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관심이 6·13 지방선거에 쏠린 가운데 각 지역 후보들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서울과 부산에서 지지율 선두를 각각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 두 후보들의 경우 본선보단 예선전격인 당내 경선이 더 험난할 것이란 공통점도 있습니다. 서울과 부산의 경우 이들 두 후보의 인지도나 지지율이 높은데 더해 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야당을 앞서고 있기에 예선전이라 할 수 있는 당내 경선을 무사히 통과한다면 본선에선 무난하게 승리하리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박시장과 오 전 장관 앞에는 험난한 당내경선전이 놓여 있습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여권은 말 그대로 ‘본선 같은 예선’을 방불케 합니다. 현재까지 가장 앞선 후보는 역시 최근 3선 도전을 공식화한 박원순 시장입니다. 박 시장은 지난달 31일 신년사를 통해 “지난 6년간 두루 노력했지만, 천만 시민의 삶을 바꾸는 데는 충분치 않았다”고 했습니다. 박 시장은 지난달 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3선 고지까지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역시 당내 경선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의 경우 4선의 박영선 의원, 3선의 우상호·민병두 의원, 재선의 전현희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입니다. 최근 복권된 정봉주 전 의원도 “착한 MB가 되겠다”며 출마 뜻을 비쳤고, 정청래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출마를 부인했지만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도 선거 구도와 본선 상대 여부에 따라 차출 가능성이 여전히 있습니다.
한편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오거돈 전 장관이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신청을 한 가운데 당내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바라보는 민주당 부산시당과 오 전 장관 측이 현격한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민주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 전 장관은) 이제 통발 속에 들어온 물고기”라고 말했습니다. 복당한 오 전 장관을 바라보는 민주당 시당의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 전 장관이 민주당에 복당은 했지만 시장 후보 당내경선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 시당은 물론 지역 정치권 상당수의 시각입니다. 민주당은 오 전 장관을 경선이라는 시장 후보 선출의 틀 속에 끌어들여 무소속 출마 변수를 제거하고 오 전 장관에게 쏠린 중도·보수 표심을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민주당의 후보에게로 흡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민주당이 오 전 장관에게 지속해서 ‘복당 러브콜’을 보낸 이유입니다.
하지만 오 전 장관 측은 “오거돈은 ‘민주당이라는 통발’을 삼킬 고래”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지표입니다. 오 전 장관은 국제신문이 지난달 24~26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결과 ‘여야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항목에서 22.6%로 모든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습니다. 민주당 유력 후보들은 모두 한 자릿수를 보여 오 전 장관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습니다. 기타 여론조사도 비슷한 양상입니다. 오 전 장관의 한 핵심 측근은 “지난 4년간 뚜렷한 정치 활동도 하지 않은 오 전 장관이 이 정도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대단한 저력이다. 이런 오 전 장관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다면 시민은 그 결과를 수긍하지 못할 것이다. 또 이는 민주당이 민의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결과는 낳는 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 전 장관이 가진 중도·보수 표심의 성격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5·9대선 당시 국정 농단 사태에 실망한 보수층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대안으로 삼으면서 한때 ‘안철수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오 전 장관에게 쏠린 중도·보수 표심은 ‘반 서병수’ 표심이라는 것입니다. 이 측근은 “민주당에 표를 주기 주저하는 중도·보수층이 그나마 오거돈을 대안으로 보고 집결하는 것”이라며 “오 전 장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면 이 표심은 다시 본래의 중도·보수 후보 쪽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서울과 부산은 대한민국 제1과 제2의 도시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이들 두 도시의 후보들은 여타 광역시도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기 마련입니다. 특히 서울시장은 ‘소통령’이란 별칭이 상징하듯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 다음가는 자리로 여겨집니다. 이 때문에 대중의 관심이 높음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반면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진영 후보들이 시장직을 독점해 왔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정치지형으로 인해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그 뒤 이어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며 현 여권인 민주당의 우세가 강한 상황입니다. 서울과 부산의 경우 더더욱 그러합니다. 이 때문에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은 본선보단 예선격인 민주당 당내 경선이 중요하고 후보들에게 있어선 힘든 싸움이 되는 것입니다. 과연 박원순 시장과 오거돈 전 장관이 현재의 대중적 지지도를 업고 당내 경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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