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회 가결, 건국이후 두 번째 대통령 탄핵

지난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테블릿 PC 보도’를 시작으로 ‘비선실세’로 일컬어지는 최순실에 의한 국정 농단 사태가 온 나라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정국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향했고 오늘 결국 그 1차 종착지에 도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의해 탄핵된 것입니다. 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찬성 234, 반대 56 그리고 기권 2로 가결시켰습니다. 탄핵 가결 정족수인 200명(재적의원 3분의 2)을 훌쩍 넘긴 결과입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건국이후 두 번째로 탄핵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탄핵소추의결서가 국회에서 청와대로 전달되면 박근혜 대통령은 그 순간부터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됩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만 유지한 채 국군 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법률안 거부권 및 국민투표 부의권, 헌법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개정안 공포권, 예산안 제출권, 외교사절 접수권 그리고 공무원 임면권 등 헌법이 보장한 권한을 잃게 됩니다. 아울러 국회는 헌법재판소에 탄핵소추 심판을 청구하게 되며, 헌법재판소는 앞으로 최장 6개월 동안 탄핵소추 심리를 진행하게 됩니다. 헌법재판소의 심리기간동안 박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칩거하게 됩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당초 정가에선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난무했습니다. 그 가운데 탄핵안이 압도적 표수로 가결됨으로서 조기 대선 시나리오가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경우 야권은 대선 경쟁 구도로 곧바로 돌입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헌재의 심리 결과가 아직 남아있지만 말입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강경 투쟁을 선도했던 문재인 전 대표와 추미애 대표 등 주류에게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이들은 3~4월 대선 가능성을 부각하면서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 확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당 비박계는 만약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될 경우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의 조기 퇴진을 통해 ‘비상대책위’를 세워 재창당 또는 보수 신당 창당 작업을 주도하면서 대선을 준비한다는 구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탄핵안이 찬성 234의 큰 표로 가결됨으로써 새누리당 내에서 비박계가 주도권을 쥐면서 당초 구상대로 현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 등에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특히 탄핵을 주도한 유승민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하며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