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

서민들 힘들게 하는 불합리한 ‘전기료 누진제’

Chris7 2016. 8. 12. 09:31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진행 중입니다. 더워도 너무 더운 올 여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기료 누진제’가 논란입니다. 더워죽겠는데 전기료 폭탄 때문에 맘 놓고 에어컨 한번 제대로 틀지 못하는 우리네 서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전기료가 올라갈까봐 선풍기에 의존해야 하고, 어르신들의 경로당에서도 에어컨이 장식품이 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 특히 싱글들을 중심으로 수당받고 시원한 사무실에서 야근하는게 돈도벌고 피서도하는 '일석이조'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모두가 불합리한 ‘요금 누진제’ 탓입니다. 그런데도 주무 부처인 산자부는 에어컨을 적당히 사용하면 큰 부담이 되지 않고, 누진제를 완화할 경우 전력 대란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를 늘어놓고 있습니다. 연일 열대야에 시달리는 민심에 오히려 기름을 끼얹는 격입니다. 요즘 웬만한 가정에서 에어컨은 필수품이나 다름없습니다. 산자부의 인식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전기료 누진제’를 도입한 이유는 에너지 과소비를 막고,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에 높은 요금을 부과함으로써 저소득층이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이나 소득 재분배 효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는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누진체계의 불합리성으로 에어컨을 조금만 가동해도 요금폭탄을 피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1단계는 60.7원이지만 최고 6단계에 들어서면 709.5원으로 누진배율이 11.7배나 됩니다. 또 산업용과 상업용에 비해 가정용 요금은 2단계만 돼도 중산층 이하 가구 대부분이 기업이나 자영업자보다 요금부담이 큰 실정입니다. 해마다 여름만 되면 논란이 되고 있는 도심 상점들의 ‘문 열고 에어컨틀기’가 가능한 것도 가정용에 비해 턱없이 값싼 상업용 전기료 때문입니다.


집에선 온몸에 땀띠가 날 정도로 더워도 전기료 무서워 제대로 에어컨도 못트는데 상점들에선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빵빵하게 에어컨을, 그것도 활짝 문까지 열어놓은체 틀고 있으니 기가찰 노릇 아니겠습니까? 물론 자영업자들이나 가게를 하시는 분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서도... 대형사업체는 제쳐두고 소규모사업자들의 상황만 지적해 다소 형평성의 문제가 있긴하지만 일단 눈에 띄는게 그렇다 보니 어쩔수 없이 이부분을 주절거렸습니다. 이렇듯 누진제는 1970년대 도입 이후 몇 차례 요금체계가 바뀌긴 했지만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낡은 유물이나 진배없는 것입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1일 긴급협의회를 열어 올해 7~9월 누진제를 조정해 가계 부담을 완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행 6단계인 누진제 체계에서 구간의 폭을 50㎾씩 높이는 식으로 요금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모든 가구가 50㎾씩 골고루 혜택을 볼 수 있어 2200만 가구가 모두 전기요금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조치입니다. 찜통더위에 에너지를 불편하지 않게 쓸 수 있는 것도 진정한 복지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누진제 완화는 일시적인 대책일 뿐입니다. 이번 여름 전기요금에 한해 요금을 깎아주는 말 그대로 한시적 조치일 뿐인 것입니다. 게다가 할인율이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피부에 와닿을 정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껌값'수준이란 비아냥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전기료 누진제' 단계가 2단계인 미국과 3단계인 일본처럼 현실에 맞는 획기적인 정책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전기요금 폭탄 걱정 없이 무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