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물괴’의 혜리와 ‘안시성’의 설현, 걸그룹 출신 연기돌들의 사극대결

Chris7 2018. 9. 10. 09:31

아이돌 출신 연기자, 일명 ‘연기돌’들인 혜리와 설현이 올 추석 극장가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막대한 제작비가 넘는 블록버스터 사극을 통해서입니다. 언제 부턴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본업인 그룹 활동 외에 드라마·영화나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활동영역을 넓혀왔는데 이로인해 ‘연기+아이돌’이란 뜻에서 ‘연기돌’이란 명칭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이돌들은 음악과 예능으로만 활동하기에는 나설 방송이 제한적이고, 대중들에게 자신들을 각인시키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입니다. 즉 연예계에서 반짝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생존하려면 여러 분야에 도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그 일환으로 대중들이 즐겨보는 드라마, 웹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에서 연기라는 새로운 일을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최근의 환경속에서 그간 그룹 활동과 연기를 병행하며 활발히 활동한 혜리와 설현 두 사람이 스크린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에 벌써부터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먼저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는 걸스데이 혜리입니다. 혜리는 12일 개봉하는 '물괴'(감독 허종호)로 스크린에 데뷔합니다. 영화 '물괴'는 조선 중종 22년, 흉악한 짐승이 나타나 나라를 어지럽히고 왕의 안위까지 위협하자 왕의 부름을 받은 윤겸이 물괴의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성난 변호사' 허종호 감독이 연출하고, '포화속으로', '인천상륙작전'의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습니다. 영화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괴이한 짐승, '물괴'의 출몰을 스크린에 담은 크리쳐(Creature) 액션 사극을 표방합니다. ;크리쳐 무비;란 생명이 있는 존개를 뜻하는 클쳐와 영화의 합성어입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이자 7광구 이후로는 오랜만의 국산 괴수영화이기도 합니다. 2011년에 연재를 중단한 베스트 도전 웹툰 Alone의 스토리작가가 그림작가를 구하지 못해 연재를 중단한 후, 다른 일을 하다 현재 물괴의 시나리오 각본을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Alone과 물괴는 서로 상관관계가 없는 작품입니다. 당초 영화 시실리 2km, 차우 등등으로 유명한 컬트 감독 신정원이 맡기로 했었으나 성난 변호사의 허종호 감독으로 교체되기도 햇으며 이 과정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된 정우성도 함께 하차하여 김명민으로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화속에서 혜리는 아버지 윤겸(김명민)과 함께 물괴 수색에 나서는 열혈 소녀 명 역을 맡았습니다. 사실 혜리가 이 영화에 출연한다고 했을 땐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게 사실입니다. 혜리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로 분해 호평을 얻었지만 이후 '딴따라', '투깝스'에선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항상 똑같은 연기만 선보여 '뭘해도 덕선이'로 보인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습니다. 때문에 '물괴'는 혜리가 연기력 논란을 날릴 기회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혜리는 "조선 크리쳐 무비라는 점도 독특해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며 "첫 영화이자, 사극이라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액션은 나한테 잘 맞아서 재밌게 촬영했다"고 전했습니다. 혜리에 대해 김명민은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좋다"며 "역할에 딱 맞는 분장을 해오는 걸 보고 자세가 돼 있다고 판단했다. 활을 쏘는 것도 잘 해냈다"고 혜리를 칭찬했습니다.




한편 AOA 설현은 19일 개봉하는 '안시성'으로 또 한 번의 영화 및 연기도전에 나섭니다. 영화 '안시성'은 안시성을 함락시키려는 당나라 50만 대군의 침략에 맞서 싸운 성주 양만춘과 고구려군의 88일간 치열했던 전투를 담아낸 초대형 사극 프로젝트입니다. 제작비만 220억원이 투입됐습니다. '내 깡패 같은 애인', '찌라시: 위험한 소문'의 김광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안시성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가 새로 신설한 회사인 스튜디오앤뉴에서 제작을 맡아 22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사극이지만 영화 제작사 측에서 언급한 등장인물 소개글들을 보면 남한산성, 명량 같은 정통 사극보다는 퓨전 사극으로 추정됩니다. 4DX로도 개봉되는 안시성의 원제는 "안시성: 버림받은 자들의 성"이었고 이병헌과 박보검에게 대본이 갔으나 고사되었다는 후문입니다. 영화의 촬영은 강원도 고성군,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018년 7월 26일에 1차 예고편이 공개되었는데 당시 반응은 그다지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당나라와 고구려의 갑옷 고증은 매우 심각하고 특히 한국 사극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주연 인물들이 투구를 쓰지 않는 모습이 그대로 나온 것입니다. 그 예로 해당 예고편에서 조인성이 투구를 쓰는 모습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인물들은 투구를 다 쓰고 나오는데 주연 인물들만 투구를 안 쓰고 있으니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역사를 다룬 다른 영상매체들에서도 주인공 간지를 위해 투구를 벗기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아울러 해당 예고편의 마지막 부분에 양만춘이 화살을 쏘는 모습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안시성 공략 도중 당태종이 눈을 잃었다는 썰을 차용한 듯 합니다.


영화 속에서 설현은 양만춘(조인성)의 여동생이자 여군 부대 수장으로 분했습니다. 그동안 설현은 영화 '강남 1970', '살인자의 기억법' 등에 출연했고, '못난이 주의보',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 드라마에도 나오며 연기 활동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설현에게 사극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설현은 걸그룹 이미지를 벗고 강인하고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로 변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려운 사극에서 어떤 연기력을 선보일지도 관심사입니다.


설현은 "첫 사극이라 매 순간이 도전이었고, 긴장된 순간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캐릭터에 대해선 "백하는 부대를 이끈 리더라서 매력을 느꼈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정확히 알고 움직이는 모습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설현이 선보이는 주체적인 여성상과 액션 역시 기대 요인으로 꼽힙니다. '안시성'에 설현과 함께 출연한 정은채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을 때 설현의 역할이 탐났다"며 "설현이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