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최되는 첫 번째 동계올림픽이자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의 두 번째 올림픽인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대 최다 참가국과 선수단 규모로 화제입니다(더불어 추위까지...). 그리고 북한의 대회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남북한 단일팀 구성 등에서 다소의 혼란과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스포츠 강국인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문제로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참가하는 등 대회 시작 전부터 이런저런 이야기꺼리가 많았습니다. 오늘은 대회를 앞둔 의미에서 스포츠 영화중 남북한 관련 스토리를 가진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잠깐 알아봤습니다. 바로 영화 ‘코리아’와 ‘국가대표2’입니다.
영화 ‘코리아’는 6.25 전쟁 이후 사상 최초의 국제대회 남북단일팀 출전이었던 1991년 치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를 다룬 영화입니다. 하지원(현정화 역), 배두나(리분희 역) 주연으로 2012년 5월 개봉되었습니다. 관객 수는 1,856,843명으로 나쁘지 않는 편이었지만. 손익분기점이 220만 명이라 결과적으로는 손해 본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참고로 하지원과 배두나가 맡은 배역들의 나이는 20대 초반~중반 정도 되는데, 당시 두 배우의 실제 나이는 둘 다 30대 중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완성도나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으론 영화의 실제 모델들(현정화·리분희)과 두 주연배우들(하지원·배두나)간의 싱크로율이 크게 떨어진 아쉬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배우들의 탁구 플레이가 너무 표나게 공 없이(공은 CG처리) 허공만 휘두른 듯한 인상이 강한점도 아쉬움입니다.
한편 영화의 모델이 되었던 현정화는 2014년 10월 1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고, 리분희는 10월 2일에 이미 8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들려와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현정화의 경우 평소 불미스러운 스캔들 없이 성실한 이미지로 신뢰감을 얻어 와서 이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컸었습니다. 이후 자숙 기간을 거치고 2018년 현재에는 한국마사회 탁구팀 감독 직을 맡고 있습니다. 크레용팝의 여동생 그룹으로 알려졌던 같은 회사의 걸그룹 ‘단발머리’의 멤버 지나가 탁구 선수 출신인 덕에 이 영화에 선수들 중 하나인 단역으로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1991년 치바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은 사실 남북한 스포츠 단일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대회 이전까지(그리고 그 이후 현재까지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중국 탁구 대표팀을 단체전 결승에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만리장성을 넘은 것입니다. 당시 남한의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 선수의 기량이 워낙 출중했기에 단일팀의 시너지 효과가 컸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 ‘국가대표2’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국가대표’의 속편으로 2016년 8월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개봉 시기로 보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겨냥한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하계 올림픽인데 영화는 동계 종목이라 왠지...). 실제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팀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으나, 전편인 ‘국가대표’의 스키 점프 대표팀 이야기보다 사실과 스토리 연관성은 더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선수들을 끌어 모아 급조한 팀이라는 소재만 같을 뿐, 영화에 속편을 뜻하는 2라는 숫자가 붙었음에도 이야기 자체는 사실이나 전편과 전혀 연관성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배우들이 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해서 아이스 하키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역을 맡았다는 후문입니다.
이 영화가 지금 시점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영화의 스토리가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다루고 있는데다 영화 속 메인캐릭터이자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인 리지원(수애 분)이 탈북자(새터민)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영화 클라이맥스 부분에 탈북과정에서 북에 홀로 남겨두었던 여동생 리지혜(박소담 분)가 북한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로 등장해 북한팀의 에이스로 남북한(자매간) 대결을 벌입니다. 그리고 경기과정에서 서로간 싸였던 미움과 그리움을 풀고 친자매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왠지 이번 평창 여자아이스하키남북한 단일팀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입니다.
‘국가대표2’는 빅4 배급사의 후발주자이자 주로 비수기에 저예산 영화를 배급하던 메가박스플러스엠의 첫 대작이자 여름 시장 도전이었는데다 수애, 오달수 등의 캐스팅, 흥행작이었던 ‘국가대표’의 속편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주요 배급사의 ‘텐트폴’ 영화가 모두 개봉하는 한국 영화시장 극성수기인 8월에 개봉 하는 악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대로 배급싸움에 밀려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300만 관객을 넘지 못하고 최종 관객 수 약 70만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영화가 개봉된 여름 성수기는 빅4 배급사끼리도 개봉 전까지 눈치작전을 펼치며 개봉일 변경, 꼼수 개봉으로 난리가 나는 그야말로 전쟁과 같은 시기인데 말입니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았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은 대다수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주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 구도와 갈등의 해소과정이 잘 묘사되었다면 대박을 칠 수 있었던 작품이기에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입니다.
2018년 1월,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출전이 결정되면서 ‘코리아’의 남측 실제 모델이었던 현정화 감독이 다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고,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단일팀 결성에 부정적인 사람들이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팀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국가대표2’의 스틸 사진과 포스터를 합성하여 선수와 협의 없이 급조한 단일팀을 조롱하기도 하는 등 두 영화가 올림픽 시즌 즈음에 다시금 세간의 눈길을 받고 있습니다. 두 영화모두 여러 영화전문 케이블채널에서 재방되고 있음은 물론이고요... 아무튼 기왕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결성되었으니 이번 평창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주길 바라며 땀 흘려 노력한 수많은 각국 참가 선수들 모두 최고의 경기를 펼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세상속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민정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500m 실격 논란, 킴 부탱과 접촉원인 (0) | 2018.02.14 |
---|---|
‘리턴’ 고현정 드라마 하차논란, SBS 연출자 등 제작진과 마찰 (0) | 2018.02.08 |
‘마더’ 이보영 허율, 눈물샘 자극하는 감성 연기 외 폭력성 문제 (0) | 2018.02.02 |
‘효리네 민박2’ 윤아 박보검 출연, 이상순의 '사생활 침해' 문제는? (0) | 2018.01.16 |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추진하는 정부 (0) | 2018.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