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아이스하키 여자대표팀 동계아시안게임 중국 격파

Chris7 2017. 2. 23. 15:47

한국 아이스하키 여자대표팀이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상대로 사이다 같은 시원한 첫 승을 따냈습니다. 미국 출신 새러 머레이(28)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대회 4차전에서 중국과 슛아웃(승부치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3-2(슛아웃 1-0)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공식대회에서 중국을 꺾기는 이번이 사상 처음입니다. 오늘 승리로 우리 대표팀의 중국전 역대 전적은 1승 7패가 됐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첫 맞대결이었던 1999년 강원 동계아시안게임(1-15패),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1-30패) 이후 중국과 5번 만나 한 골도 넣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그러한 중국을 상대로 처음으로 2골 이상을 기록한 데 이어 첫 승리까지 맛보며 그간의 비약적인 성장과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대표팀 엔트리 20명 중에 국제대회 경험이 전혀 없는 2001년생이 3명, 2000년생 3명 등 어린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괄목할만한 결과입니다. 한국은 이번 대회 2연패 사슬도 끊으며 2승 2패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25일 홍콩과 최종전(5차전)을 치릅니다.


지난 18일 태국과의 풀리그 첫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태국을 20대 0으로 완파하고 동계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승리의 감격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대표팀은 20일 강력한 대회 우승후보 일본(세계랭킹 7위)과의 2차전에서 0대 3으로 패했지만 선전했습니다. 21일에는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카자흐스탄(세계랭킹 18위)과의 3차전에서 0대 1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패가 승보다 많지만 역대 성적을 보면 천지개벽 수준의 실력향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4차례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서 15전 전패를 당했습니다. 4골을 넣는 동안 실점은 무려 242점이었습니다. 경기당 평균 16점을 내준 것입니다. 동네북 신세였던 대표팀은 이제 아시아 강팀들을 위협하는 신흥 세력으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국내 여자아이스하키는 실업팀이나 대학팀은커녕, 변변한 리그도 하나 없는 실정입니다. 오직 단 한 팀이 있는데 그게 바로 국가대표팀 입니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여자 아이스하키가 열악한 환경을 열정으로 극복해내며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무엇보다 오늘 꼴 보기 싫은 중국팀을 물리쳤다는게 통쾌한 일입니다. 가뜩이나 쇼트트랙 여자부 500미터에서 스포츠맨십이 결여된 중국선수(판커신)의 더티플레이로 인해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상황인지라 더더욱 시원한 사이다를 마신듯 한 상쾌함이 느껴지는 것입니다.


아직 세계상위권 팀들과의 전력차이가 워낙에 큰지라 개최국으로써 자동 출전권을 얻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여자아이스하키 첫 승도 사실 요원한 것이 현실이긴 하나 맨땅에 헤딩하듯 오로지 아이스하키에 대한 열정하나만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우리 대표팀 낭자들의 모습이 너무나 예뻐보이는 오늘의 경기였습니다. 왠지 제2의 ‘우생순 신화’가 탄생할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드는 우리 아이스하키 여자대표팀의 앞으로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