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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위기설’ 속 한반도, ‘코리아 패싱’과 북의 핵탄두 소형화 논란까지

Chris7 2017. 8. 10. 10:30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이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전면전을 능가하는 '설전'을 계속해서 벌이고 있습니다. 상대 국가를 향한 핵무기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한반도 ‘8월 위기설’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위협을 계속하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하면 현재 세계에서 본 적이 없는 힘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은 핵무기 카드까지 꺼내들며 북한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 첫 번째 명령은 우리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바라건대 우리가 이 힘을 사용할 필요는 결코 없겠지만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아닐 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국의 핵무기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라는 핵 능력 고도화에 대응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매티스 국방장관도 북한에 최후통첩성 경고를 내놓았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은 자국을 고립시키고 파멸과 체제 종식으로 이끌 행동을 그만두라며 핵 개발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의 도발은 미국에 압도당하고 어떤 군비 경쟁과 무력충돌에서도 질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도 즉각 반격에 나섰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후 "주장거리 탄도로케트(미사일)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결단을 내리시면 임의의 시각에 동시다발적으로 련(연)발적으로 실행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군 전략군 김락겸 사령관은 10일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우리 전략군은 괌도의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하여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4발의 동시 발사로 진행하는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핵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지난달 28일 자 비밀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 제조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 가능한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는지 여부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해 9월 이후 국내외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핵탄두 소형화는 화성-14 ICBM이 미국 본토를 실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일반적으로 핵탄두 소형화는 스커드-B(사거리 300㎞)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탄두중량 1t 이하를 말합니다. 1980년대부터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개발, 운용해온 북한은 전략군의 핵심인 스커드-C 탄도미사일 탄두중량인 700㎏ 수준까지는 핵탄두를 소형화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을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ICBM에 탑재하는 핵탄두의 소형화는 스커드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북한에서 미국 서해안으로 화성-14를 발사하려면 최소 8000㎞ 이상을 날아가야 합니다. 제한된 추력으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먼 거리를 비행해야 하는 ICBM의 특성을 고려하면 ICBM에 탑재할 핵탄두 무게를 500~600㎏ 수준으로 소형화·경량화해야 합니다. 미국·중국 등 핵보유국들의 핵탄두가 110~600㎏ 수준으로 소형화돼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군사전문가들은 인도·파키스탄 등 핵보유국들이 첫 핵실험을 실시한 지 2∼7년 후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 사례와 북한이 핵 기폭장치를 만드는 고폭실험을 지난 20여 년 동안 139차례나 실시한 점을 들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28일 화성-14 시험발사 직후 “실제 조건보다 더 가혹한 환경에서도 전투부(탄두)가 안정적으로 작동했다”며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바 있습니다. 하지만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공개된 근거가 없어 WP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여부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피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화성-12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화성-14 ICBM 시험발사 당시 단분리 등 성공적인 비행특성을 보인 것과 달리 ‘핵탄두 소형화’에 대해선 북한의 주장만 있을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한반도 안보문제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일명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논란도 있습니다. 전문 용어가 아닌 호사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코리아 패싱'을 직역하면 '한국 건너뛰기'라 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주변 국제 정세에서 한국을 배제하고 논의를 진행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부르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중요한 파트너'로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차등 규정에 '코리아 패싱'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3일 "코리아 패싱은 없다"며 "한·미 동맹은 튼튼하고 미국의 한국 방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고 야권의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0일 '코리아 패싱' 아닌 '문재인 패싱'이라며 "주변 강대국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거부하고 있다"고 북핵 문제를 청와대 책임으로 돌렸습니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청와대는 “‘한반도 위기설’이란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해지는 것은 사실이나 위기로까지 발전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상황을 잘 관리하면 오히려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측의 날 선 발언에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후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내부 결속용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5개 기관 명의로 성명을 냈는데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국내 안보 불안감 조성, 한·미 동맹의 이간, 미국의 대북 정책 약화 등 다양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깨달아야 할 것은 점점 더 상황이 북한에 불리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빨리 우리가 제시한 합리적 (대화)제의에 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반도 외교·안보 현안 논의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된다는 의미의 조어인 ‘코리아 패싱’에 대해서는 “왜 나오는지 이해 못하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에서 오자마자 원하는 시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휴가 중인데도 1시간 가까이 통화했다”며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미·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새 정부는 다소 이견은 있지만 중국과도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 러시아와도 잘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주요 4강이 한국을 패싱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