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계속해서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방송된 ‘김과장’ 8회가 시청률 17.6%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다시 경신한 것입니다. 당초 방송 시작 시 '본전'만 해도 다행일 것이라 여겼는데 막상 뚜껑을 열자 수목 안방극장의 태풍이 돼버린 것입니다. 사실 '김과장'의 이 같은 선전을 예상키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동시간대 200억 대작 이영애 주연 SBS '사임당 빛의 일기'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 초반 시청률은 '사임당'에 밀렸습니다. 1, 2회 시청률은 '푸른 바다의 전설' 마지막회, '사임당' 1, 2회와 겹치며 7%(닐슨 전국기준)대를 나타냈던 것입니다. '대작'에 밀려 역시나, 역부족인 듯싶었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3회부터 시작됐습니다. 지난 1일 3회가 12.8%를 기록하며 '사임당'을 바짝 뒤쫓더니 다음날인 2일 4회 방송분이 13.8%를 기록하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방송 전 화제성이나 관심도를 고려하면 '김과장'이 '사임당'을 누른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게 방송가의 평입니다. 이 때문에 KBS 드라마국은 지금 축제 분위기라고 합니다. 당초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자사 드라마 '김과장'이 경쟁사 대작 드라마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김과장’의 이러한 의외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요? 우선 ‘김과장’이 현재 드라마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바로 사이다 전개와 풍자입니다. 요즘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그대로 그려 낸 것입니다. ‘김과장’에서 갈등은 최소 두 회를 넘기지 않고 해결됩니다. 4회에서 허위 사실 유포로 고소장이 날아오면 5회가 시작되자마자 남궁민(김성룡)의 재치로 고소를 취하하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남궁민은 몸을 날려 주먹을 날리기도 합니다. 빨리, 그리고 강하고 시원하게 갈등이 해결되니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이다 전개 과정엔 속 시원해지는 현실 풍자가 담겨 있습니다. 안하무인 재벌 3세를 응징하고, 비선실세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남궁민의 입을 빌려 인권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대기업의 만행을 비꼬는 것입니다. 어두운 현실을 드라마에서나마 이겨 내 보려는 시청자의 판타지를 제대로 자극합니다.
하지만 비현실적 설정은 드라마의 약점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히어로 무비 속 주인공을 보는듯 하다는 것입니다. 뒷골목 검은돈의 회계를 봐주던 인물이 대기업 재무팀에 입사하자마자 능력을 발휘합니다. '삥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이민을 위해 열심히 돈을 '삥땅' 치던 인물이 갑자기 정의의 사도가 된 것 또한 설득력이 약해 보입니다. 우연의 연속도 '김과장'의 작품성을 떨어뜨린다는 평입니다. 남궁민의 활약은 수많은 우연이 모여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록 비현실적 설정과 우연의 연속 등이 ‘김과장’의 약점으로 꼽히기는 하나 드라마 보다 더 비현실적인 작금의 국내외 현실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김과장’이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드마마 속 전개는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이렇듯 선전하고 있는 ‘김과장’의 현 상황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 ‘김과장’이 골리앗 ‘사임당’을 꺾고 이긴 경우인데, 문제는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향후 ‘김과장’이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을지의 여부입니다.
예상치 못한(사실 많은 시청자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부진한 시청률에 빠진 200억 대작 ‘사임당’은 100% 사전 제작인 탓에 중간노선 변경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탓에 사임당 제작진은 결국 재편집이라는 사용가능한 유일한 칼을 빼 들었습니다. '사임당' 측은 지난 8일 "이야기 템포를 빨리하기 위해 재편집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사임당’이 ‘김과장’을 재역전하기가 쉽진 않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김과장'은 총 20부작으로 앞으로 12부가 남았습니다. 현재의 상승세를 앞으로 계속 유지해 가며 사이다 전개를 힘 있게 밀어붙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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