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역 최장수 걸그룹 '소녀시대'가 지난해 8월 5일 데뷔 10주년을 맞으면서 큰 관심을 받았었습니다(해가 바뀌었으니 올해는 데뷔 11주년이군요!). 아울러 한국 걸그룹 계보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았었습니다. 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 등에 따르면, 국내 걸그룹의 원조로는 일제 강점기에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이난영 등이 주축이 돼 활약한 '저고리 시스터즈'가 꼽히고 있습니다(물론 현재의 시점에서 본다면 걸그룹이라고 하기엔 많은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냥 여성그룹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시에 1950년대 활약한 ‘김시스터즈’를 '한국 최초의 걸그룹'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1950년대 미 8군 무대와 극장 무대에서 인기를 끌었던 걸(아니 여성)그룹입니다.
이와 함께 대중음악계는 '은방울 자매'(1950년대), '펄 시스터즈'(1960년대), '바니걸스'(1970년대) 그리고 '서울 시스터즈'(1980년대) 등을 걸그룹 계보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중음악계에서는 지금의 K팝 걸그룹 원형으로 1997년 데뷔한 S.E.S.를 1세대의 대표주자로 꼽습니다. 소속사의 기획력과 프로듀싱 능력, 멤버들의 실력과 외모, 해외에서의 활약 등 현재 K팝 걸그룹의 표준이라 할 만한 요소들이 모두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대략 1997년부터 2006년까지의 10여년을 1세대 걸그룹의 활동기로 보고 있는데, 우선 1997년 데뷔한 S.E.S.는 SM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1세대 아이돌 원조인 보이그룹 'H.O.T'의 여동생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데뷔했습니다. 걸출한 가창력의 바다,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외모의 유진, 귀엽고 발랄한 매력의 슈 등 3인으로 구성됐던 이들은 '가요계의 요정'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습니다. 걸그룹의 조상으로까지 불리는 S.E.S.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음악까지 인정할 수 있는 최초의 아이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인 2010년대에 이르러서도 음악과 컨셉, 이미지 등 많은 부분에 있어 걸그룹 후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사로잡은 그룹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S.E.S.를 능가하는 아이돌은 있어도, S.E.S.의 시초에서 벗어난 걸그룹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몇 세대의 아이돌을 거치는 동안 가요계에 등장한 수많은 걸그룹의 시초에는 S.E.S.가 있습니다. S.E.S.는 그들 이후에 등장할 걸그룹들이 나아가는 방향의 모델이 되었고, 멤버들의 성장과 더불어 음악도 함께 성숙해지며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켰습니다. 때문에 S.E.S.는 대한민국 걸 그룹 시대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S.E.S.는 데뷔부터 해체까지 큰 잡음이 없었고, 유진이 '친자매나 다름없다'고 할 만큼 해체 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등 여러 면에서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걸그룹의 길을 걸었습니다.
한편 이듬해 또 다른 가요계의 요정 핑클이 데뷔하면서 걸그룹에도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핑클은 S.E.S.와 1990년대 걸그룹계의 양대 산맥을 형성했습니다. 이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걸그룹 후손들의 컨셉트와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그룹입니다. 핑클은 청순함, 귀여움, 성숙함으로 어필하며 여러 곡에서 매번 다른 컨셉트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핑클이 만들어낸 걸그룹 컨셉트의 구도는 지금도 많은 걸그룹들이 시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현재 한국 뮤지컬계 최고의 디바로 성장한 옥주현은 원래 성악가를 지망했는데 워낙 노래를 잘하다보니 당시 핑클 소속사 사장에게 스카웃되어 첫 번째 멤버가 되었고 예쁜걸로 주변에서 유명했던 이진과 성유리가 다시 멤버로 합류합니다. 당초 이들 3인조로 데뷔하려고 하였고 이미 앨범사진도 찍고 따로 녹음도 다 마쳤으나 4인조로 노선을 변경, 당시에도 주변지역에 소문난 유명인이었고, 압구정동 레스토랑에서 알바하던 중 캐스팅 디렉터에 의해 발굴된 이효리가 네 번째 멤버로 합류합니다. 핑클의 특이점 중 하나는 이효리, 옥주현, 이진, 그리고 성유리로 구성된 핑클 4명의 멤버들 모두 얼굴이 작고 예뻐서 잘 알기 어렵지만 멤버들의 신장이 전체적으로 큰 편에 속하는데, 나머지 3명이 170cm를 넘거나 육박하는 반면 이효리 혼자만 165cm 미만입니다. 2010년대 걸그룹들은 이 정도가 흔한데, 당시에는 정말 큰 키였습니다. 최단신인 이효리도 당시 한국 여성 평균 신장보다 2~3cm는 큰 수준입니다.
이처럼 자신들만의 장점들을 어필하며 치열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S.E.S.와 핑클 두 그룹의 차이점을 서술해본다면 S.E.S.는 음악성을 강조했고, 핑클은 대중성을 조금 더 강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데뷔시기는 S.E.S.가 5개월 정도 빠른데, 1997년 11월 S.E.S.가 먼저 데뷔하고 1998년 4월 핑클이 데뷔하였습니다. 당시 S.E.S.의 공식 팬클럽 '친구'와 핑클의 공식 팬클럽 ‘핑키’ 간의 갈등 수위 역시 굉장히 높았습니다. 2002년 11월 SBS 뷰티풀 선데이에 이진과 슈를 같이 섭외했는데 두 팬덤의 반발을 우려해 PD가 많이 고민했다고 할 정도입니다.
음반판매량에서는 S.E.S.가 앞섰습니다. 핑클 앨범 중 제일 판매량이 높은 2집 ‘White’가 S.E.S. 앨범 중 4번째로 많이 팔린 1집보다 낮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역대 걸그룹 음반판매량 Top 10에 한국에서 발매된 S.E.S. 앨범 6장이 모두 순위에 있는 반면, 핑클은 3장입니다. 음반판매량이 인기의 척도로 볼 수는 없지만 음악성에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셈인 것입니다. 반면 연말 시상식 수상 내역은 핑클이 1999년 SBS가요대상과 서울가요대상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MBC 가요대제전에서 S.E.S.는 30대 미만의 시청자가 뽑은 가수로 선정된데 반해, 핑클은 30대 미만, 10대 이상의 시청자가 뽑은 가수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당시 대중적 인지도는 핑클이 앞섰습니다.
S.E.S.와 핑클 두 그룹 이외에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팀으로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린 베이비복스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팀입니다. 한때 대중음악계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 '룰라'의 이상민이 발굴한 '디바'와 '샤크라', 박수진·아유미·황정음 등 저마다 영역에서 인정을 받은 이들이 포함됐던 '슈가', 그리고 다나·린아·선데이·스테파니 등 역시 화려한 멤버들이 돋보였던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도 이 당시 주목할 만한 팀입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를 2세대 걸그룹 활동기로 보는데, 특히 2007년은 강한 개성과 동시에 한류를 주도한 황금 세대가 나란히 데뷔한 해로 주목됩니다.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소녀시대, 카라가 모두 그 해에 데뷔했습니다. 원더걸스는 복고와 후크, 소녀시대는 세련됨과 화려함, 그리고 카라는 귀여움으로 한 때 걸그룹 천하를 양분 또는 삼등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데뷔 10주년(올해는 11주년)을 맞은 소녀시대만 살아남았습니다. 물론 멤버들 중 일부의 소속사 변경으로 향후 활동에 약간의 우려감은 있지만...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올해로 데뷔 11주년을 맞이하게 된 소녀시대는 태연, 써니, 티파니, 효연, 유리, 수영, 윤아 그리고 서현으로 이루어진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걸그룹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7년 8월 5일에 데뷔한 이래 7년 동안 9인조 활동을 이어가다 2014년 9월 30일, 멤버 제시카가 퇴출되면서 이후 8인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표 히트곡으로는 ‘Gee’가 있고, 그 외 ‘소원을 말해봐’, ‘다시 만난 세계’ 등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전성기를 함께 보낸 2세대 걸그룹들의 잇따른 해체 및 활동 중단에도, 여전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독보적인 걸그룹으로 불리며 많은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녀시대는 걸그룹 중 최대 규모의 팬덤을 보유하며 데뷔 후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민 걸그룹’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폭넓은 인지도와 화제성을 지니고 있는 그룹입니다.
이미 데뷔 초부터 탄탄했던 팬덤에 ‘Gee’같은 메가 히트곡으로 대중성이 보태진 것입니다. 10년차에 이렇게 팬덤이 강한 걸그룹은 드물다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중음악계의 분석에 따르면, 멤버들 캐릭터도 확고하고 서로 간의 관계성도 덕질(?)하기가 좋은 조합이라고 합니다. 인지도 역시 전설급이라, 소위 삼촌팬의 개념을 만든 그룹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물론 팬덤 문화의 주를 이루는 여덕들도 많습니다. 또한 군통령이라는 용어를 창조한 원조 군통령이었는데,. 물론 지금은 후배 걸그룹이 대대로 물려받고 있습니다.
원더걸스, 카라 그리고 소녀시대 이들 세 팀 외에 2세대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팀은 YG의 2NE1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2년 전 해체했지만 '걸크러시'로 대표되는 강한 개성으로 짧지만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됩니다. 역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린 포미닛도 걸크러시로 대표되는 그룹이었습니다. 하지만 멤버 현아가 유달리 부각되면서 팀은 해체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후 현아만 원 소속사인 큐브에 남았고 나머지 네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 시기는 1세대 때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다양한 개성의 걸그룹이 탄생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의 대표 걸그룹은 에프엑스(f(x))입니다. 난해한 노랫말과 멜로디 대신 일렉트로니카가 기반이 된 복잡한 구조의 사운드를 내세운 이 팀은 힙스터들의 지지를 받으며 걸그룹계 기린아로 떠올랐습니다. 크리스탈, 설리, 빅토리아 등 개별 멤버들의 화려한 비주얼도 한몫했습니다. 설리가 배우 전향 등을 이유로 팀을 자퇴한 뒤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씨야는 드라마틱한 노래와 가창력을 내세워 '여자 SG워너비'로 통했습니다. 귀여움을 내세우다 섹시함으로 전향 인기를 누렸고 멤버 혜리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태면서 인기를 끈 '걸스데이'도 있습니다. AOA와 시크릿 역시 각각 설현과 전효성 등 섹시한 멤버들을 내세워 남성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습니다. 나인뮤지스는 모델 출신들을 대거 내세워 섹시 콘셉트로 활약한 걸그룹이었습니다. 반대로 에이핑크는 '청순돌' 이미지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4년 SM엔터테인먼트의 레드벨벳이 데뷔한 이후 흐름이 형성되기 시작한 3세대 걸그룹들은 차별화된 콘셉트로 걸그룹계 다양성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우선 SM 소속의 5인조 걸그룹인 레드벨벳은 f(x) 이후로 5년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이라는 SM의 대대적인 홍보 아래 2014년 8월 1일에 KBS2 뮤직뱅크에서 아이린, 슬기, 웬디, 조이로 구성된 4인조로 데뷔했습니다. 사흘 후인 2014년 8월 4일 데뷔곡인 디지털 싱글 ‘행복’이 발매되었으며 2015년 3월 예리가 새 멤버로 합류해 현재의 5인조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데뷔당시 소속사인 SM측은 레드벨벳이 소녀시대와 f(x)의 중간, 즉 두 선배 그룹의 아이덴티티를 융화한 컨셉을 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f(x)의 독특함과 엉뚱한 소녀의 이미지를 이어받지만 동시에 소녀시대의 친근함,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도 계승하며 다양한 매력을 만든다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굳이 둘 중의 하나를 꼽자면 레드벨벳의 음악 스타일은 f(x)와 조금 더 비슷하지만, 레드벨벳의 음악은 소녀시대의 청순한 컨셉과 f(x)의 실험적인 컨셉보다는 S.E.S. 3집 이후의 행보와 비슷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습니다. 레드벨벳(Red Velvet)은 그들의 그룹명 자체가 팀의 컨셉을 담고 있습니다. "강렬하고 매혹적인 컬러 레드와 클래식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벨벳에서 연상되는 감각적인 이미지"의 두 가지 컨셉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뜻이라 합니다.
그리고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는 단숨에 걸그룹의 판도를 바꿨습니다. ‘컬러팝’을 내세운 이들은 발랄하고 귀엽고 다정한 이미지로 데뷔하자마자 바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무엇보다 '예쁜 애 옆에 또 예쁜 애'라는 수식에서 보듯 아홉 멤버들의 화려한 외모가 인기 비결이었습니다. 트와이스(TWICE)는 걸그룹 명가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miss A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9인조 다국적 걸그룹으로, 팀명의 의미는 눈으로 한 번, 귀로 한 번해서 두 번 감동을 준다는 뜻이라 합니다.
소속사인 JYP는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SIXTEEN을 통해 멤버를 뽑았으며, 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나이 순)가 선발되어 지금의 트와이스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데뷔 직전 한 리얼리티 TWICE TV에 의하면 소속사 대표 박진영은 "JYP 전통을 이으면서 개성이나 색깔면에서 기존 JYP와는 다른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밝혔는데 현재 위치에서 보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평입니다. 데뷔년도부터 엄청난 기록과 폭발적인 성장세로 현재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편 2NE1을 잇는 YG의 걸그룹 블랙핑크는 그간 이 회사가 주력하지 않던 비주얼까지 갖추며 강한 개성에 사랑스러움까지 더한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2NE1 이후 무려 7년 만에 새로 출범시킨 걸그룹이며 YG의 음악 그 자체로 평가되는 테디가 본격적으로 프로듀싱을 맡은 첫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테디는 2NE1에게도 음악 프로듀싱을 해주었지만 단순히 음악을 넘어서 팀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프로듀싱은 블랙핑크가 처음이입니다.
이들은 데뷔 후 여러 음악방송과 라디오 등에 출연하며 다방면으로 출중한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깔끔하게 소화하는 라이브뿐 아니라 춤이나 끼도 모두 수준급이라는 평입니다. YG의 오랫동안 꽁꽁 숨겨두었다가 풀어놓은 보석이란 말에 걸맞게 멤버 전체적으로 노래와 춤 등 다방면으로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돌이나 가요계에 별 관심이 없는 대중들에게도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이라는 점을 감안하였을 때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YG답게 실력파 아이돌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고 있으면서도 음악성도 이에 뒤처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 외에 중견 가요기획사 소속 걸그룹으로는 이례적으로 큰 팬덤을 보유한 여자친구는 일본 애니메니션을 떠올리게 하는 콘셉트와 '파워 청순'을 내세워 3세대 대표주자 중 한 팀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여자친구의 성공은 대형기획사 소속이 아니면 최상위권으로 진출하기가 힘든 국내 아이돌 문화에서 실력만 있으면 1위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많은 이들에게 심어주었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하겠습니다. 물론 이들의 성공엔 ‘꽈당 동영상’이란 의외의 운도 따르긴 했습니다만... 그리고 높은 수준의 보컬이 인상적인 마마무는 화끈한 라이브 실력으로 걸그룹 계보의 다른 흐름을 형성했습니다.
3세대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TV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파생된 걸그룹들이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트와이스만 해도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식스틴'을 통해 박진영과 시청자들이 뽑은 팀입니다. 1년간 프로젝트성 그룹으로 활약한 '아이오아이'는 신드롬을 일으킨 엠넷의 걸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101'을 통해 결성됐습니다. 현재 아이오아이 멤버들은 프리스틴, 구구단, 위키미키 등으로 나눠져 활약 중입니다. 최근 방송된 엠넷의 또 다른 걸그룹 육성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이돌학교'를 통해서도 새로운 걸그룹이 결성되었습니다. 이들의 그룹명은 fromis_9으로 결정되었는데, 아이돌학교 출신(from idol school)이라는 의미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겠다는 팬들과의 약속(Promise)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9는 당연히 멤버 수 9명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더해 일본 걸그룹의 홍보 프로그램 아니냐란 논란이 있지만 엠넷이 프로듀스 시리즈의 새 시즌으로 ‘프로듀스 48’을 기획·방송중이라 또 하나의 프로젝트 걸그룹 탄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걸그룹 1세대를 형성한 1997년의 S.E.S.와 다음해 데뷔한 핑클로부터 본격 시작된 K-POP 걸그룹 계보는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성공한 카라, 원더걸스, 그리고 소녀시대의 2세대를 거쳐 현재 다양한 모습을 특징으로 한 레드벨벳과 블랙핑크 그리고 트와이스까지 3세대로 이어지며 황금시대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년 수많은 걸그룹들이 등장하며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는데, EXO·방탄소년단 등의 보이그룹들과 함께 성공적인 국내 활동은 믈론 전 세계로 우리 K-POP을 전파하는 전도사로 맹활약해주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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