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사의를 표명하고 내년 4월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정 장관은 이날 출마 지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본인의 고향인 경북 경주가 아니라 대구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청와대와 여권 주류인 새누리당 친박계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을 겨냥해 표적 공천에 나설 것이란 이른바 '대구 물갈이설'이 다시 부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국회법 파동 당시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 등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국민들께서 심판해 달라"고 했었습니다. 이후 ‘대구 물갈이설’이 급격히 회자됐고, 박 대통령이 지난 9월 대구 지역 의원들을 한 명도 대동하지 않은 채 대구를 방문하면서 기정사실이 되는 듯했습니다. 대구 출신인 신동철 청와대 정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추석 직후 청와대가 출마가 거론되던 일부 참모의 거취를 '불출마'로 정리하면서 물갈이설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했습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전략 공천을 할 의사도 없고, 총선 공천에 개입할 뜻도 없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 장관이 이날 대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대통령의 '대구 물갈이' 구상이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 것입니다. 정 장관 사임이 본인 결단만으로 이루어졌을 리 없기 때문입니다. 정 장관은 지난주까지도 기자들에게 "출마할지 말지는 대통령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도 이날 유승민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의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TK (대구·경북)에서 물갈이를 해서 '필승 공천' 전략으로 가야 한다. 안 그러면 수도권 민심에까지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권 관계자는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4선 의원으로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수밖에 없다"며 "친박계와 각을 세워온 유 의원이 그렇게 돌아오는 것은 친박계 입장에선 나쁜 그림"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식이 됐든 대구의 20대 총선 공천·본선 과정에서 친박계 후보와 유 의원과 가까운 대구 지역 현역 의원들 간 결전이 벌어질 상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유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친유승민계에 대한) 물갈이가 현실화하면 진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습니다.
한편 사의를 표명한 정 장관은 대구 동갑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 옆 지역구이자 유 의원과 친한 류성걸(초선) 의원 지역입니다. 세 사람은 대구 경북고 동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출마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이 전 구청장은 이날 신문사와의 통화에서 "정 장관이 대구 동갑에 출마한다면 나로서는 대구 동을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합니다. 지난달 11일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가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구청장은 유 의원과 오차범위 이내인 4%포인트 뒤졌었습니다.
대구에는 이 밖에도 친박계 후보와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현역 의원' 간 대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많은 상황입니다. 북구갑에서는 친박계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표밭을 다지고 있습니다. 북갑은 유승민 의원 측근으로 통했던 권은희 의원 지역구 입니다. 유 의원 최측근으로 통했던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인 중·남구에도 친박계 후보가 곧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얘기가 있습니다. 친박 핵심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친한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이인선 전 경북 정무부지사도 친박계 후보를 자임하며 출사표를 던질 태세입니다. 그리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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