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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오뚜기, ‘갓뚜기’로 불리는 착한기업의 착한경영

Chris7 2017. 7. 24. 09:48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28일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취임 후 첫 회동을 갖습니다. 이중 참석 대상으로 선정된 15개 기업들 가운데 중견기업 오뚜기가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식품업체 오뚜기가 삼성·현대기아차·SK·LG·롯데 등 내로라하는 대그룹 외에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3일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 일정을 전하면서 오뚜기의 상생협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 중 하나이고, 최근 미담 사례가 있어 특별 초청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뚜기가 ‘착한 기업’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지난해 9월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의 별세 직후입니다.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을 통해 4242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는 미담이 시작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부 재벌기업 일가의 편법 상속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을 때 오뚜기는 함영준 현 오뚜기 회장이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1500억대 상속세를 5년간 나눠 내기로 했습니다. 또한 2015년 11월에는 3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주식을 장애인 복지재단에 남몰래 기부했습니다. 이 기부는 금융감독원 공시에서 지분이 줄어든 것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석봉토스트’에 마요네즈 등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도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석봉토스트 김석봉 사장이 이 사실을 자서전에 소개했기 때문입니다.


2008년 라면 가격을 100원 올린 이후 지금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는 것과 마트에 파견하는 시식 직원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서민의 어려움을 아는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 것입니다. 겸손한 태도도 감동을 더했습니다. 알려진 미담에 대해 오뚜기 홍보실은 “정확한 사실은 알려야겠지만 너무 주목받는 건 부담스럽다”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는 전언입니다. 이를 전한 언론은 오뚜기 측이 보도 자제를 요청할 정도였다고 적었습니다. 오뚜기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구매운동과 신제품 개발 등으로 라면시장 점유율이 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2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뚜기가 청와대의 재계 총수 회담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역시 “역시 ‘갓뚜기’”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갓뚜기’는 ‘신’을 뜻하는 ‘갓’(God)에 오뚜기를 합친 말입니다. 누리꾼이 오뚜기의 행보 중 가장 높이 산 부분은 ‘마트 시식사원 정규직 채용’이었습니다. 창업주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1800명의 시식사원을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오뚜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비정규직이 1.16%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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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난 6월 MBC 'PD수첩'이 ‘GMO 그리고 거짓말?’ 편에서 국내 판매 순위 10위 라면의 GMO(유전자 변형농산물,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검출 시험 결과를 공개한 부분입니다. 방송 이후 식약처는 라면의 원료로 쓰인 ‘미국산 밀’에서 유전자 변형 콩, 옥수수 성분이 미량 섞여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며, 식용 GMO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식품업체 5곳의 완제품을 선별해 시험을 의뢰했습니다. 이어 실험 결과 3개의 제품에서 GMO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실험에서 국내 굴지의 라면 업체들인 ‘ㄴ’사와 ‘ㅅ’사의 제품 3종에서 GMO 성분이 검출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뚜기의 대표 라면들에선 이 성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모든 라면제품이 아닌 판매 상위 10위권 제품들에 한정된 실험결과이긴 하나 오뚜기 라면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란 것을 증명하기엔 충분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최근 라면은 오뚜기 제품만 애용하고 있습니다. 굳이 의도한건 아닌데 어느 때 부터인가 라면구입시 오뚜기 제품으로만 손이 가더군요! 아마도 지난해 프리미엄 라면 열풍이 불 때 오뚜기의 ‘진짬뽕’을 접하면서 부터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당시 여러 종류의 짬뽕면들 중 제 입맛에 가장 맞았던 제품이 바로 ‘진짬뽕’이었고 이후부터 짬뽕면 뿐만 아니라 짜짱면 그리고 비빔면 제품까지 모두 오뚜기 제품만 구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 GMO 성분 포함 실험이나 이번 청와대 기업인 회담 초청건 등으로 나타난 오뚜기와 그 오너 일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등 각종 미담을 접하며 선행은 언젠가 남들이 알아준다는 말이 다시금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