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혜리 유이 바로 등 브라운관을 누비는 연기돌 스타들

Chris7 2016. 4. 26. 07:36

남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연기 활동이 잦아지면서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생긴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브라운관에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팬들 입장에선 음악 무대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실력 있는 배우 지망생 사이에선 설 자리를 점점 잃고 있어 '캐스팅되는 게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돌의 연기자 변신은 양날의 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됨에 따라 '연기돌'에 대한 평가도 초반엔 항상 냉정한 쪽으로 쏠리는게 일반적입니다.





지난해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여주인공 덕선 역으로 발탁된 걸스데이 혜리도 캐스팅 소식 때부터 비난의 화살을 직접적으로 맞닥뜨리며 심적인 고통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논란을 타파하는 데는 본 방송 1회면 충분했지만, 어찌 됐건 캐스팅되고 첫 방송되기까지 수개월 동안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시 '응팔' 1회에서 선보인 혜리의 눈물 연기는 대중의 우려를 싹 씻겨냈고, 드라마 마지막에는 당당히 '연기돌'이란 수식어를 얻어내기까지 했습니다. 혜리의 동료들도 드라마 종영 직후 연기력 논란을 극복해낸 혜리의 긍정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는 혜리뿐 만이 아닙니다. 최근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 강혜수 역으로 '연기돌'로 성장한 걸그룹 애프터스쿨 유이 역시 방송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심적으로 큰 데미지를 입었으나, 눈물 연기, 머리카락 자르는 신 등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이를 잠재웠습니다. 유이의 연기력은 회를 거듭할수록 긍정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제는 유이의 연기력에 고개를 끄덕이며 극중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이가 꼭 살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을 통해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B1A4 멤버 바로 또한 그렇습니다. 바로는 SBS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에서 지적장애인 역을 맡은 바 있습니다. 그는 아이돌이라 연기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적장애인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어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케이블TV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의과대학 학생 빙그레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배우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는 평까지 받았습니다.





혜리와 유이 그리고 바로의 경우 자신들의 실제 모습과 잘 맞는 극 캐릭터를 만난점도 호평을 얻는 데 한몫했으나, 이 들은 연기를 잘했고,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며 시청률 상승에 일조한 것도 사실입니다.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들에 있어 연기력 논란은 그들이 짊어져야할 어쩔 수 없는 부담이고 이를 극복하는 데엔 진실성 있는 연기만한 것이 없다는 것 또한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혜리의 경우처럼 ‘연기돌’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드라마 속 캐릭터를 만나 큰 성공을 거두었더라도 그 후 출연하게 되는 다음 작품이 중요합니다. 혜리는 ‘100억 소녀’라는 세간의 큰 주목을 받으며 지난 20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딴따라’에 출연했으나 다소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속 ‘그린’이라는 캐릭터가 이름만 달라진 ‘응팔’의‘덕선’에 그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개인적으로 혜리는 ‘응팔’ 출연당시부터 그의 연기에 대해 다소 우려스런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덕선’이라는 캐릭터 외에 또 다른 모습을 ‘응팔’외 드라마 속에서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입니다. 비록 ‘딴따라’가 이제 겨우 2회가 진행된 상태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긴 하나 향후에도 그의 연기가 불안해 보일 것 같은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유이와 바로의 연기는 비교적 안정되어가고 있다 하겠습니다. 특히 유이의 경우 지난 2011년 방송된 ‘옥작교 형제들’에서부터 멜로연기에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았던 터였습니다.


단순히 실력 있는 아이돌들의 등장이라는 요소 외에 방송사와 연예기획사간의 보이지 않는 커넥션이 갈수록 끈끈해지는 것이 연예계의 현실이고 보면 향후에도 아이돌들의 연기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입니다. 이들이 기존에 존재하는 선입견을 극복하고 ‘연기돌’을 넘어 진정한 연기자로 자리매김하는 데엔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열정을 보여주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