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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친박계 정우택 의원 선출, 분당의 시작인가?

Chris7 2016. 12. 16. 13:21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에 친박(친박근혜)계 단일후보인 정우택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새누리당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경선을 열고 정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뽑았습니다. 정책위의장에는 이현재 의원(재선)이 선출됐습니다. 정 의원은 재적의원 총 128명 중 119명이 참석한 원내대표 경선에서 62표를 획득, 비박계 나경원(55표 획득) 의원을 제치고 승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중립성향 의원 다수가 친박계 쪽으로 돌아선 셈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비박(비박근혜)계에 쏠리는 듯했던 당 주도권이 친박계로 ‘원상복구’되고 말았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 수립도 ‘친박의 뜻대로’ 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당 청산을 주장했던 비박계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입니다. 한국 보수진영 역사상 첫 분당 사태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덩달아 정국도 출렁이고 있습니다. ‘비박신당’과의 연합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국민의당과 제3지대 세력은 여권발 정계개편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내년 1월 귀국할 예정인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이들과 손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국정운영 측면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힘을 받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주류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패배로 인해 비박계의 집단 탈당 가능성은 한층 커졌습니다. 비박계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장 인선 투쟁에 나서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미 세력의 차이가 드러난 마당에 2차전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친박계는 이정현 대표의 사퇴(21일) 전 전국위원회ㆍ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한 뒤 자파 성향 비대위원장을 추대, 속전속결로 권력이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박당과 친박당이 ‘반기문 쟁탈전’을 벌알 것이라는 관측도 나고 있습니다. 양측이 모두 개헌을 고리로 한 재집권을 구상하고 있어서입니다. 친박계가 충청 출신 정 원내대표 당선자(청주 상당)를 내세운 것도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을 키우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비박계는 혁신성이 무기입니다. 반 총장과 긴밀한 관계인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향한 양측의 구애가 가시화할 수도 있습니다.


비박신당과의 연합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국민의당과 제3지대 세력은 여권발 정계개편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입니다. 국민의당 내에서는 “보수든 진보든 합리적ㆍ개혁적인 세력이라면 누구든 함께하는 것이 ‘고질적 양당체제’를 깨러 나온 국민의당 창당 정신”이라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ㆍ김용태 의원 등 선 탈당파와 이재오 전 의원ㆍ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중도 빅텐트(big tent)’ 주창 세력도 비박신당과 힘을 합치면 급격히 세를 불릴 수 있습니다.


국정운영 측면에서는 황 대행 체제가 힘을 얻게 됐습니다. 친박계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심리가 끝날 때까지 기반을 유지하며 지지율 반등을 노리겠다는 의지가 큽니다. 친박계는 실제 “12월 임시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황 대행은 빼자”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양보 협치냐’, ‘친박당 고립을 통한 선명성 부각이냐’. “친박과 대화 불가”를 외친 민주당의 고민이 커지는 지점입니다.


당초 올 여름 ‘제3지대론’이 처음 등장 했을 때만 해도 여야를 아우르는 정계개편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그리 높게 평가되지 않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그저 야권내 세력재편성 정도 까지겠거니 했던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친박계 이정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친문계로 분류되는 추미애 의원이 대표로 각각 선출되며 당내 권력지형에서 밀려난 양당의 비주류와 국민의당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빅텐트’를 형성한다는게 ‘제3지대론’의 골자였습니다. 이중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당을 박차고 나와야만 진정한 의미의 ‘빅텐트’가 형성되지만 우리 정당 역사상 보수정당이 분당된 전례가 없었기에 그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크게 변했습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으로 야기된 정국이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지며 보수 새누리당은 그 존망의 기로에 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치러진 당내 원내대표 선거에서 폐족 이야기까지 나왔던 주류(?) 친박계의 의외의 반격이 나온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도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탈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제3지대론’의 ‘빅텐트’ 형성 가능성 또한 높아졌습니다. 물론 새누리당내 비박계의 탈당이 실제 가시화되기 전까진, 그리고 탈당한 세력이 신당 혹은 ‘빅텐트’ 아래로 들어가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으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된 현재 이른바 ‘제3지대론’이 정국을 강타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농후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