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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교수, 김태호 의원 불출마선언 뒤 “야당 다선들도 선택해야” 발언

Chris7 2015. 8. 7. 09:00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3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현재 경남 김해을이 지역구인 김 최고위원은 경남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거창군수를 거쳐 42세에 경남도지사에 선출되는 등 지역에서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했습니다. 2010년 이명박정부에서 총리 후보자에 지명됐으나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듬해 재보궐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진입한 뒤 19대 총선에서 재선됐고, 지난해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서청원 의원에 이어 3위로 최고위원까지 올랐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연소 군수, 도지사를 거치면서 몸에 밴 스타의식과 조급증으로 몸과 마음은 시들어갔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귀가 닫히고, 내 말만 하려하고, 판단력이 흐려지고, 언어가 과격해지고, 생각의 깊이는 현저히 얕아졌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거취 문제에 대해서 “가족들과만 상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정계 은퇴는 아니다”라며 “실력과 깊이를 갖춘 김태호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최고위원직 유지의 뜻도 분명히 한 만큼 국회의원 선수를 쌓기보다는 대선 행보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 판단으로도 김 최고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은 앞으로의 대권행보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라 봅니다. 당내 차기 대선 레이스에서 김무성 대표 외에는 아직 뚜렷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친박’계의 후원을 등에 업고 반 김무성 후보로 나선다면 한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차기에서 당의 대선후보 자리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눈에 띄는 지지율을 얻어낼 수만 있다면 2022년 차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인 김해을에서 낙선이라도 하는 날엔 이 모든 시나리오가 치명적 데미지를 입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역구에서 상대 후보로 거의 확정적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도당 위원장의 지역내 여론과 지지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란 별명이 말해주듯 김경수 위원장은 친노직계이며 2012년 19대 총선과 지난해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상대 후보였던 김태호 의원과 홍준표 도지사를 위협할 정도의 득표를 했었습니다. 게다가 중앙에서의 정치 활동으로 김해 지역구 활동을 소흘이 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김 최고위원 입장에선 내년 선거 결과가 불안 했겠지요!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4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 불출마 선언 같은 것은 오히려 야당에서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저는 새정치연합의 다선·중진 의원분들도 현명한 선택을 하시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교수는 진행자가 '현명한 선택'이란 용퇴를 포함하는 것이냐고 재 질문하자 "용퇴를 하시든지, 이른바 '적지(敵地)'에 출마를 하시든지 이런 방식"이라며 "어떤 것들이 새정치연합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원로·중진분들이 스스로 아시지 않을까"라고 답했습니다.

 

 

혁신위 합류 전 개인적 의견으로 밝힌 ‘4선 이상 용퇴, 현역 40% 물갈이’론을 밝히기도 했었던 조 교수는 "중진·다선의원들의 불출마 문제는 혁신위 소관 사항이 아니다. 스스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단하셔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혁신위가 제안한)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에 기초해서 개별 평가를 하고, 그 점수가 나쁜 분들은 자연스럽게 나가셔야 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혁신위원인 이동학 청년위원회 부위원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을 "'셀프 디스' 불출마"라고 평하며 "이미 우린 지고 있다. '쇼'라 할지라도 '쇼'에서도 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발언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중진 의원들에 대한 압박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당 안팎에서 부는 신당론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적지 출마나 불출마 선언 등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