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 이야기

‘라디오스타’ 김구라, MBC 파업 최대 수혜자

Chris7 2017. 12. 5. 10:30

방송사 노조 파업이 그에겐 ‘신의 한 수’였습니다. 방송인 김구라 이야기입니다. MBC가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기점으로 그동안 중단됐던 예능프로그램들을 정상 방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요일 예능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가 지난달 15일 그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물론 15일 방송분은 파업 이전 녹화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와함께  파업 전 논란을 일으켰던 일부 방송인들이 파업으로 면죄부를 받고 묻어가는 복귀를 하는 게 아니냐는 여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 '라디오스타'의 김구라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라디오스타’ 진행자중 한사람인 김구라는 지난 8월 30일 방송에서 야기된 김생민 조롱 논란으로 당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절묘하게도 MBC 노조가 파업을 시작했고 그렇게 김구라 관련 논란은 유야무야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라디오스타’가 재개된다는 소식이 나오자 일부는 반색을 표하기도 했지만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은 여전했습니다. 논란이 된 당시 방송에서 김구라는 김생민의 절약 습관에 대해 “짠돌이” “자린고비” 등의 발언과 상대를 비하하는 듯한 무례한 태도를 보였던 것입니다.


김구라 논란 문제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제작진과 김생민까지 나서서 해명했지만 김구라의 과거 실수까지 들어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급기야 다음 아고라에서는 ‘김구라 라디오스타 퇴출 서명운동’까지 벌어졌을 정입니다. 소속사를 통한 간접 입장 표명과 9월 초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 "지난주 많이 놀랐다. 많이 반성하고 많은 걸 배운다. 방송 태도나 이런 거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사과의 발언을 했을 뿐 현재까지 김구라는 왕성한 방송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디오스타는 지난달 15일 MBC 예능 프로그램들 가운데 가장 먼저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하지만 15일 방송분은 MBC 파업이전 녹화된 분량이었기에 김구라의 김생민 관련 논란에 대한 언급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실제 논란관련 언급은 일주일 후인 지난달 22일 방송분에서 나왔습니다. 22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무사방송기원’ 특집으로 김부선, 노을 강균성, 사유리, 조영구가 게스트로 출연했으며, 차태현이 스페셜 MC로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이날 11주 만에 방송이 재개된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저는 쉬기를 잘 했다”며 김생민 조롱 논란을 언급했습니다. 윤종신은 “바로 사과를 하려 했는데 타이밍이 그래서 못했다. 죄송하다”며 “저희도 다 김생민 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장난스럽게 한 것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킨 거 같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김구라는 “김생민 씨가 말을 길게 하는 스타일인데 스피드하게 편집하느라 더 그랬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국진 역시 “김구라가 여러 가지를 다 도맡기 때문에 생긴 오해인 거 같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한편 김구라의 퇴출 논란이 거세었던 지난 9월 당시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에 올라온 'MC 김구라 라스 퇴출을 위한 서명운동'은 청원 하루 만에 참여자가 3만 명에 이를 정도로 드세었습니다. 당시 자신과 관련된 논란이 일자 김구라는 소속사를 통해 "평소 친분이 있는 김생민씨가 첫 출연이어서 MC로서 분위기를 띄워주려는 의도였다"며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시청자들께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김구라의 공식사과에도 그를 향한 비난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누리꾼들은 “김구라에 대한 시청자들의 쌓인 스트레스가 쌓인 것이다”, “언젠간 터질 일이었지”, “그만 내려와요”, “방송 보면 몹시 불편하다”, “퇴출 적극 찬성합니다” 등의 댓글을 쏟아내며 그의 퇴출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논란 때문에 방송 다시 봤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예능은 예능으로 보자", “이제 그만 좀 해라”, “김구라 좋아하진 않지만 논란이 너무 과하다”, “집단지성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김구라가 절약하는 대중을 조롱한 것은 아니지 않나”, “퇴출은 너무 오바하는 것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퇴출 서명의 정당성이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만약 MBC 파업이 없었다면 김구라가 ‘라디오스타’에서 하차했을까요? 결론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아고라 '이슈청원'에서 진행된 서명운동이 반짝 뜨겁긴 했지만 현재 방송인중 가장 지명도와 영향력이 큰 인물가운데 한 사람인 그를 과연 방송사에서 그리 쉽게 하차시킬 수 있었을지 의문시 됩니다. 실제 8월말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김구라는 종편방송사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더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김구라 본인 입으로도 ‘쉬길 잘했다’고 인정했듯이 이래저래 지난 MBC 파업의 최대 수혜자가 그라고 봐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상황인 것은 사실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