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진짜 사나이’ 중년특집, 교육대 조교로 인한 논란

Chris7 2016. 4. 18. 12:14

17일 방송된 MBC 일밤의 ‘진짜 사나이’의 중년 특집이 12%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전했습니다. 이런저런 논란이 많았던 여군특집으로 다 죽어가던 ‘진짜 사나이’를 중년특집이 겨우 기사회생 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기사들이 표현한 것과 같이 부활이나 성공적이라기 보단 겨우 죽어가던 숨을 살려놓은 것에 그쳤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17일 방송에선 전통의 ‘백마부대’에 도전한 평균 46.7세의 중년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진짜 사나이’에서는 생활관에 입소하고 훈련을 받기 시작하는 중년들의 좌충우돌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이동준·조민기·윤정수·석주일·김민교·미노·배수빈 등 멤버들은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허당 모습을 보여주며 “7명이 출연했는데 구명이 7명”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한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못한 곳에서 암초에 걸려 논란이 일고 말았습니다. 바로 내무반장으로 나선 나이어린 조교의 다소 과한듯 한 언행으로 말입니다.





이동준을 비롯한 출연자들은 소지품검사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조교의 지적에 혼쭐이 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배와 사탕 그리고 약품 등의 소지품 때문에 이동준와 윤정수 등이 조교 앞으로 불려가 야단을 맞았습니다. 문제는 이런 모습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한 것입니다. 저 역시 지난 10일 중년특집 첫 방송에서 나이 많은 아제들을 잡는 어린 조교의 등장에 눈길이 갔습니다. 처음엔 ‘제대로 군기를 잡을 모양이네!’라며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았으나 조금씩 시간이 지난수록 ‘좀 과한데’라는 생각으로 바뀌더군요. 짐작컨대, 제작진은 방송 기획상에서 출연자들이 나이 많은 아저씨들이니 오히려 나이 어린 조교가 강하게 군기를 잡는 모습이 재밌을 것이라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조교는 자신의 실제 뜻과는 일정부분 상이하게 강성이미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론 그러한 기획상 의도가 이번에도 어긋나 버린 모양새입니다.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들의 절대 갑은 중대장이나 교관이 아닌 그들과 가장 많이 부대끼는 내무반장 조교입니다. 그러한 조교가 훈련병들을 강하게 군기 잡는 모습은 사실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진짜 사나이’가 실제 군대도 아니고 어디까지나 군대체험기 수준의 예능 프로그램이고 보면 굳이 조교가 자신의 아버지 벌인 출연자들에게 반말까지 섞인 지적질을 그리 해야 하느냐라는 것이 반감의 요지입니다. 실제 방송 게시판에선 이와 관련한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무리 일부의 지적대로 요즘 젊은이들이 과거와 비교해 버릇이 없다하더라도 상대는 서너 살 많은 것도 아닌 말 그대로 아버지뻘 혹은 아주 큰 형뻘인 연장자 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연예인입니다. 실제론 저런 상황이 연출되지 않습니다. 길진않았지만 신교대 조교생활을 겪어본 제 경험으론 그렇습니다. 싸가지 없어 보이는 조교는 분명 사전에 제작진이 설정해놓은 캐릭터에 맞춰 오버(?)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이번에도 제작진의 다소 모자란 기획력이 문제의 발단이 된 것입니다. 단 여기서 주지해야할 점은 일반적인 경우라면 신교대에서 훈련병을 대하는 조교의 태도는 방송에서보다 훨씬 강압적이고 불쾌하다는 것. 즉 ‘중년특집’에선 일면 버릇 없어 보이는 조교이지만 그마저도 실제와 비교해선 상당히 순화된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진짜 사나이’입니다. 아마도 그 근본원인은 우리나라가 ‘모병제’가 아닌 세계에서 몇몇 국가에 한정된 ‘징병제’ 국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대다수 남성들이 군 경험을 했거나 향후 할 계획인지라 ‘진짜 사나이’를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으로만 보질 못하고 끊임없이 사실성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 많은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유독 ‘진짜 사나이’에 한정해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습니다. ‘중년특집’은 촬영을 ‘여군특집’이전에 이미 마친 상태라 이런저런 논란에 대처할 방법은 편집밖에 없습니다. 하긴 여군이든 중년이든 촬영종료 후 방송은 매한가지이긴 합니다만...


‘진짜 사나이’는 태생적으로 무엇을 하든, 어디선가 누군가에 의해 논란이 제기될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국민들이 직·간적으로 군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논란의 강도가 어느 정도이냐 입니다.


향후에도 버릇없는 조교로 인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결국 또다시 일정부분 편집의 가위질이 들어갈 텐데, 과연 큰 흐름의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방송이 진행될지 의문입니다. 짐작컨대, 문제의 그 조교가 만약 훈련병 아저씨들을 역으로 너무 편하게 대했더라도 논란이 일었을 것입니다. 즉 중년특집은 처음부터 너무 과해도 너무 덜해도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다분했다는 말이 됩니다. 제작진으로선 그 가운데 가느다란 중용의 선을 찾아내야만 했습니다.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여성들의 출산과 더불어 대한민국 남자들의 성역과도 같은 군대이야기를 감히 겁도 없이 예능 소재로 삼은 오만(?)한 MBC와 ‘진사’제작진이 프로그램 종영 때까지 짊어지고 가야할 부담이자 의무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