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지표를 소화하며 다시 하락했습니다. 27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43포인트(-0.54%) 하락한 4,326.5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9.3포인트(-1.4%) 하락한 13,352.8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장보다 7.31포인트(-0.02%) 하락한 34,160.78로 장을 마감했다. 중소형주를 반영하는 러셀 2000 지수는 전장보다 44.24포인트(-2.24%) 하락한 1,932.23으로 장을 마쳤다. CBOE VIX 변동성 지수는 전장보다 1.47포인트(-4.6%) 하락한 30.49로 장을 마쳤다.
매파적(통화긴축적)이었던 연준 FOMC 회의 결과에도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된 데다 4분기 GDP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지수는 오후 들어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다우지수는 1월 기록한 고점 대비 7.5%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월 고점 대비 10%가량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고점 대비 17.6%가량 하락했습니다.
연준은 전날 열린 FOMC 회의에서 곧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을 예고해 3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또한 금리 인상 이후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것이라면서 관련 세부 원칙을 공개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조건이 무르익는다고 가정한다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했으며,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FOMC 이후 10년물 국채금리가 1.8%를 돌파하면서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았습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1.80% 근방까지 하락하긴 했지만 전날에는 1.87%까지 올랐었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장중 1.2%까지 올랐습니다. 장기물과 단기물 국채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통상 장단기 국채금리 차이가 좁혀져 역전될 경우 시장에서는 이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합니다. 단기물 국채금리는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한 반면, 장기물 금리는 연준이 빠른 긴축에 나설 경우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금리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개장 전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내구재 수주를 제외하고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도 연율 6.9%를 기록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5.5% 증가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지난 3분기 GDP 성장률 2.3%에서 크게 반등한 것입니다.
지난 22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3만 명 감소한 2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26만5천 명보다 적은 수준입니다. 지난 15일로 끝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9만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예상보다 부진했습니다. 12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24억 달러(0.9%) 감소한 2천676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6% 감소와 전달의 3.2% 증가보다 부진한 것입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긴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는 보고서에서 "전날의 FOMC 결정과 파월의 기자회견은 시장에 긍정적이면서도 동시에 부정적이다. 그러나 결국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강화해줬을 뿐이다. 연준은 금리 인상에 진지하며, 그것은 시장에 변동성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영 유-마 수석 투자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정책의 장기적인 변화를 감수할 준비를 하기 시작하면서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엇이, 언제 가격에 반영되는지는 현 시점에서 알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저절로 내려가면 압력이 약간 완화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연준은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경우 시장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3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100%로 내다봤습니다. 1회 인상 가능성은 83.8%, 2회 인상 가능성도 16.3%에 달했습니다. 5월 연준이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80%에 육박했으며, 해당 회의에서 1회 인상 가능성은 65.6%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2회 인상 가능성도 11.9%에 달했습니다. 올해 12월 회의까지 연준이 5회 이상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60%를 넘어섰습니다. 이는 한 달 전에 10% 수준에 불과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47포인트(4.60%) 하락한 30.49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연준 파월의장 발언 이후 상승하고 있던 미국 증시는 당일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3% 넘게 떨어지면서 겨우 2600선을 지켰습니다. 110조원 넘는 자금을 빨아들이며 청약 돌풍을 일으켰던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에 실패했습니다. 계속된 증시 급락에 올해 들어서만 국내 시가총액 143조원이 날아갔습니다. 긴축 움직임에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고, 오히려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 IMF는 세계 주요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췄습니다. 전문가들은 증시하락이 지나친면이 있다면서도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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