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역할이나, 기자의 자세를 이야기할 때 제일 먼저 언급되는 이야기로 미국의 닉슨 대통령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워터게이트’사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앞서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펜타곤 페이퍼’ 특종보도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 대통령들이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에 대한 정부기밀문서이야기 입니다. 여기선 ‘알 권리’로 보도해야 되는지 ‘국익우선’으로 보도해야 말아야하는지 신문사와 백악관이 부딪칩니다. 그 주인공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터포스트’의 기자였고, 그 방패막은 신문사 사주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할리우드의 장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명배우 탐 행크스 그리고 메릴 스트립 등과 손잡고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바로 영화 ‘더 포스트(The Post)’입니다. 1971년, 뉴욕타임즈의 ‘펜타곤 페이퍼’ 특종 보도로 미전역이 발칵 뒤집히게 됩니다. 트루먼, 아이젠하워, 케네디, 존슨에 이르는 네 명의 대통령이 30년간 감춰온 베트남 전쟁의 비밀이 알려지자 정부는 관련 보도를 금지시키고, 경쟁지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장 ‘벤’(탐 행크스)은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정부기밀문서 ‘펜타곤 페이퍼’ 입수에 사활을 걸게 됩니다. 결국 4천 장에 달하는 정부기밀문서를 손에 쥔 ‘벤’(탐 행크스)은 미 정부가 개입하여 베트남 전쟁을 조작한 사건을 세상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초의 여성 발행인 ‘캐서린’(메릴 스트립)은 회사와 자신, 모든 것을 걸고 세상을 바꿀 결정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8년 첫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더 포스트’는 1971년 전 세계를 발칵 뒤집은 ‘펜타곤 페이퍼’ 폭로 실화를 그만의 시선과 묵직하고도 긴장감 있는 연출로 그려내 해외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이끌어낸 작품입니다. 북미 개봉을 약 한 달여 앞둔 지난해 11월 말 ‘더 포스트’는 수상자를 여러 영화에 분산시켜오던 기존의 관례를 깨고 이례적으로 전미비평가위원회 작품상부터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까지 주요 부문 수상을 독차지하며 영화에 신뢰를 더욱 높였습니다. 특히 ‘라이언 일병 구하기’‘쥬라기 공원’ 등 장르와 소재를 뛰어넘는 작품들을 통해 시대가 지나도 변치 않는 걸작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말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 대표 명배우 탐 행크스와 메릴 스트립, 세 거장이 함께 탄생시킨 작품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하겠습니다. ‘더 포스트’는 전미비평가위원회 선정 올해 최고의 영화를 비롯하여, AFI 어워즈 올해의 영화상 수상, 제75회 골든 글로브 총 6개 부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노미네이트, 제23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총 8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앙상블상, 음악상, 편집상) 노미네이트, 미국 프로듀서 조합상 프로듀서상 노미네이트 등 개봉 전부터 무려 64개 부문(1/9 기준) 노미네이트, 7개 부문(1/9 기준) 수상이라는 남다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본격적인 영화상 수상 레이스를 시작한 ‘더 포스트’는 시사적 주제를 탄탄한 서스펜스와 캐릭터를 통해 그려내며 올해 2월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오로지 스필버그 감독만이 보여줄 수 있는 노련한 내공은 물론, 노장의 마르지 않는 연출 열정을 드러낸 이번 작품은 틈 없는 스토리와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 있는 전개, 배우들의 폭발적이고 섬세한 연기가 더해져 올해 전 세계의 이목을 단숨에 집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돋보이는 수상 및 노미네이트 릴레이를 통해 탄탄한 작품성을 입증 받은 ‘더 포스트’는 2018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며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스필버그 감독은 'E.T', '쥬라기 공원' 등으로 일찌감치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 감독 자리에 올랐지만 사실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오랫동안 인연이 없었습니다. 그에게 첫 번째 작품상과 감독상의 영광을 안긴 작품은 1994년 작 '쉰들러 리스트'였습니다. 명성과 인기에 비해서는 다소 늦은 수상이었습니다. 5년 뒤인 1999년에는 또 다른 명작이자 최고의 전쟁영화라는 평을 받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두 번째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때문에 과연 '더 포스트'가 스필버그 감독에게 세 번째 오스카 수상의 영광을 안길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더 포스트’에서 발행인 캐서린을 연기한 메릴 스트립 역시 수상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제90회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총 21회라는 아카데미 역사상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메릴 스트립은 1979년 ‘디어 헌터’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처음 오른 뒤 이듬해 ‘크레이머 크레이머’로 여우조연상을 처음 수상했습니다. 이어 1983년 ‘소피의 선택’으로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후 아카데미 단골 후보가 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영국의 마가렛 대처 전 총리의 이야기를 다룬 ‘철의 여인’으로 다시 한 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오스카 후보에 오른 메릴 스트립은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는, 역사 속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한 이 영화로 후보에 올라 매우 영광이다. 영화와 함께한 모든 제작진들이 자랑스럽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만약 이번에 여주주연상을 수상하게 되면 총 4번째 수상으로 지난 36년간 이어진 ‘할리우드 역사상 유일의 오스카 4회 수상자’라는 캐서린 햅번의 기록을 깨는 금자탑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비록 영화의 또 한명의 주인공인 탐 행크스는 이번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 자리에 오르진 못했지만 영화에서 명불허전의 명품연기를 보여주었다는 평입니다. 그는 명배우 스펜서 트레이시 이후 처음으로 2회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35 파운드를 감량하고 에이즈 환자의 모습으로 나온 '필라델피아'(Philadelphia, 1993)와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가 바로 그 영화들입니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각각 37세와 38세로 트레이시와 행크스는 같은 나이에 두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탐 행크스는 ‘더 포스트’ 이전 작으로 제임스 도노반 변호사 역을 한 '스파이 브릿지'(Bridge of Spies, 2015)에 출연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감독과 명배우 탐 행크스 메릴 스트립 세 거장들의 명품조합으로 기대되는 영화 ‘더 포스트’는 2월 28일 국내 개봉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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