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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황교안 전 총리 신임 당 대표로 선출

Chris7 2019. 2. 28. 08:20

자유한국당의 '2·27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신임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중도 보수'를 표방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위, '5·18 망언'의 김진태 의원은 3위로 대표 경선을 마감했습니다. 또한 조경태·김순례·김광림·신보라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했으며, 정미경 전 의원이 원외 인사로 최고위원에 선출됐습니다. 이번 결과로 '5·18 망언' 당사자인 김진태 의원과 김순례 의원은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고양시 킨텍스에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현장투표와 모바일 사전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등을 합산한 결과 6만8천713표를 얻어 대표에 당선됐습니다. 이어 오 전 서울시장은 4만2천653표, 김 의원은 2만5천924표를 획득했습니다. 이로써 황 전 총리는 정계 입문 40일여 만에 '제1야당' 대표에 선출됨에 따라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후보로 입지를 굳히게 됐습니다. 아울러 내년 4월 치러질 21대 총선 공천권도 행사하게 돼, 대권 행보를 위한 '친황' 진영을 꾸리는 데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황 전 총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태극기 부대'를 앞세운 김 의원과 '중도 보수'를 표방한 오 전 서울시장 중 누가 2위가 될 것인가에 집중됐었습니다. 결과는 비록 당 대표로 선출되진 못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외친 오 전 서울시장이 2위를 차지함에 따라 향후를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했다는 분석입니다. 오 전 서울시장이 3위로 이번 경선을 마감했다면 정치적 외상 때문에 차기 대권 후보로 도약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입니다. 당초 2위를 기대했던 김 의원은 3위를 기록해 향후 당내 입지가 급속도로 줄어들 것이란 해석입니다. '태극기 부대'지지를 받은 김 의원은 당 윤리위원회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안 처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입당 43일 만에 황 신임 대표가 높은 득표율로 승리한 데에는 박근혜정부 마지막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닌 그의 이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잃어버린 ‘보수의 구심점’에 대한 열망과 새 얼굴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것이란 설명입니다. 황 신임 대표 측 관계자는 “정치 신인이면서 동시에 국무총리까지 지낸 국정경험과 안정감이 당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보수진영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우호적인 여론도 당심이 황 전 총리에게 쏠리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에 선출된 당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좌우하는 만큼 의원들 역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황 전 총리에게 일찌감치 줄을 섰습니다.


하지만 황 신임 대표의 앞길에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싸고 갈가리 찢긴 계파 갈등을 극복하고 당 안팎의 보수세력 통합을 이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37.3%에 그쳐 오 전 시장(50.2%)에게 무려 13%포인트 차이로 뒤진 건 두고두고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황 대표의 득표율과 별개로 당 지도부 대부분이 친박 인사로 채워진 점도 부담입니다. 위에서도 서술했듯이 이날 최고위원으로 조경태‧정미경‧김순례‧김광림‧신보라(청년) 후보가 당선되며 지도부에 입성했습니다.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등이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복당파 정미경 전 의원을 제외한 지도부 인사들이 친박 또는 범(凡)친박계에 속해 '도로 친박당'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차기 총선에서 기존 한국당 지지층을 넘어서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신임 대표 측 관계자는 “향후 과제는 선 혁신, 후 통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대여 투쟁력’의 한계를 번번이 드러낸 한국당이 황 대표 취임을 계기로 ‘화력’을 높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입니다. 황 신임 대표는 이날 문재인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신적폐저지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강력한 대여투쟁을 예고했습니다. 황 신임 대표는 “민간인을 사찰하고 사법부를 사찰하는 문재인정부는 좌파 독재정권”이라며 “정권의 국정농단 뿌리를 뽑겠다”고 성토했습니다.


당직 인선도 향후 보수통합을 고려하면 매우 민감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회 당연직 위원에 포함되는 사무총장 자리를 탕평책과 보수통합의 지렛대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황 신임 대표는 차기 사무총장으로 복당파 출신의 김세연 의원이 거론되자 이를 부인했지만, 바른미래당 내 탈당파 인사들과 통합을 고려한 인선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선 TV토론 과정에서 논란이 된 '탄핵 프레임'도 황 대표가 넘어야 할 산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헌재 판결을 존중하지만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애매한 답변을 내놓거나, 태블릿PC 조작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확산된 논란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황 신임 대표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28일 오전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합니다. 이후 국회에서 첫 최고위원회의 주재 후 문희상 국회의장 예방,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 접견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