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상 첫번째 올림픽 리듬체조 부문 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 선수가 스페인 과달라하라 월드컵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볼 부분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볼 후프 리본 곤봉, 4개 종목 합계점수로 우열을 가리는 개인종합은 74.650으로 최고점을 경신했음에도 4위에 머물렀습니다.
올림픽에서 리듬체조는 개인종합에 1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번 과달라하라 월드컵 개인종합에선 세계 최강 러시아 선수들이 1, 2위 자리를 장악한데다 3위마저 우크라이나의 안나 리자트디노바(23)가 차지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손연재의 올림픽 메달 목표는 금이나 은이 아닌 동메달입니다. 세계 랭킹 1,2위인 러시아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출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손연재의 올림픽 동메달 경쟁 1순위로 꼽혀온 이가 바로 리자트디노바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연재의 이번 개인종합 4위가 다소 뼈아프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번 시즌을 대비해 손연재는 그동안 자신의 취약점이었던 근력강화에 집중하며 연기 완성도를 높여왔고 실제 점수면에서 지난 시즌에 비해 눈에 띄는 상승을 만들어냈습니다. 문제는 라이벌인 리자트디노바의 상승세가 손연재를 압도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리자트디노바는 볼과 곤봉 종목에서 최상위권 점수인 19점대에 진입했습니다. 19점은 손연재가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점수대입니다. 선이 굵은 연기를 펼치는 리자트디노바는 귀여운 연기를 내세우는 손연재와 정반대 이미지입니다. 리자트디노바는 러시아 선수들처럼 어려운 난도를 구사하는 건 아니지만, 연기의 정확성으로 고득점을 끌어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월드컵 개인종합 2위를 기록한 '러시아의 신성'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7)도 손연재가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솔다토바는 손연재의 맞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FIG 리듬체조 월드컵 세계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을 만큼 솔다토바의 기량상승도 매섭기 그지없습니다. 손연재로선 산 넘어 산의 형국입니다. 여기에 이번 시즌 부상 등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야나 쿠드랍체바(19)도 절대 간과해선 안 될 세계적 선수입니다. 아마도 올림픽을 목표로 컨디션 조절중인 것으로 보이는 쿠드랍체바는 올림픽무대에선 제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과적으로 가장 최근 대회였던 이번 ‘과달라하라 월드컵’을 기준으로 올림픽 메달경쟁을 예상해본다면 실제 올 시즌 랭킹상으론 뒤쳐져있긴 하나 기량으론 마문과 1,2위라 해야 할 쿠드랍체바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솔다토바에 리자트디노바까지 손연재가 넘어야 할 산 4개가 눈앞에 놓여져 있는 형국입니다. 현실적 목표인 동메달 획득을 위해선 솔다토바와 리자트디노바 두 사람을 제쳐야만 합니다.
사실 현재 세계리듬체조는 러시아 체조협회가 가히 마피아(?)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손연재가 매년 러시아 전지훈련을 큰 비용지출에도 불구하고 시행하고 있는 데엔 실력 향상 외에도 이런 리듬체조계의 현실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주 극소수 이긴 하지만 그간 손연재의 국제대회 입상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각도 없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비슷한 기량을 가진 우크라이나의 리자트디노바나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뉴타와 그리고 같은 벨라루스 출신이자 손연재의 절친으로도 알려진 카차리나 할키나 등에 비해 부분적으로 혜택이 없었다고도 하긴 어렵습니다(이 부문은 객관적 증거가 없는데다 과거 피겨스타 김연아와 손연재의 팬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디스전’의 양향 등이 있어 굉장히 조심스런 부분이지만 그냥 개인적 소견을 밝혀봅니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유럽권 중심의 세계 리듬체조계에서 한국의 손연재가 받는 차별을 생각한다면 딱히 혜택이라고 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손연재의 연기는 리자트디노바를 제외하곤 스타뉴타나 할키나 등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명 올림픽 동메달을 노려봄직 합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러시아 체조협회의 입김과 관련해 이번 시즌 솔다토바의 약진엔 쿠드랍체바의 빈자리를 채웠다는 의미가 강한데다 올림픽에서 리듬체조부분은 국가별 출전선수가 최대 2명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러시아의 솔다토바는 이번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기에 실제 올림픽에선 손연재와 동메달을 다툴 이는 아무래도 리자트디노바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겠습니다.
어려운 고난도 보다는 정확한 연기를 구사하며 실수가 없기로 유명한 리자트디노바를 손연재가 넘기가 현재로서 쉽지 않은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올림픽이란 큰 무대는 어느 대회보다 심리 등 경기외적인 요소가 크게 작용합니다. 그리고 중립국 심판들이 경기를 채점하는 올림픽이라면 점수의 객관성도 어느 대회보다 높다 하겠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손연재가 실수 없이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한다면 경쟁자 리자트디노바와 진검승부를 펼쳐볼만 합니다.
유럽 그중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동유럽권 국가들이 득세하는 세계 리듬체조에서 아시아권 출신인 손연재가 그간 이루어온 결과물은 가히 놀라움 그자체가 아닐 수 없습니다. ‘리듬체조 요정’이란 말이 절대 과하지 않은 표현임을 실력으로 증명해온 손연재입니다. 10대 후반선수들이 주를 이루는 리듬체조계에서 어느덧 베테랑선수 소리를 듣는 22세의 손연재와 23세의 리자트디노바로선 이번 리우 올림픽이 그들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수 도 있습니다. 부디 두 선수 모두 메달에 관계없이 자신들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해 후회 없는 올림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손연재 선수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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