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아는 ‘미스터트롯’은 모두 잊어라. 트로트만 남기고 모두 바꿨다. 완전히 새로운 미스터 탄생.” 첫 방송 이전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었던 ‘미스터트롯3’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난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조선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3’는 이전 시리즈와 다르게 나이 제한 조건을 없애고 새로이 오비부(Old Boy)를 신설했습니다. 그동안 나이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던 참가자들은 울분(?)과 끼를 아낌없이 방출했다고 전해집니다. 전 시즌 최연소인 8세 참가자부터 최연장자 74세 참가자까지, 그 어느 때보다 폭넓은 나이대의 참가자들이 뽐내는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마스터 오디션 심사 방식’도 확 달라졌습니다. 마스터 오디션은 참가자가 마스터들로부터 받은 하트 개수에 따라 본선 라운드 진출이 결정되는 첫 예선입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국민 마스터’(장윤정, 김연자, 진성, 이경규, 주영훈, 소이현, 붐, 시우민, 이은지)와 ‘선배 마스터’(장민호, 영탁, 김희재, 이찬원, 정동원, 나상도, 안성훈, 박지현, 진욱, 박성온) 군단으로 나뉘어, 한쪽 마스터 군단에게 ‘올하트’를 받아도 다른 마스터 군단에게 과반의 하트를 받지 못한다면 즉시 탈락이 됩니다. ‘미스터트롯3’ 제작진은 “높아진 시청자의 기대치에 맞춰 마스터 오디션의 수준을 높이고 혹시나 있을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마스터 군단의 팽팽한 의견 대립 또한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습니다. 전 시즌을 마스터로 참여한 장윤정은 ‘미스터트롯3’ 제작발표회에서 “지난 5년간 심사하면서 나도 모르게 방송이나 외적인 것들까지 생각하면서 심사했던 것 같다. 선배 마스터 군단의 활약이 대단하다. ‘아 맞다. 심사는 이렇게 하는 것이지’라는 초심을 갖게 하는 시즌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스터트롯 2’ 우승자이자 선배 마스터인 안성훈은 “늘 떨리는 마음으로 심사한다. 심사한다기보다 이전 기수 선배로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참가자들을 바라본다. 참가자들이 우리를 보면서 긴장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붐은 “안성훈 씨가 가장 냉철하다. 바로 윗 기수가 제일 무서운 법”이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예능 대부이자 자타공인 ‘트로트 마니아’ 이경규는 처음으로 ‘미스터트롯’ 마스터에 합류했습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경규는 새벽까지 진행된 녹화에도 지친 기색 없이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이경규는 “생각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TV로 듣는 것과 현장에서 듣는 건 차이가 있더라. 현장이 더욱 감동적”이라며 첫 녹화 소감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처음부터 봐야 재밌다. 미니시리즈 드라마도 4부부터 보면 끊긴다. 축구든 야구든 자기가 좋아하는 구단이 있으면 더 재밌듯 ‘미스터트롯 3’도 응원하는 사람을 정해놓고 계속 봐야 한다”면서 ‘본방 사수’를 당부했습니다.
MC 자리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모든 시리즈를 함께해온 김성주가 다시 한 번 맡았습니다. 김성주는 안정감 있는 진행 실력과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는 순발력으로 ‘오디션 진행의 살아 있는 교과서’로 통합니다. 그는 “새로운 트로트 스타 탄생의 현장에 이번에도 진행자로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며 “참가자들이 무대 위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청자분들이 쫄깃하게 경연을 즐기실 수 있도록 그동안의 노하우를 잘 살려서 열심히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2월 19일 방송을 시작한 ‘미스터트롯3’는 시청률 1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해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종편·케이블 포함 전 채널 1위에 올랐습니다. 2회에서는 15.1%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 모습입니다. 지난 시즌2가 첫회부터 20%의 시청률을 넘겼던 것에 비하면 하락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시청률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송 2회만 에 예상 못한 암초를 만난 듯합니다. 참가자들이 주목받아야 하는데, 심사를 맡은 마스터들에게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 역시 새로운 얼굴보다 현역 스타인 이들만 화제를 모으는 상황입니다. 여전히 화제성을 내고 있고, 시청률도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신선함을 얻는데는 실패했다는 평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2회까지 방송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출연자는 찾기 힘들다는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미 얼굴이 알려진, 타장르부로 출연한 가수들이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2회에서 ‘가면남 은하늘’의 정체가 28년차 배우이자 가수 이지훈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가늘고 길게 가기 위해, 또 최근에 아빠가 돼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는 이지훈에게 트롯에 대한 진정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지훈의 무대에 마스터들은 올하트를 보넀고, 진성은 "트롯계 새로운 다크호스가 태어났다"라고 극찬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타장르부 ‘천록담’은 가수 이정이었습니다. 신장암으로 투병했던 이정은 "인생에서 소중한 게 무엇인지, 매사에 감사하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그래서 용기내 참가했다"고 밝혔고, 이경규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 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더욱이 두 개의 마스터 집단 평가라는 새로운 '룰'은 골수 팬덤의 경쟁만 불러 일으켰습니다. '미스터트롯3' 첫 예선 무대는, 마스터들이 두 집단으로 나뉘어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되었듯이 한쪽 마스터 집단에서 과반수 이상을 얻지 못하면, 다른 한쪽 마스터 군단에서 올하트를 받아도 즉시 탈락하는 방식입니다. 마스터는 선배 마스터 군단과 국민 마스터 군단으로 나뉘었는데, 10인의 선배 마스터 중 5명이 '미스터트롯1' TOP7 출신입니다. 또 국민 마스터에는 이경규가 새 심사위원으로 나섰습니다.
문제는 팬덤이 단단한 '미스터트롯1' TOP7 출연자가 마스터로 몰린 탓에 시즌3 참가자보다 마스터를 향한 관심과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미스터트롯3' 공식홈페이지 게시판과 실시간 톡방에는 이찬원, 영탁, 김희재 등 마스터들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팬덤끼리 본인의 가수를 옹호하기도, 타 가수를 험담하기도 합니다. 게시판에는 이찬원이 말이 너무 많다, 산만하다 등의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팬덤 경쟁은 이찬원이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후로 더욱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는 결국 새로운 트롯 보석을 찾고자 하는 프로그램 기획에 재를 뿌리는 셈이 됐습니다.
팬덤이 확실한 스타들을 모아놨으니 시청률은 보장되겠지만, 참가자가 마스터에 가려진 현실은 결코 '미스터트롯3' 프로그램에 득이 될 수 없습니다. 익숙한 얼굴들만 쏟아지고, 새로운 팬덤 유입은 쉽지 않은 트롯 시장에서 '미스터트롯3'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세 번째 트로트 황제를 찾기 위한 여정은 이제 출발입니다. ‘미스터트롯 3’ ‘진’에게는 우승 상금 3억 원이, 상위 입상자들에게는 일본 진출의 특전이 주어집니다. 임영웅과 안성훈의 뒤를 잇는 우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지... 초반 불거진 논란을 이겨내고 새로운 스타 탄생을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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