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빈(17·수리고)이 한국 선수로는 역대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최다빈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6.24점을 받았습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61.30점을 얻은 최다빈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를 합쳐 총점 187.54점으로 중국의 리쯔쥔(175.60점)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 했습니다.
한국 선수가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최다빈이 처음입니다. 우리나라는 1999년 강원 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양태화-이천군 조가 동메달을 차지하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여자 싱글에서 곽민정(23)이 동메달을 추가한 게 기존 최고 성적이었지만 최다빈의 우승으로 역대 첫 금메달을 따내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문득 드는생각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최고의 피겨스케이터 김연아는? 인데요... 사실 `피겨퀸` 김연아는 2007년 창춘 대회를 앞두고 부상 때문에 불참했고, 2011년 대회는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우승 이후 휴식기에 들어가면서 동계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않아 메달이 없습니다.
최다빈 선수는 이번 경기 소감에 대해서 “어제 쇼트프로그램에서 1등을 해서 놀랐다. 그러나 2위 선수와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프리스케이팅에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쟁 선수들이 많은 실수를 범했는데,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라는 질문에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 프로그램에 집중하기 위해 자세를 잡고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동안 항상 훈련했던 것만큼 실전 경기에서 결과로 안 나와 실망한 적이 많았는데, 오늘 경기에선 연습했던 것을 다 보여드린 것 같다”라며 웃습니었다. 또한 한국 최초의 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말엔 겸손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는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세계선수권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라면서 “우승한 것만으로 감사하고 기쁘다”라며 빙그레 웃었습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최다빈은 당장 다음 달 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게 됩니다. 세계선수권 대회는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최다빈의 성적에 따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됩니다. 최다빈은 “세계선수권 때 지금 컨디션을 유지한다는 보장이 없다”라며 “컨디션이 좋더라도 좋은 성적이 안 나올 수 있다. 일단 운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최다빈은 최근 동료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큰 대회 출전권을 운좋게 거머쥐었습니다. 당초 삿포로 아시안게임은 박소연(20. 단국대)이 출전할 계획이었지만, 회복이 늦어져 차순위인 최다빈이 출전했습니다. 세계선수권 대회도 김나현(17. 과천고)이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오른쪽 발목 부상이 심해 동갑내기 친구인 최다빈에게 양보하게 되었습니다. 최다빈은 25일 갈라쇼 무대에 선 뒤 귀국해 짧은 휴식 시간을 보내고, 3월초부터 세계 선수권 준비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피겨 퀸’ 김연아의 눈부신 활약으로 그 뒤를 이으려는 소위 ‘김연아 키즈’들의 노력이 주목되고 있는데요... 나이차들이 많지 않아 큰 의미는 없겠으나 굳이 구별을 하자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최다빈은 '김연아 키즈' 2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피겨 동메달을 딴 곽민정을 시작으로 현재 대학생들인 박소연 그리고 김해진(20. 이화여대)이 1세대라면 17살 동갑들인 김나현과 최다빈은 그 뒤를 잇는 2세대인 셈입니다. 뭐, 서너 살 차이인지라 세대 구분이 별 의미는 없겠으나 리듬체조와 더불어 선수생활의 전성기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인 피겨스케이트 부분이고 보면 이미 은퇴한 곽민정을 비롯해 수년 내에 이들 1세대들의 뒤를 이어 2세대들이 한국 피겨의 주력이 된다는 면에서 이번 최다빈의 금메달 소식이 반갑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최다빈 자신도 언론인터뷰에서 이야기 했듯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는 미야하라 사토코(18) 같은 일본 등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불참한 것이 사실이긴 하나 최다빈의 기량이 한 단계 성숙된 것 또한 주지의 사실입니다. 모쪼록 국제대회 유치가 가능한 아이스링크의 수가 수십 개에 달하는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국내 여건에서 힘겹게 노력중인 우리 선수들, 대표팀 언니인 박소연과 김해진 그리고 최다빈 김나현 선수, 모두 무럭무럭 성장해 기적과도 같았던 김연아의 눈부신 영광을 이어주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천재선수 한 사람의 업적에 일희일비하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 한국 피겨스케이트 저변의 실력이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대내외에 보여주길 바랍니다.
'세상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식당’ 윤여정 이서진 신구 정유미, 나영석 PD의 여행과 요리 콜라보 (0) | 2017.03.24 |
---|---|
‘창사 참사’ 한국 축구 대표팀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전 패배 (0) | 2017.03.23 |
아이스하키 여자대표팀 동계아시안게임 중국 격파 (0) | 2017.02.23 |
‘김과장’ 남궁민, 예상외의 시청률로 경쟁작 ‘사임당’ 압도 (0) | 2017.02.21 |
‘피고인’ 지성, 적수 없는 월화드라마 강자 (0) | 2017.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