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중국 선전증시에서 칭화홀딩스 계열 반도체 업체인 퉁팡궈신의 주가는 10%나 치솟았습니다. 퉁팡궈신은 전날 800억위안(약 14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공시했던 회사 입니다. 통상 유상증자는 물량 부담 탓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퉁팡궈신의 주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셈입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물량 부담 대신 자금의 사용처인 메모리 반도체 공장과 대만의 반도체 후공정 기업 파워텍 지분인수에 주목한 것입니다.
중국이 첨단산업 굴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습니다. 특히 갈수록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한국이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디스플레이도 오는 2018년이면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할 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정부의 첫 5개년 경제 청사진인 '제13차 5개년계획(13·5계획)'에 미래기술 개발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예고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개발(R&D) 투자계획은 시진핑 정부가 과감한 R&D 투자로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후안강 칭화대 국정연구센터 주임은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적인 '혁신대국'으로 변신을 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와 산업은 성장의 속도보다는 품질과 효율을 추구하는 모델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미 제조업 로드맵인 '중국 제조 2025'에서 10년간 제조업의 디지털·네트워크·스마트화를 통해 핵심기술을 장악, 제조 강국 대열 진입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이를 기초로 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독일과 일본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제조 강국에 진입한다는 야심을 드러냈습니다. 청사진에서 한국을 아예 경쟁 대상에 올리지도 않았을 정도 입니다.
시진핑 정부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R&D 투자로 삼고 이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성장률에 목을 매던 발전 패러다임도 버렸습니다. 희생이 따르더라도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겠다는 전략으로 급선회한 것입니다.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는 과감한 R&D 투자가 있습니다. R&D 투자의 대원칙은 자체기술 개발과 상용화 입니다. 10대 핵심산업 선정 과정에서도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단순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M&A) 대신 자체기술 확보에 우선순위를 뒀습니다.
특히 차세대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반도체 핵심 칩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현재 중국은 반도체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이동통신, 로봇, 항공산업, 전력, 신소재, 바이오 등 지금까지 몇몇 기술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첨단 분야에 대규모 R&D 투자를 집중할 방침입니다.
다만 이 같은 거창한 R&D 투자계획에 해묵은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맥킨지는 "중국이 지난 2013년 82만5,000개가 넘는 특허를 신청하며 미국의 57만개를 앞질렀지만 이것이 성공한 R&D 투자의 결과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허 중 상당수가 해외 제품 및 지적재산권(IP)을 모방한 사례라는 것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의 과학 분야는 거짓과 표절 스캔들에 휩싸여 있다"고도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중국학자들이 제출한 64개의 논문이 올해 학술지 발행기관인 독일 기관에 의해 거짓으로 판명되며 철회됐고 영국의 바이오메드센트럴도 43개의 중국학자 논문을 철회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누리당 유승민계 대구 현역의원 물갈이론 재확산 (0) | 2015.11.11 |
---|---|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의 야당 단독 집권! 민주화 눈 앞 (0) | 2015.11.10 |
가난을 딛고 미 연방 하원의장 된 공화당의 ’40대 기수’ 폴 라이언 (0) | 2015.10.31 |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의 대선 플랜 (0) | 2015.10.27 |
진보진영의 양대 세력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 (0) | 2015.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