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중국 어선에 침몰된 해경 고속단정, 양아치집단도 아니고...

해마다 우리 근해에서 행해지고 있는 중국어선들의 불법적이고 무차별적인 조업으로 우리 어민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서해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중국 어선에 들이받혀 침몰하는 사고까지 벌어졌습니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7일 오후 3시쯤 인천 옹진구 소청도 남서쪽 50㎞ 해상에서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어선들을 단속하던 해경 고속단정 1호기가 전복돼 침몰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다행히 해경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고속단정을 고의로 충돌한 중국어선은 본국으로 달아났습니다.

인천해경에 따르면 당시 해당 해역을 감시 중이던 3000t급 경비함 3005함은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어선 40여 척을 발견하고 즉시 고속단정 2척을 내려 어선 무리로 접근했습니다. 고속단정 한 척에 8명씩 나눠 탄 대원들은 중국어선 중 단속대상 선박 1척을 지목해 나포하기로 했습니다. 고속단정 1호기에 타고 있던 조모(50) 해상특수기동대장을 포함한 7명의 대원은 중국 어선에 올라타 조타실을 장악하기로 했고 단정을 조정하는 나머지 대원 1명은 배에 남아있었습니다.

그 사이 또 다른 중국 어선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고속단정 1호기를 강하게 들이받았고 단정은 순식간에 전복되며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배에 남아있던 대원 1명은 고속단정 2호기가 구조했습니다. 나머지 대원들은 공포탄을 쏘며 중국어선에 불법 행위를 경고했지만 중국 선원들은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했습니다. 사고를 우려한 해경은 철수 명령을 내려야만 했고 중국 어선들은 중국 해역으로 유유히 달아났습니다.

해경은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중국 어선을 찾기 위해 당시 2호기에 타고 있던 대원들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분석하면서 용의 선박을 특정해 추적하고 있습니다. 또 바다에 가라앉은 고속단정 1호기의 인양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중국 어선이 우리 단속정을 들이받으려고 시도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추돌사고를 내 침몰시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에 엄정 조치를 요구한 정부 당국은 오늘 서울 주재 중국 총영사를 불러들여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주로 서해안 꽃게조업 철에 대거 출몰하는 불법 중국어선은 선체에 쇠창살을 꽂고 조업하거나 해경대원들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등 저항 수위를 갈수록 높여가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12월에는 인천해경 고 이청호 경사가 인천 소청도 남서쪽 87km 해역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하려다가 중국 선원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일도 있습니다. 이들 불법 중국어선들은 단속을 방해하기 위해 어선 여러 척이 무리를 이뤄 조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최근 서해상에 출몰한 이들 어선들은 해경이 나타나면 SSB(무선통신)와 VHF(초단파) 등의 장비를 써서 무전으로 정보를 공유합니다. 이들은 배를 정박할 때 쓰는 전용 홋줄로 어선 여러 척을 한꺼번에 묶는 '연환계'도 씁니다. 해경 대원이 중국어선에 오르면 다른 어선으로 뛰어넘은 뒤 홋줄을 끊고 달아나기 위해서입니다. 전날 우리 해경 고속단정이 침몰할 당시에도 주변에 있던 중국어선 수십 척이 다른 해경 고속단정을 위협했습니다. 당시 인근 해상에는 중국어선 40여 척이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채 불법조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포스팅된 중국관련 글들을 한번이라도 읽으신 분이라면 느끼셨을 테지만 전 중국이라는 나라와 그 국민들을 굉장히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물론 필요이상으로 주관적이고 편향된 사고에 기초한 비논리적 시각이 아니라고 말하진 못합니다. 필요이상 과하게 싫어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습니다. 예전 제가 미국에서 10여 년 동안 생활했을 때만해도 중국 본토출신 친구들도 여럿 있었고 당시 중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과정에 대해 부러움 섞인 시각으로 박수를 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온 뒤 중국이라는 나라를 파고들면 들수록 현재 그 나라의 시스템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부패한 면들에 아연실색할 뿐이었습니다. 제가 누차 반복해서 언급하는 부분이지만 중국은 더 이상 과거 유학이 태동하고 그 꽃을 피웠던 인·의·예의 나라가 아닐뿐더러 만인이 공평하게 사는 사회주의 국가는 더더욱 아닙니다. 그저 권력과 돈만이 가치의 최상인 양아치들의 독재 국가일 뿐입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 마다 ‘부정부패 척결’이라며 대대적인 사회정화와 숙청과정을 거치지면 실상은 구정권에 연줄을 댄 이들을 몰아내고 신정권인사들을 그 자리에 꽂아 넣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국 불법조업 어선들의 과격한 행동에 의해 우리 해경의 고속단정이 침몰한 일을 이야기하며 너무 과대 비판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여기저기서 행해지는 중국인들의 불법적, 비이성적 행동들의 이면엔 사회전반에 만연한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물질만능 주의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국경절 연휴기간에 맞춰 ‘코리아 세일 페스타’ 같은 국가적 이벤트를 해야만 하는게 우리네 현실이고 보면 푸르디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면서도 그저 상쾌하지 만은 않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