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대세 걸그룹 중 하나인 AOA가 국내 컴백을 목전에 두고 악재를 만났습니다. 그것도 치명적이라 할 수도 있을 대형악재를 말입니다. 지난 12일 방송된 온스타일 예능 ‘채널AOA’에서 멤버 설현과 지민이 역사인식이 결여된 듯한 발언을 함으로서 대중의 공분을 사고 만 것입니다.
AOA는 5월16일 4집 미니앨범 ‘굿 럭(Good Luck)’으로 1년 만에 국내 컴백을 하게 됩니다. 지난달 먼저 앨범발매를 한 일본에선 일간 오리콤 차트 1위를 하는 등 이미 성공적 컴백을 한 상태입니다. 사실 일본 컴백 시에도 다소 과한 듯한 활동의상으로 일부에서 논란이 있었으나 이번 사태(?)와 비교한다면 그저 관심의 일환으로 보이기까지 할 정도로 이번 논란은 그 여파가 큰 상황입니다.
‘채널AOA’ 방송에서 AOA 멤버 설현, 지민은 스피드게임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안창호, 긴또깡(김두환의 일본식 표현)이라고 호명했습니다. 제작진이 “이토 히로부미와 관련 있다”는 힌트를 줬지만, 지민은 “이또 호로모미?”라고 받아쳤습니다. 설현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검색하다가 안중근 의사라는 답을 겨우 찾아냈습니다. 발언 하나하나가 충분히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했습니다. 그저 웃고 넘어가기에 방송 내용은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게다가 녹화방송이었지만, 제작진은 이를 전혀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고 말았습니다. 알려지기론 설현과 지민 두 사람은 뒤늦게 문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제작진측에 편집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철딱서니 없는 제작진은 그걸 또 재밌을거라 생각하고 편집없이 방송에 그냥 내보낸 것입니다. 소속사인 FNC엔터에서 변명을 위한 쉴드(?)를 친 것일수도 있으나 편집없이 방송을 내보낸 '채널 AOA'의 잘못도 분명 있어 보입니다.
결국 설현과 지민 두 사람은 기본적인 역사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돌 그룹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온갖 비난과 지적이 여기저기서 쏟아졌습니다. 설현과 지민은 그 뒤 각자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채널AOA’ 제작진 역시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설현과 지민의 이미지는 처참히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걸그룹 멤버와 역사지식은 별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단 그룹 AOA를 보는 시선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대중은 그들이 기본적인 학교 교육과 별개로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신중하지 않았던 모습, 올바르지 않은 역사관으로 실망감을 안겼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번 국내 컴백을 앞두고 AOA의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이었습니다. AOA는 작정하고 건강한 섹시미를 준비했습니다. 여름 더위를 날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자신했습니다. 한참 관심을 모으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컴백을 향한 스포트라이트에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때 아닌 역사지식 논란에 휘말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AOA는 지금 데뷔 후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논란의 여파 속에 설현과 지민 두 사람의 사과하는 모습은 다행스럽게 여겨집니다. 설현과 지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무지야말로 가장 큰 잘못임을 배웠다. 앞으로 연예인으로서 아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역사관을 가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글을 올려 사과했습니다.
사실 사과문을 낸 이후 이 같은 논란을 몰랐던 사람들까지 알게 됐습니다. 더욱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은 물론 대중의 날이 선 비난과 ‘악플’이 계속해서 쏟아졌습니다.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몰랐을 두 사람도 아닙니다. 하지만 국내 컴백을 목전에 두고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민족입니다. 비록 그 오랜 시간이 모두 영광스러웠던 것만은 아니지만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사랑합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선 영광스런 시간보단 안타까운 시간들이 더 길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만약 이번 논란의 발단이었던 문제의 사진속 인물이 안중근 의사가 아닌 실제 지민이 거론한 긴또깡 (김두한)’이었다면 논란이 이정도로 크진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안중근이 누구입니까? 시간대를 일제강점기와 항일 운동기간으로 한정한다면 임시정부 김구주석과 함께 가장 큰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심지어 일본내에서도 그 분을 존경하다는 이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논란의 파장이 크고 컴백을 앞둔 AOA로선 치명적인 것입니다.
사실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처음 대했을 그 순간엔 설현과 지민이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였습니다. 이 후 이어진 ‘긴또깡’이나 ‘이또 호로모미’라는 발언은 예능프로에서 웃기고자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내뱉은 말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예능소재로 가볍게 사용하기엔 안중근이란 이름 석자가 우리역사에서 차지하는 무게가 너무 무거움을 간과한 결과입니다. 세삼 미디어 등에서 지적하는 대로 현재 아이돌들의 역사인식이나 교육문제까지 거론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잘나갈 때 조심하지 못한 그들의 행동이 많이 아쉽고 방송에서 가벼운 언행을 하더라도 건드려선 안 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이번 논란으로 그들뿐만 아니라 방송인 모두가 인지했으면 합니다.
설현과 지민 두 사람에 대한 비난과 질타가 난무하는 가운데 일부에선 ‘그 만큼 깠으면 그만 해라’는 등의 반응도 없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AOA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에 오히려 쓴 소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처럼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모쪼록 이번 논란으로 설현과 지민 두 사람은 충분히 반성하고 앞으로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그룹 AOA 역시 더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여론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AOA의 컴백을 강행하는 FNC 엔터테인먼트도 자신들의 무리한 결정을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듣기론 해외 투자 자본 유치문제가 있다더군요). 마지막으로 '채널AOA' 제작진 같은 방송가와 연예계의 수많은 '무뇌'들 역시 이번 논란을 그저 강건너 불보듯 하지말고 늦기전에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하는 부질없는 바램 역시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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