 아니냐는 추측이 일어났고, 심지어 지난 23일에는 실명 보도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오달수는 현재 어떤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오달수의 차기작만 네 편이라 그가 출연한 작품의 제작진은 속이 시커멓게 타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지난해 촬영을 종료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오래 전 크랭크업 후 개봉일만 잡으면 되는 '컨트롤', 현재 촬영 중인 '이웃사촌',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까지 오달수의 차기작은 총 네 편에 이릅니다.
그럼에도 오달수의 입장 자체가 나오지 않았기에 그의 차기작 제작진 역시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오달수의 6년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나의 아저씨'은 날벼락을 맞은 거나 다름없는 형편입니다. 당장 내달 방영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아저씨' 측 역시 오달수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에 어떤 논의도, 결정도 할 수 없다고 합니. 현재 오달수의 촬영분은 영화 스케줄상 일주일 전쯤 한, 두 번 진행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재현 또한 배우 최율의 SNS ‘미투 운동’을 통해 구설에 올랐습니다. 배우 최율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 생각보다 빨리 올 게 왔군. 이제 겨우 시작. 더 많은 쓰레기들이 남았다. 내가 잃을 게 많아서 많은 말은 못하지만, 변태 XX들 다 없어지는 그 날까지 #metoo #withyou"라며 조재현의 프로필 캡처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성추행'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쓰레기' '변태' 라는 등의 단어를 사용한 점, 최근 조민기 오달수 등의 배우들과 연극 영화계 인사들이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시점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성추행 폭로라고 유추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조재현은 24일 성추행 의혹을 인정하고 피해자에 사과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조재현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처음 루머에 접했을 때까지만 해도 사실과 다른 면이 있어서 해명하려고 했다”면서 "과거의 무지몽매한 생각과 오만하고 추악한 행위들과 일시적으로나마 이를 회피하려던 저 자신이 괴물 같았고 혐오감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전 잘못 살아왔다. 30년 가까이 연기 생활하며 동료, 스텝, 후배들에게 실수와 죄스러운 말과 행동도 참 많았다”며 “저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며 활동 중지를 선언했습니다. 조재현은 현재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에 출연 중입니다. 이에 따라 제작진과 조율해 ‘크로스’ 하차 시기 및 하차 방법을 의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문화계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명 대중 스타들의 성추행 논란에 대중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세 사람이 성추행을 인정했다거나(조재현 제외), 공식적인 수사기관에서 혐의를 확정한 바는 없습니다. 그러나 성추행에 연루된 것 자체로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조민기와 조재현은 대중매체에서 지극한 부성애를 보이며 딸에 대한 무란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조민기와 조재현은 SBS 예능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딸과 함께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딸을 지국정성으로 사랑하는 아빠로 사랑받았던 이들인 만큼, 대중은 이들이 딸 또래 여학생, 혹은 후배 배우 및 스태프를 성추행 했다는 폭로에 더욱 분노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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