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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북미회담과 북핵문제 돌파구 되나?

Chris7 2018. 5. 27. 08:4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에서 전격적인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했습니다. 4ㆍ27 정상회담 후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두 정상은 6ㆍ12 북미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 방안 등을 협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차 회담은 판문점내 한국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으나 이번 2차 회담은 북측 판문각에서 열린 특징이 있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7시 50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개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윤 수석은 “양 정상은 4ㆍ27 판문점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께서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2차 정상회담 사진에 따르면 북측 통일각에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을 영접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통일각 앞에서 반가운 표정으로 포옹을 하기도 했습니다. 정상회담장엔 두 정상 외에 남측에선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측에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만이 배석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은 사전에 청와대 기자단에 공지되지 않았고, 청와대 내에서도 핵심 참모 일부만 알고 있었을 정도로 비밀리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담장에 서훈 원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배석한 것으로 볼 때 남측 국정원-북측 노동당 통일전선부 물밑채널을 통해 회담이 준비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남북간 판문점 2차 정상회담은 교착과 진전을 오락가락하는 북미 정상회담의 돌파구 마련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싱가포르 개최 원칙을 재확인하고는 있지만 언제든 판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전격적인 2차 남북 정상회담 카드로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하고, 문 대통령 본인이 준비하는 해법으로 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체제안전 보장을 중재하려 한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24일 밤 트럼프 대통령의 6ㆍ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가 나오자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관저로 불러 긴급회의를 가진 뒤 25일 새벽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북미)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는 25일 오후엔 다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북미 정상 간 직접적인 소통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남북관계 개선 노력이 북미관계 개선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결정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최고위급 소통 채널인 2차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26일 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 발표 후에도 “아는 내용이 없다”며 함구했습니다. 남북 합의에 따라 27일 오전 문 대통령이 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하겠다는 설명만 반복됐습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 이외의 모든 내용은 이때 발표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고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10시께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번 판문점 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역사적인 제4차 북남 수뇌 상봉과 회담이 5월 26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진행되었다"라며 "김정은 동지께서 판문점 통일각에 나오시어 문재인 대통령과 상봉하시고 회담을 하시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6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는 조미(북미) 수뇌 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역사적인 조미 수뇌 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하시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개최된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조미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나가자고 말씀하시었다"라며 "김정은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에서 논의된 문제들에 대하여 만족한 합의를 보시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신은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나갈 데 대한 입장을 표명하시며 앞으로 수시로 만나 대화를 적극화하며 지혜와 힘을 합쳐나갈 데 대하여 견해를 같이하시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오전 10시 발표할 내용에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남북한 정상의 합의가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중앙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군 의장대가 영접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분리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을 따뜻이 맞이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북측 통일각 방명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2018. 5. 26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글을 남기고 김 위원장과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는 북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남측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고 통신은 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포옹으로 작별인사를 나눴다며 "북과 남의 최고수뇌분들께서 격식과 틀이 없이 마음을 터놓고 중대한 현안 문제들에 대하여 서로의 견해를 청취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신 이번 상봉은 북남관계 발전에서 새로운 장을 열어놓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계기로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국내 정치권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사실이 깜짝 발표되면서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다만 한국당은 이번 회담을 '졸속 만남'이라고 비판하며 양 정상 간 대화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먼저 민주당은 26일 회담 소식 직후 바로 구두 논평을 내어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범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놀랍고도 반가운 소식"이라며 "이번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양 정상 간에 상당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내일 문 대통령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직접 발표한다고 하니 온 국민과 함께 큰 기대를 갖고 기다리겠다"며 "이번 2차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여부 및 성공 가능성에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대화가 북한이 비핵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의 대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할 뿐"이라며 "내일 대통령의 발표를 들어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오늘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을 가졌다니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만남은 북미 정상회담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앞으로 상황 전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도 "두 당사자가 핫 라인이 아닌 직접 아이컨택으로 만난 것은 진정 지혜로운 선택이었다"며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리에 마칠 것이라 기대하며 한반도에 평화는 이미 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호평했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이번 회담 성사 과정에 대해 지적했다. 국민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성사된 이번 회담을 '졸속 만남' 으로 규정하며 맹비난했습니다. 정태옥 한국당 대변인은 "법률적으로는 아직 반국가단체에 해당되는 김정은과 만남이 국민에게 사전에 충분히 알리지 않고 충동적, 전격적이고 비밀리에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정 대변인은 특히 "정상회담의 절차나 투명성, 동맹국의 관계에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너무나 가벼운 처신"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대화 내용을 지금이라도 즉각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촉박한 일정과 준비 부족으로 성사되기 어렵다는 언론 보도를 오보라고 비판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당초 북·미 간 합의대로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망해가는 뉴욕타임스는 존재하지도 않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만약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되더라도 6월 12일 개최는 시간과 계획의 양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면서 “또 틀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위 출처가 아닌 진짜 사람들을 사용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틀 전인 지난 24일 6·12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는 서한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발송, 정상회담 개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으며 다음 달 12일 만날 수도 있다”며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을 다시 내비쳤습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통보에 김계관 외무성 부상 명의 성명을 통해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며 회담 개최 의지를 피력한 데 따른 반응이었습니다. 정상회담 취소 통보가 벼랑 끝 전술을 쓰는 북한을 압박하려는 초강수였음을 보여준 대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트위터에 올린 다른 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한 의견 차이는 ‘제로’”라며 “만약 이견이 있더라도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핵화 조건과 보상 방법과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 발송 등 대북 전략을 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입장차를 노출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를 부인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