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노트7’은 지난달 출시된 뒤 품귀 현상까지 빚으며 전 세계에서 150만대 가까이 팔렸습니다. 세간의 주목을 한껏 받았던 것입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를 필두로 휴대폰 부품 주들이 주가 강세를 나타내며 ‘갤럭시 노트7’의 인기를 실감케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충전중 불이 붙는단 신고가 잇따랐고 이내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는 2일 ‘갤럭시 노트7’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 세계에서 전량 리콜 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폭발 문제가 제기된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결함을 확인하고, 판매중단 조치와 함께 이미 전 세계 10개국에서 출고된 250만대의 제품을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하는 ‘리콜’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스마트폰 리콜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교체 대상은 현재 소비자 손에 전달된 물건, 국내외 매장이나 법인에 재고로 가지고 있는 물량까지 포함해 총 250만대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매출 기준 250만대 교환 비용은 2조5000억 원에 달하고, 유통 마진 등을 고려한 실제 리콜 비용은 1조∼1조5000억 원 수준으로 관측됩니다.
화재 원인은 배터리 셀 제조공정상의 문제로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 35대가 신고돼, 100만 대당 24대 꼴로 문제가 있었던 셈입니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문제가 된 배터리에 대해서만 리콜 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삼성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적 조치’를 내놨습니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량 리콜을 실행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오는 19일부터 신제품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재 수급과 제품 준비에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갤럭시 노트7’의 판매 중단과 출고제품 전량 교환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됩니다. 삼성전자가 1조~1조5000억 원 규모의 비용 부담을 지게 됐지만, 초기에 사태를 수습하지 못할 경우 무너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났던 초기 흥행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됐습니다.
지난달 19일 출시된 ‘갤럭시 노트7’은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홍채인식기능 탑재와 방수·방진기능 강화 등으로 기술적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만 약 2주간 4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전 세계 10개국에서 이미 100만대 이상 팔려나갔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배터리 폭발이라는 ‘악재’를 만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국내 공급을 중단하고 “품질 점검을 위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온라인을 통해 발화 문제가 제기된 이후 9일 만에 신제품 교환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문제를 인정하고 완벽한 품질의 제품을 다시 내놓겠다는 것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삼성 안팎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어느 정도 ‘사인’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삼성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은 반색했지만, 앞으로도 초기와 같은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 결함을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판매가 중단되고, 9월 애플의 ‘아이폰7’, LG의 ‘V20’ 등 경쟁작 출시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게 됐습니다.
삼성 ‘갤럭시 노트7’ 리콜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언론들은 7일 신제품 발표를 앞둔 애플에 큰 선물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오는 7일 팀 쿡 애플 CEO의 발표 행사는 매우 지루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삼성의 리콜 발표로 이번 애플 행사의 타이밍은 매우 완벽한 시점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삼성의 이번 리콜 조치로 ‘갤럭시 노트 7’은 고친 후에도 폭발할 수 있는 기기라는 흠집난 인식을 지우지 못할 것이며, 이는 애플에는 선물과 다름없다고 전했습니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도 삼성이 리콜로 인해 금전적으로 얼마나 큰 손해를 볼지는 모르지만, 가장 큰 비용은 스마트폰 시장을 압도할 계기를 상실한 것일 수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IT 전문가들은 새로 선보일 아이폰이 별로 새롭지 않다며, 삼성의 이번 리콜 발표가 없었다면 애플이 삼성에 계속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외신들과 전문가들의 분석처럼 삼성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갤럭시 노트7’의 결함 발생과 이로 인한 리콜 조치는 1조원이 넘는 손해 규모보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전반에 걸친 이미지 추락과 이로 인한 애플의 반사이익이 더 뼈아픈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애플과 삼성의 양강 구도 속에 중국의 샤오미 등이 치고 올라오는 글로벌 휴대폰시장에서 이번 ‘갤럭시 노트7’은 삼성이 다 시 한번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회심의 역작으로까지 평가되었습니다. 위에도 언급되었듯이 딱히 혁신적인 부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의 신작에 대해 ‘갤럭시 노트7’의 홍채인식기능과 전작들보다 훨씬 강화된 방수·방진 기능 등은 충분히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번 삼성의 신속한 리콜 조치 결정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더욱이 당초 예상되었던 배터리 부분만의 교환정도가 아니라 전량 신제품으로 교환이라는 초강수를 두었기에 조기에 적절한 결정을 내렸단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오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배경엔 이재용 부회장이 있습니다. 삼성은 얼마 전 아직 병석에 있는 이건희 회장의 사생활 논란으로 큰 이미지 실추를 겪었습니다. 아직 그 여파가 가시지도 않았는데 그룹전체의 주력기업인 삼성전자에서 반도체와 더불어 이미지 상품이라 할 수 있는 휴대폰 제품의 결함이 발생 한 것입니다. 뭔가 회기적인 조치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일반의 예상을 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어찌되었든 큰 악재를 만난 삼성전자로선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신속하고 적절했다는 느낌은 충분히 줄만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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