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와 소속사 간의 법정 다툼에 소속사 손을 들어줬습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박범석)는 피프티 피프티(새나, 키나, 아란, 시오) 네 멤버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을 기각했습니다. 앞서 멤버들은 지난 6월 19일 정산자료 제공 의무와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어트랙트와의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었습니다. 가처분 심문 과정에서 멤버들 대리인은 정산자료 제공의무 위반,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활동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지원 능력의 부족 등 3가지를 신뢰관계 파탄의 구체적 이유로 들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9일 그룹 멤버 새나(정세현)·아란(정은아)의 모친, 어트랙트 경영진, 양측의 대리인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을 시도했으나 합의하지 못하고 불발됐었습니다. 이에 피프티피프티 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은 이날 심문 재개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정식 재판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으나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18일 첫 EP ‘더 피프티(THE FIFTY)’로 데뷔 이후 약 4개월 만인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100위로 진입했습니다. 해당 차트에 데뷔 이후 가장 빨리 진입한 K팝 그룹이 되며,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후 ‘핫100’과 함께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 100에 각각 14주 연속 진입하는 등 꾸준히 영미권에서 주목 받았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습니다.
소속사와 분쟁뿐만 아니라, 강탈 시도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 것입니다. 어트랙트는 최근 피프티 피프티 강탈 시도가 있었다며 그 배후로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를 지목했습니다. 더기버스는 피프티 피프티 음악 프로듀싱 용역 등 프로젝트 관리를 수행해 온 업체입니다. 안 대표는 피프티 피프티의 음악 프로듀서를 맡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으로 인해 피프피 피프피 활동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영화 ‘바비’ OST ‘바비 드림스(Barbie Dreams)’를 불렀으나, 뮤직비디오 촬영은 무산됐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K-컬처 페스티벌 ‘케이콘 LA 2023’(KCON LA 2023)에도 출연할 예정이었으나 이 또한 불발됐습니다. 법원의 결정으로 피프티 피프티는 일단 어트랙트에 남게 됐습니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인터뷰에서 ‘가수를 안 했으면 안 했지,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전한 바 있기에, 멤버들은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 또는 소송을 이어갈 것을 보입니다. 다만 “멤버들의 복귀를 기다린다”는 전홍준 대표의 바람처럼 기적적으로, 소송을 마치고 다시 소속사에 돌아와 가수 활동을 이어갈수도 닜겠지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향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9일 방송된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편에서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다뤘고, 방송 후 피프티 피프티 측에 편향된 방송이었다는 시청자들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방송 후 다수의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습니다. 시청자들은 방송 중 일부 내용을 두고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 사태와 무관한 내용이었다' '피프티 피프티와 더기버스의 입장에 비중이 컸다' 등의 주장을 했습니다.
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1조((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 방송은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다룰 때에는 당사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제14조((객관성)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를 언급하며 공정하지 못한 방송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공식 홈페이지 내 시청자 게시판에 게재된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천개의 항의, 비난글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방송분에 대한 민원은 지난 24일 오전 11시 기준 836건이 접수됐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편파 방송 의혹과 관련, 연예계도 나섰습니다. 지난 22일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매니지먼트 연합이 공식입장을 통해 '그것이 알고 싶다'가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다루면서 적절치 못한 내용을 담았다고 주장하며 공식 사과, 정정 보도를 요구했습니다. 방송 내용 중 제작자들을 '도박꾼'으로 묘사한 점, 편파적으로 다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지난 23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그것이 알고 싶다' 폐지에 관한 청원이 게재됐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폐지에 관한 청원'의 청원 취지는 '공영방송이면서 편파적이고 조작적인 방송으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세뇌시키려고 합니다'였습니다. 이 청원은 28일 밤 12시 6분 기준으로 1만1648명이 동의한 상태입니다. 국민동의청원(이하 국민청원)은 청원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해당 안건은 내용에 따라 해당 위원회로 회부되고 이후 절차에 따라 해당 청원에 대한 처리가 진행됩니다.
이렇듯 '그것이 알고 싶다'를 향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침묵을 지키던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이 24일 공식입장을 통해 침묵을 깨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지난 8월 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 빌보드와 걸그룹' 편은 이른바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통해 지속가능한 K팝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입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우선,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K팝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단체에서 보내온 말씀과 비판도 무겁게 듣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아울러 이번 프로그램은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후속 방송까지 약속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법원의 기각 결정에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그것이 알고 싶다'를 향한 비난을 시작했습니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편파 방송 의혹을 거듭 제기했고,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법원의 기각 결정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1000개 넘는 댓글이 쏟아졌고, 제작진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법원에서 기각 결정을 한 것을 언급하며 '해당 방송편 삭제', '사과' '프로그램 폐지' 등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프로그램은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했던 '그것이 알고 싶다'. 법원의 피프티 피프티가 제기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에 향후 어떤 내용을 다룰지, 시청자들이 드러낸 불신의 불길은 어떻게 진화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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