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임신 레즈비언’ 김규진 "역겹다" 맘카페 혐오글에 일침

Chris7 2023. 7. 6. 07:42

에세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이자 국내 최초로 임신한 레즈비언이 된 사실을 밝힌 김규진(31)씨가 벨기에에서 정자를 기증받은 과정을 밝혔습니다. 2일 김씨는 자신의 SNS산부인과에 초음파를 보러 갔다의사가 누구를 닮은 것 같으냐는 질문을 하기에 기증자 생김새를 모른다고 하니 의아해하더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벨기에는 무기명, 랜덤 정자 기증이다라며 “(정자 선택은)인종만 가능한데 당장 가능한 건 백인이고 아시안은 거의 1년 넘게 대기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기증받을 수 있는 정자가 백인만 있었기에 백인 정자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김규진씨는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지 4년이 됐는데 곧 단어 하나를 추가할 예정"이라며 "저 임신 8개월"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동성 커플의 임신 사실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규진씨는 동성 연인 김세연씨와 지난 20195월 미국 뉴욕에서 혼인 신고를 하고 정식으로 부부가 됐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지난달 30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해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한국에서 시술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정자 기증자를 찾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법적 부부나 사실혼 이성애 부부에게만 정자를 제공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규진씨는 원래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지만, 자신이 현재 행복하기 때문에 자녀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임신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 부부는 출산 후 평범하게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몸조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뎠습니다. 다만 두 사람은 한국에선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나 부모로서의 법의 보호나 혜택 등을 누릴 수 없습니다. 김씨 부부는 태어날 아이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면 이민 갈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태어날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한국 사회를 꿈꾼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씨는 최근 맘카페에 올라온 혐오글에 맞대응한 일화도 밝혔습니다. 3일 김규진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맘카페에 레즈비언 출산 역겹고 어쩌고 하는 글이 있길래 '안녕하세요. 김규진인데 저도 맘인 걸 잊으셨나요?' 하고 댓글 썼더니 헐레벌떡 지우심. 난 또 당당한 줄 알았지 뭐야"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러면서 "물론 저도 맘카페에 가입할 줄은 몰랐다. 아직 낯설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유교 관념에 갇혀서 그런지 동성애자를 보면 가까이 못 할 거 같다'는 글도 있었다""'안타깝지만 이미 같은 공간에 있다'고 댓글 달아드렸더니 '제 글에 너무 상처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하고 삭제하시더라. 그래도 앞으로 그러지 맙시다"라고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