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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SLBM 발사 성공, 동북아안보의 최대위협요소로 부상

Chris7 2016. 8. 27. 08:30

북한이 지난 24일 최대 사거리 2500㎞로 추정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북한명 북극성)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 SLBM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군사전략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최대위험요소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북한 SLBM이 동북아 군비경쟁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북한이 SLBM 개발에 사실상 성공함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SLBM 실전배치를 위한 대형 잠수함 확보와 핵탄두 소형화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SLBM의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발사 플랫폼인 잠수함의 잠항시간이 길어야 하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24일 북한이 발사한 SLBM은 정상보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500㎞를 비행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1분47초짜리 영상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SLBM 발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1~2면에 관련 사진 24장을 게재하며 SLBM 개발 수준을 과시했습니다.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사용한 잠수함은 배수량 2000t의 신포급 잠수함이었습니다. 이 잠수함은 러시아산 골프급 잠수함 1대를 가져와 개조한 것입니다. 구식 잠수함인데다 규모가 작아 오랫동안 물밑에 있을 수 없습니다. 잠항 능력은 최대 하루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SLBM을 1발밖에 탑재할 수 없어 연속 공격이 불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오랜 시간 잠항하며 SLBM 여러 발을 안정적으로 쏠 수 있는 3000t급 이상의 잠수함 건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물속에서 1~2달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잠항 능력이 뛰어난 핵추진 잠수함 개발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특히 북한은 핵탄두의 무게를 700㎏ 이하로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탄두 경량화에 성공할 경우 준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노동미사일과 중거리인 무수단미사일 뿐 아니라 SLBM에 까지 탑재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 뿐 아니라 주일미군기지가 있는 일본 전역과 태평양 괌 미군기지 및 하와이까지 북한의 핵 타격권에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SLBM은 수중에서 발사되는 특성상 ‘은밀성’이 보장되는 전략무기라는 점에서 현재 가장 당황한 곳은 한·미 군 당국입니다. 만약 북한이 올 연말쯤 SLBM 실전배치를 선언하면 대북 억지 전략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0년대 초반까지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할 예정이지만, 진화하는 북한 미사일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벌써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군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방책을 내놓고 있을 뿐입니다. 우선 북이 잠수함을 후방지역으로 침투시켜 SLBM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비한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의 전력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린파인 레이더 2대를 도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북 잠수함 탐지를 위한 P-3 해상초계기와 링스 대잠헬기 숫자 늘리기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사거리 500㎞로 이지스함에서 발사하는 SM-3 탄도탄 요격미사일을 도입해 중층 미사일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문제는 조 단위의 천문학적 국방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실적으로 대잠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급선무입니다. 잠수함을 잡는 최선의 방안은 잠수함으로 맞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사실상 무제한 잠항이 가능한 핵잠수함 확보가 시급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핵잠수함으로 오랫동안 물속 길목을 지키거나, 끝까지 따라 다녀야 북한 잠수함을 타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에서 입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상황에서 전략무기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 보유는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북의 SLBM에 대해 우리가 처한 근본적 딜레마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편 이번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성공으로 동북아가 군비경쟁 무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당장 일본이 북한 SLBM이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는 점 등을 빌미로 자위대의 군사력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중국도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5월 처음 북한이 SLBM 시험발사를 시도했을 때만해도 사진조작이 아니냐는 분석이 국내·외서 나왔을 정도로 실전배치는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24일 시험발사 성공으로 올해 안에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기류가 급격히 변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의 SLBM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전체에 대해 최대의 위협요소로 떠오른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