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

진보진영의 양대 세력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

Chris7 2015. 10. 26. 13:30

현재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 양진영간 갈등이 세대간, 계층간 갈등과 함께 중요 이슈중 하나가 된지 오래입니다. 특히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다시 한 번 보수. 진보간 첨예한 진영 대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정치의 양대 진보세력인 NL과 PD 두 그룹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NL(National Liberty, 민족해방)과 PD(People's Democratic, 민중민주)

 

 

이 두 이론은 80년대 후반에 대두된 사회변혁운동이론들입니다. 본래는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NLPDR:National Liberation People's Democratic Revolution )이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NLPDR의 주요 내용은 민족해방이란 측면과 민중민주주의란 측면을 같이 담고 있는데요, 전자에 비중을 둔 이론이 NL 후자에 비중을 둔 이론이 PD라 할 수 있습니다. NL계열은 반미반제(反美反帝)를 우선적인 투쟁과제로 주장한 반면에, PD계열은 파쇼타도를 우선적인 과제로 주장하였습니다. 80년대 후반 한국사회는 계급문제보다는 민족문제가 더 공감대를 얻으면서, NL이 주류를 형성하게 됩니다. 민족해방은 또한 '민족통일'을 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북한과 관련된 돌출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때 그들을 '주사파'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NL파는 북한의 주체사상 추종 여부에 따라 ‘NL주사파(다수파)’와 ‘NL비(非)주사파(소수파)’로 분류됩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NL주사파와 NL비주사파 모두 북한 문제에 있어 '친북적' 또는 '북한 추종'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NL파는 기본적으로 남한 사회의 모순을 제국주의 미국(美國) 대(對) 민중의 대립관계로 보고 모든 투쟁에서 항상 반미(反美)자주화를 기본적 투쟁으로 설정했습니다. 옛 통진당, 한국진보연대 등이 대표적 NL세력입니다.

 

 

NL파는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 혁명과 관련해 제국주의 미국으로 부터 해방되는 민족해방 혁명과 계급해방을 달성하는 민중민주주의 혁명이 독자적이며 통일적 유기체를 이룬다고 봅니다. 또한 NL파는 혁명의 달성을 위해 반미자주화 및 반파쇼민주화, 그리고 제국주의(미국 등 자유진영 국가)와 연계된 자본가 세력을 타도해 남북한의 통일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PD파는 이념적으로 정통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사회-철학적 전통을 중시하며 운동권 내에서는 이른바 ‘평등파’로 불리기도 합니다. PD파는 남한 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 자본주의’로 규정하고, 사회 변혁 방법으로 민중민주주의 혁명론을 따릅니다. 또한 PD파는 민족 모순을 남한 사회의 주요 모순으로 파악하는 민족 해방 계열(NL계)에 반해, 민족 모순이 아닌 ‘계급 모순’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PD파는 단일 지도 이념에 따라 통일된 조직(연대-연합체)을 형성하고 있는 ‘NL주사파 및 NL비(非)주사파’와 다르게 단일 정파로 존재하지 않고 있으며, 몇 개의 정파가 독립적으로 형성되어 조직적으로 분화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현재 정의당이 대표적 PD세력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남한 혁명운동의 실천영역에서는 NL파가 확고한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고,

사회주의 이론을 연구·토론하는 영역에서는 PD파가 상대적으로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 민주노동당이 분당과 합당 그리고 다시 분당사태를 겪으면 현재의 정의당과 해산된 통진당으로 갈라진 것도 근본 원인은 이 두 계파의 오랜 반목과 당내에서의 주도권 싸움에 기인했다고 봅니다.

 

 

어찌 보면 한국 내 유일한 정책정당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민노당이 물론 상황이 같지는 않지만, 과거 한나라당내 친이, 친박계의 반목과 지금의 새누리당내 친박 비박 같은 상황을 연출하며 분당 되었다는 것이 제도권 정치로 편입되면서 그들 역시 어쩔 수 없는 현실 정치인이 되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해 졌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