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야당을 갖고싶다’는 금태섭 변호사가 2012년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정치인 생활을 정리한 책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의 상황실장으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에 나섰던 금태섭 변호사는 자신의 책에서 협상 당시를 언급하며 “여론조사에 합의했다면 안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보 사퇴는 최악의 한 수였다”고 돌이켰다 합니다.
한겨레 신문 보도에 따르면, 금 변호사는 이 책에서 2012년 대선 단일화는 애초부터 여론조사 방식이 아니면 이뤄질 수 없는 것이었지만, 민주당이 착신 전환 등 반칙을 시도할 것이란 안 후보와 캠프 핵심들의 불신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다 결국 후보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던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안 후보의 갑작스런 사퇴는 장기적으로 정치에 대한 허탈과 무관심으로 이어졌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금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안 후보의 측근 인사들이 “단일화가 잘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깨끗하게 포기해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는 상황 인식을 보였다며, 이는 “어떻게든 정권 교체를 이루고 정치를 바꾸라는” 지지자들의 뜻과 달리 ‘안철수라는 개인의 성공’을 최우선 가치로 놓는 납득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안 의원의 정치적 행동 패턴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이 (안철수의 당선을 위해) 뛰고 있는 상황에서 동의를 받는 절차도 전혀 없이 그만두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며 “안 의원은 평소 ‘나는 빚을 진 것이 없다’는 말을 즐겨 했는데, 그것은 틀린 말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돕겠다고 나선 수백명의 자원 봉사자와 지지자들은 모두 (안 의원의) 빚이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통했던 박경철 안동 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의 ‘전횡’도 문제 삼았습니다. 금 변호사는 “진심캠프(안철수 캠프의 대외 명칭)의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였다”며 “박 원장은 별도의 모임을 만들어서 후보와 비공개 회합을 가지면서 선거운동의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금 변호사는 그 사례로 아마추어적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이 박 원장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박 원장이 주재하는 안 후보와의 비선 모임이 있다는 제보를 확인한 뒤 “큰 비판을 받을 수 있으니 (비공식 조직을) 중단하라”고 했지만, 박 원장은 ‘숨은 실세’의 길을 계속 걸었다고 회고했습니다.
대선이 끝난 뒤 안 의원 쪽이 추진하던 신당과 민주당이 통합해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도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합당이 아니다. 안 의원 개인이 민주당에 들어간다는 ‘입당 선언’이었다”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금 변호사는 “독자 신당의 길을 포기한 것은 야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과 같다”며 “(안철수 신당이 창당됐더라면) ‘이념적 차이가 크지 않은 세력 사이의 경쟁’이라는 역동적 형태로 야권의 변화를 불러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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