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리턴’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중인 가운데 주연 배우 고현정이 돌연 드라마에서 하차하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SBS는 7일 “‘리턴’ 제작 중 고현정 씨와 제작진 사이의 갈등이 너무 크고 배우의 불성실함으로 인해 더 이상 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 주연배우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소식은 아니지만 방송가에 따르면 고현정은 ‘리턴’의 연출자와 잦은 다툼을 벌였고 최근에는 연출자를 폭행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제작진과 고현정 씨 사이 화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촬영장에서 스타들의 ‘갑질’이 도를 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스타 캐스팅이 중요하다지만 제작진을 무시하는 상황은 용납하기 힘들다”고 덧붙였습니다. 극의 중심을 끌고 가는 주연 배우가 하차하는 초유의 상황에 시청자들은 현재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고현정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측은 SBS의 입장을 받아들이겠다며 고현정이 '리턴'에서 공식적으로 하차한다고 전했습니다. 아이오케이 컴퍼니는 8일 오전 1시 '고현정이 '리턴'에서 하차하게 됐다. 배우로서 책임감과 작품에 대한 큰 애정을 가지고 촬영에 임해왔지만 제작 과정에서 연출진과 거듭 되는 의견차이가 있었고 이를 최대한 조율해보려는 노력에도 간극을 좁힐 수 없어 많은 논의와 고심 끝에 더 이상 촬영을 이어 나가는게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또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드라마의 특성상 어떤 한 사람이 문제라면 작품을 위해서라도 그 한 사람이 빠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SBS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고 했습니다. 또한 '주연배우로서 끝까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거듭 사과 드리며 '리턴' 모든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시작한 드라마 ‘리턴’은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 변호사 최자혜(고현정)와 독고영 형사(이진욱)가 상류층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 추리 스릴러 드라마입니다. 방송 시작 2주 만에 시청률 10%를 넘어서고 15%까지 돌파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묘사로 논란도 일으키고 있지만, 빠른 전개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스릴러,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인기몰이 중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촬영 초반부터 고현정이 자신의 극중 비중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는 소문이 퍼져 나오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제작진은 “1~2회를 제외하고는 이후 고현정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하며 소문을 일축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고현정의 연출자 폭행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고현정과 제작진 간 불화는 해소되지 못했습니다.
그간 고현정은 촬영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온걸로 유명합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미스 고 프로젝트’와 그의 이름을 내건 SBS TV 토크쇼 ‘고쇼’의 연출자가 교체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또 MBC TV ‘선덕여왕’ 촬영 때는 일산 MBC 스튜디오 관계자가 자신의 매니저의 출입을 저지하자 그는 촬영을 접고 바로 귀가해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고현정의 강한 성격을 보여주는 일련의 예와는 또 다른 그의 모습도 있어 눈길을 끕니다. 지난 2012년 방송된 SBS '고쇼'에서 배우 성동일이 언급한 고현정의 촬영장 모습이 그것입니다. 당시 성동일은 "고현정이 멋있었을 때가 있다. 고현정의 방송 이미지는 당당하고 건방지다는 느낌인데, 고현정이 자신은 남들에게 실수해본 적이 없다며 촬영장도 늦지 않게 항상 먼저 나오는 등 실수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현정은 자신이 정직하고 성실하게 의무를 다 했으니 당당히 요구하고 그만큼 대우해주길 바란다고 했다"라며 "영화 촬영 중 고현정이 18바늘을 꿰맬 정도의 손 부상을 당했다"라고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성동일은 "심지어 병원에서 촬영 중이었는데도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폐 끼치면 안 된다며 12시에 다친 상처를 간단한 응급처치 후 새벽까지 촬영을 했다"'라고 고현정의 부상 투혼을 언급했고, 이에 고현정은 "남에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라고 이유를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사실 주연배우와 제작진이 마찰을 빚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가장 유명한 예로 지난 2001년 사극 '명성황후'에 출연했던 이미연은 연장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장분 부터는 '중년이 된 명성황후'라는 설정으로 이미연 대신 최명길이 투입됐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은 2005년 '루루공주' 촬영 때 과도한 간접광고와 개연성 없는 전개에 불만을 토로하며 하루 동안 촬영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또한 2008년 '에덴의 동쪽'에 출연했던 이다해는 캐릭터 문제로 중도 하차를 결정했고, 2009년 김소은은 '꽃보다 남자' 출연 도중 잦은 지각으로 마찰을 빚었습니다. 2010년 '대물'은 연출자인 오종록PD가 중간 교체되자 고현정 차인표 등 주연 배우들이 연출자 교체에 대한 합당한 설명을 요구하며 촬영을 중단하는 파행을 빚기도 했습니다. 2011년 '강력반'에 출연했던 선우선 또한 제작진과의 이견 차로 하차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례가 있었던 만큼, 고현정과 드라마 제작진의 불화에도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이미 양측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황인지라 SBS는 양자택일의 기로에 섰습니다. 긴급히 대책회의에 돌입했으며 화해안과 연출진, 혹은 배우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대본을 수정하거나 연출자를 교체한다는 안에 대해서는 내부 반발이 심해 결국 배우 교체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리턴’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중계로 인해 8일 결방됩니다. SBS는 “결방은 예정돼 있던 일로 고현정 씨 문제와는 상관없다”고 밝혔습니다. ‘리턴’은 결방 등을 통해 확보한 시간 동안 고현정을 대신한 배우를 물색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주연배우 고현정이 하차하며 향후 드라마진행이 파행을 겪는 사태 속에서도 '리턴'시청률은 상승세를 계속 보였습니다. 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방송된 '리턴'의 13회, 14회 시청률은 각각 14.4%, 17.4%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KBS2 '흑기사'의 8.7%, MBC '하얀거탑'의 2.5%, 2.9%와 비교해봐도 압도적인 격차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시청률이 잎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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