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브라운관에서 ‘무한도전’ ‘1박2일’ 등 많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주축은 주로 남자 출연자들 입니다. ‘런닝맨’처럼 여성 멤버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남성 위주'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여성 예능은 이벤트 성인 ‘진짜 사나이’이나 ‘정글의 법칙’ 여성 특집 정도에 그치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몇몇 여성 예능인들은 특유의 예능감을 뽐내며 꾸준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성에 의한 여성 주도 예능은 제대로 기획되지 않았습니다.
방송가의 이런 상황 하에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실로 오랜만에 등장한 여성 주도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라미란,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그리고 티파니 등으로 구성된 출연자들이 자신들의 꿈과 목표를 스스로 정하고 이뤄가는 과정을 담아냅니다. 어린 시절에 데뷔했거나 무명 시절을 거치며 못 다 이룬 꿈을 가진 이들 6명의 여자 연예인들은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 계'의 멤버가 되어 동반자이자 조력자로서 함께 진정한 꿈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주제나 미션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그 안에서 여성들의 주체성과 개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그러나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현재 4%대 시청률로 MBC '나 혼자 산다' 등에 밀리며 동시간대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직 5회 정도가 방영되었을 뿐이지만 첫 회 시청률 6.4%를 기록한 바로 전 시간대 ‘어서옵Show와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여성 예능이 아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다소 힘에 부치는 상황임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할 것입니다.
여성 예능인들의 부진은 ‘리얼 버라이어티’ 장르가 강세를 얻으며 뚜렷해졌습니다. 특히 그동안 강세였던 육아 예능이나 쿡방 붐은 여성 예능인의 설 자리를 더욱 빼앗았습니다. 육아나 요리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장르입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여성들의 육아와 요리는 당연한 것이기에 남성들의 육아와 요리는 흥미로운 것으로 여겨집니다. 역설적으로 여성의 강점이 오히려 약점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예능계에서 여성들은 다시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김숙, 박나래, 장도연, 이국주 등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뛰어난 예능감과 독특한 개그 스타일을 가진 여성 예능인으로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캐릭터는 남성 위주 예능 프로그램에서 단발성으로 이용되는데 그치곤 했습니다. 이들의 역량을 펼칠 고정 무대가 한없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등장만으로도 반가운 예능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남성 위주 예능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웃음 포인트가 필요해 보입니다.
출연자들의 꿈 도전기는 흥미롭지만, 큰 웃음을 주기엔 뭔가 부족합니다. 이미 시청자들은 '센' 개그에 익숙해져 있고, 그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기존 예능 프로그램 못잖은 콘셉트와 웃음은 물론, 여성 예능만의 '무언가'가 더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방송 초반인 만큼 반등의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 예능의 부활을 이끌 프로그램이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전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중인 라미란과 가상결혼 프로그램으로 역시 대세 예능인으로 거듭난 김숙, 그리고 ‘센’언니의 대명사격인 레퍼 제시까지 멤버들은 든든하다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예능깨나 했다는 홍진경과 비주얼 담당 민효린에 더해 지난 11일 솔로앨범을 발표한 원탑 걸그룹 ‘소녀시대’ 티파니까지 가세했으니 훌륭한 라인업입니다. 관건은 이들 출연멤버들의 개성을 하나하나 잘 살리면서도 하나의 팀으로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낼 것인가 입니다.
오랜만에 여성 멤버들만의 예능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온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과연 여성 예능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금세 사라지고 마는 작은 이벤트에 그칠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언 듯 한때 큰 인기를 얻었던 ‘여걸식스’를 연상케 하기도 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그만의 매력으로 여성 예능인들의 설 자리를 조금이나마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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