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

미 대선 풍향계 위스콘신 경선, 크루즈 샌더스 승리

Chris7 2016. 4. 6. 11:18

이례적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미 대선레이스에서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서부의 위스콘신 프라이머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4월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실시된 예비선거에서 공화ㆍ민주 양당의 2위권 후보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승리한 것으로 잠정 집계 되었습니다.





이날 투표 직후 나온 CNN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들 2위권 주자들은 선두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반격의 실마리를 잡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출구조사 결과 공화당의 크루즈 의원은 47%를 득표, 36%에 그친 트럼프를 물리쳤습니다. 결과대로라면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42명 대의원도 모두 가져가게 됩니다. 민주당의 샌더스 의원도 출구조사에서 55%을 기록, 44%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서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실제결과도 25%가 개표된 오후 10시(현지시간)까지 공화당의 크루즈 의원은 53.0%를 득표했고, 트럼프는 30.0%의 득표율로 2위에 그쳤으며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13.1%의 득표율로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의 샌더스 의원역시 53%를 득표해 46%를 득표한 클린턴 전 장관에 승리했습니다.


이번 예비선거에는 공화당 42명, 민주당 86명의 대의원이 각각 걸려있습니다. 대의원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위스콘신 예비선거는 미 언론과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 속에 진행됐습니다. 위스콘신 예비선거는 아직도 두 달 정도를 남긴 미 대선 경선 레이스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관전 포인트는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각각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따라잡고 역전의 불씨를 살려나갈 것인가에 쏠렸습니다.


특히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의 지지층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경선에 관심이 집중됐었습니다. 위스콘신 예비선거 이전까지 트럼프는 740명의 대의원을 확보, 474명을 확보한 크루즈 의원을 여유 있게 앞섰습니다. 그러나 낙태여성 처벌 주장 등 잇따른 실언으로 트럼프가 지지층이 흔들리는 사이 크루즈는 무섭게 상승세를 탔습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도 크루즈는 이미 트럼프보다 10%포인트 정도 앞서 나갔습니다.


위기를 느낀 트럼프는 이날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그는 자신의 전매특허인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공약을 다시 꺼내들며 국면 전환을 위해 애를 썼습니다. 아내 멜라니아도 지원유세에 투입했습니다. 낙태 여성 처벌론에 대한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추락하는 지지율을 돌려세우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제 트럼프가 대의원 과반수(1237명) 획득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7월 공화당 전당대회는 현장 결선투표로 최종 후보가 정해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에서도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좀처럼 샌더스 의원의 추격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최근 치러진 7개경선 지역에서 워싱턴 주 등 6곳에서 승리하는 등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유세를 통해 "위스콘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민주당 경선은 물론 백악관에도 입성할 수 있다"며 추격 의지를 보였습니다.


크루즈와 샌더스의 승리로 끝나게 된 미국 대선 위스콘신 주 경선은 대의원 수는 많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대선 주자들의 마음을 유난히 졸이는 경선입니다. 바로 위스콘신 주가 과거 대선에서 무려 13번 연속으로 대통령 당선자를 정확히 집어낸 '족집게' 주이기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 같은 대형주의 5분의 1도 안 되는 대의원 수지만, 주자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하게 되는 경선입니다. 위스콘신 주의 '족집게' 같은 과거 경선 결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1964년부터 지난 대선까지 13차례 연속, 위스콘신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습니다. 다시 말해 위스콘신 경선에서 이기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경우는 52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위스콘신 주가 또 한 번의 대통령 당선자를 골라낼지, 아니면 13번으로 ‘족집게’ 기록이 끝날지 이번 미 대선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