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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4.13 총선 속 명암 엇갈리는 대선잠룡들

Chris7 2016. 4. 5. 20:00

대망의 4·13 총선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총선의 결과가 누구보다 중요한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내년 대선을 바라보는 여야 대선 잠룡들입니다. 현재 대선지지율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더민주당 전 대표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대권 빅3로 불리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현재 침거중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그리고 안희정 충남 지사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총선 정국을 헤쳐 나가는 이들 여야 대선잠룡들의 중간 성적표를 들여다봤습니다.





‘30시간의 남자’ ‘무(기력한)대(표)’ 공천 정국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얻은 불명예스러운 별명입니다. 다수의 정치 전문가는 공천 과정에서 가장 점수를 잃은 잠룡으로 그를 지목합니다.


정치력과 뚝심 등 ‘김무성 정치’의 장점 대신 ‘디테일 부족’ 등 단점만 연일 부각되고 있습니다. ‘30시간의 남자’란 김 대표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축출, 살생부 파문 등 특정 사안을 두고 친박계와 각을 세우다가도 30시간 안에 뒤로 물러섰다는 의미입니다. “전략공천을 하려면 날 죽이고 하라”던 결기는 사라졌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전략공천 드라이브를 막지 못했습니다.


한국대통령학연구소 부소장인 임동욱 한국교통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 대표는 공감을 이끌어내고 타협하는 정치를 할 줄 안다”면서 이런 성향이 친박계의 ‘벼랑 끝 전술’에는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천위와 최고위원의 다수를 친박계가 차지하도록 내버려 두는 등 약한 디테일이 고립을 자초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한구 위원장의 독주에 줄곧 침묵을 지키다 김학용·김성태·이군현·박민식·권성동 의원 등 측근들이 살아남은 뒤에야 공천위의 결정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선 ‘자신의 잇속만 챙긴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옵니다. 정치 분석가 중엔 “이전엔 여권 내 독보적인 대권주자였는데 총선 후엔 그저 서너 손가락 안에 드는 후보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정치 싱크탱크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는 혹평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권에선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공천 파동속 대표적 수혜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매를 미리 맞고 당의 전권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넘긴 뒤에는 손해 본 것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더민주 공천에서 친노계 좌장 격인 이해찬 의원을 비롯해 문희상·유인태·신계륜·노영민 의원 등 친노 중진은 대거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김태년·전해철·홍영표·윤호중·박남춘 의원 등 친문재인계들은 살아남았습니다. 친문재인 성향 원외 인사인 김경수(김해을)·최인호(부산 사하갑)·정태호(서울 관악을) 후보와 양향자(광주 서을)·김병관(성남 분당갑)·조응천(남양주갑) 후보 등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도 공천을 많이 받았습니다. ‘더민주가 친노당에서 친문당으로 리모델링했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 파다한 이유입니다.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접은 뒤 여론조사 지지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존재감 유지가 어렵다는 점과 과연 부산 지역에서 선전 할 수 있을지가 고민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의 야권통합론에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의원이 동조하면서 궁지에 몰렸지만 반대론을 굽히지 않으며 결국 두 사람의 백기투항을 받아냈습니다. 정호준·부좌현 의원의 입당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도 성공했습니다. 20대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란 게 중론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직접 출마한 서울 노원병 지역구 선거에서 수성에 성공할지, 수도권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아낼지에 따라 자칫 정치적 위기로 몰릴 수 있습니다. 또 집중적으로 공을 들여온 호남에서 더민주에 밀릴 경우에도 공천 책임론 등에 시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잠재 후보군 중에서 총선 결과에 따라 가장 부침의 폭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야권 지지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에겐 이번 총선정국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수족이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박 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임종석(서울 은평을) 전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민병덕(안양 동안갑) 변호사, 권오중(서울 서대문을) 전 시장 비서실장, 강희용(서울 동작을) 전 서울시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서울 노원갑 경선을 준비 중이던 오성규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경선 포기를 선언했고 서울 도봉을의 천준호 전 시장 비서실장은 오기형 변호사가 전략공천되면서 탈락했습니다. 서울 성북을의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총선을 통해 당내 입지를 단단히 하려던 박 시장의 구상도 헝클어졌습니다. 한 당내 인사는 “뼈대를 만들어 놓고 대선까지 살을 붙여나가야 하는데 뼈대를 세우기도 어렵게 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컨설팅 업체 ‘민’의 박성민 대표는 “당내에 조직적 기반을 갖추기는 어렵게 됐지만 어차피 서울시장 신분이라 대선에 출마한다면 당의 부름을 받는 상황일 것이기 때문에 유불리를 속단하긴 이르다”고 했습니다. 더민주 내에선 “공천에 불만을 가진 박 시장이 김종인 대표에게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둘 사이가 험악해졌다”는 얘기도 돌고 있는 상태입니다. 김 대표가 단순한 ‘바지 사장’이 아니라 총선 뒤에도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박 시장에겐 대권가도의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측근인 이남재 전 대표비서실 부실장과 김유정 전 의원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겐 아쉬운 소식이 많았습니다. 반면 박수현·김윤덕 의원과 원외 측근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은 안희정 충남지사 측의 표정은 밝습니다. 지지율면에선 여전히 1위를 달리곤 있으나 계속 애매한 포지션을 유지중인 ‘링 밖의 최강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총선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그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임동욱 교수는 “반 총장이 대권에 뜻이 있다면 총선이 끝나자마자 가시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애매한 자세를 유지중인 반기문 총장을 제외하고 현재 지지율면에선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이들 빅3가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여론조사에선 새누리당의 오세훈 전 시장이 김무성 대표를 제치고 여권1위, 문재인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전체 2위에 오르는 등 총선정국을 거치며 변화의 조짐이 이미 일고 있기도 합니다. 앞서 포스팅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대선 잠룡 신 3인방으로 불리우는 오세훈 유승민 김부겸 이들 3인이 1차 관문인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내년으로 다가온 대선레이스에서 여야 각 진영의 셈법이 복잡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더민주의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에서 당선만 된다면 일거에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진보진영의 대선 필승전략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로 김부겸 전 의원이 더민주내 비주류측을 중심으로 부각된다면 현재 호남권에서 '반문'정서로 고민중인 문재인 전 대표를 대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권에선 오세훈 전 시장이 만약 현역인 정세균 의원을 꺾고 당선된 후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다면 차후 당내 대선레이스에서 김무성 대표를 충분히 위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대선 잠룡들에겐 이번 총선이 자신들의 향후 대권가도에 절대적 영향을 앞으로 미칠 것입니다. 며칠 후 벌어질 정치권의 한판 드라마가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