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라디오스타’ 김구라의 김생민 조롱 논란, 하차 서명운동 확산

Chris7 2017. 9. 1. 08:35

지난 8월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MC중 한명인 김구라가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 리포터 김생민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것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며 온라인상에서 김구라 퇴출은 물론 프로그램 폐지 운동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 다음날인 31일 온라인 청원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김구라 라스 퇴출을 위한 서명운동’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현재 2만5000여명이 동참한 상황입니다. 오는 9월7일까지 2만 명을 목표로한 이 청원은 목표치를 단 하루 만에 달성했습니다. 이후에도 ‘김구라 방송에서 퇴출합시다’ ‘구라퇴출’ 등의 청원이 잇따랐습니다. 뿐만 아니라 ‘윤종신 라디오스타 퇴출 청원’과 ‘라디오스타 폐지 청원 서명’까지 등장했습니다.





30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염전에서 욜로를 외치다' 특집으로 꾸며져 조민기, 손미나, 김응수, 김생민 등이 출연했습니다. 이날 김생민은 "바쁘면 돈을 안 쓴다", "난 커피가 먹고 싶지 않다", "하고 싶은 게 없다", "음악은 1분만 들으면 되는 것"이라며 몸에 익은 절약 습관과 인생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김구라는 김생민이 평소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짤돌이’, ‘자린고비’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생민이 산후우울증으로 고생한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자 “짝퉁을 선물할 생각은 안했냐”는 말까지 했습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진행자가 근면성실하고 절약하는 모습을 칭찬해주진 못할망정 조롱하고 비아냥대는 모습은 보기 불편하다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논란이 지속되자 김생민은 “라디오스타 첫 출연이어서 출연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가져갔어야 했는데 준비를 많이 못해 엄청 떨어 죄송하다”고 해명했습니다. “김구라 형님도 그렇고 다른 MC분들도 재미있게 불어주려고 한 것”이라고 말한 김생민은 “내가 잘못해 발생한 일 같다. 절대 불쾌하지 않았다”고 부인했습니다. 김구라 또하 “김생민씨가 첫 출연이어서 유난히 긴장해 MC로서 분위기를 띄워주려는 의도였는데 본의 아니게 그를 조롱한 것처럼 느껴진 것 같다”며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앞으로 사려 깊은 방송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작진도 진화에 나섰습니다. “조롱이 절대 아니었다”고 해명한 제작진은 “MC들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더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과 당사자 인터뷰에도 비판 여론은 계속되었습니다. 시청자들은 김지훈, 김응수의 영수증을 면밀히 분석하는가하면 절약에 대한 꿀팁을 공개하며 적절한 소비 패턴을 제시하는 김생민을 '짠돌이', '자린고비'라는 시각으로만 대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회당 수백만원의 출연료를 받는 MC들이 아등바등 사는 서민들을 대변하는 김생민을 무시하는 모습이 공분을 샀습니다. 김생민은 톱 연예인이 아님에도 한결같은 성실함과 절약으로 큰돈을 모은 연예인입니다. 더욱이 이날 방송에서는 모든 면에서 아끼는 짠돌이가 아니라 가족이나 자신의 행복과 관련된 지출에는 "그뤠잇"을 외치는 개념남의 모습도 엿보였습니다. 시청자들은 "서민들과 다른 연예인의 영수증에서도 위화감을 느꼈는데 큰 돈을 쓰는 조민기, 김응수에게는 감탄하고 절약하는 김생민에게는 면박을 주다니 황당하다"는 의견입니다.


이처럼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일파만파로 커지자 제작진은 결국 고개를 숙이며 31일 이번 사건에 대해, "어제 방송을 보고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생민씨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녹화에 모셔 좋은 내용으로 다시 찾아 뵙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구라 또한 김생민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일은 '라디오스타' 제작진 포함 진행을 맡은 윤종신과 김구라가 방송에서 초대 손님으로 나온 김생민의 검소한 생활 습관을 무시하고 조롱했다며 시청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커졌습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평범한 서민들은 모두 김생민처럼 아끼며 살아가는데, 그것도 모르는 돈 잘버는 연예인들이 그런 소비 패턴을 무시했다'며 김구라 포함 진행자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김구라 방송 하차’ 청원을 한 네티즌은 “타인을 비하하는 콘셉트로 항상 게스트를 놀리고 무시하는 프로그램이 예능이라는 이유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불어 김구라와 함께 진행을 하고 있는 윤종신도 인격존중에 대한 몰이해적 태도를 끊임없이 보였다며 퇴출해야 한다고 피력한 청원도 있었습니다. 이전부터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의 태도가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방송 재미를 위한 양념이 아니냐’며 유야무야 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 논란의 강도가 사뭇 다른 상황인 것 같습니다. 왠지 ‘언제 간 터질게 지금 터진 것’같은 느낌입니다.


사견입니다만, 김구라는 굉장히 똑똑한 연예인입니다.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방송에 비춰지는지 충분히 예상하고 대응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최근 ‘도대체 방송을 몇 개나 하는거야?’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가리지 않고 많은 수의 방송에 출연중입니다. 이에 대한 부작용일까요!? 이번엔 자신의 전매특허인 ‘지적질’의 상대가 틀렸고 그 강도가 지나쳤습니다. 방송에 대한 집중력이 낮아진 것입니다. 자칫 김구라 방송인생에 가장 큰 고비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