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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안희정 지사의 중도확장과 ‘선의’ 논란

Chris7 2017. 2. 22. 16:08

19대 대선가도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선한의지’(선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그 분들도 선한 의지로, 없는 사람과 국민들을 위해 좋은 정치를 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됐다”고 말했습니다. 안 지사는 덧붙여 “K스포츠·미르재단도 사회적 대기업의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에 (설립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꽤 상세하게 자신의 주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이틀이 지난 21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예까지 간 건 아무래도 많은 국민 여러분들께 다 이해를 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아주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고 사과했습니다.





안 지사의 21일 사과로 이른바 ‘선의’ 논란에 일단 종지부를 찍긴 했지만 정치권에선 안 지사의 중도확장 전략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안 지사가 단순한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중도확장을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오랜 성찰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제2, 제3의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선의’는 안 지사가 오래 전부터 화두로 잡고 있는 철학 내지 가치관의 요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2013년 출간한 저서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안희정의 진심’에서 “사람을 대할 때는 상대방의 선한 의지를 믿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를 기본으로 삼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4대강 사업이 한창 논란일 당시,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선의를 의심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진보 진영으로부터 ‘변절자’라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때문에 문재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말에는 분노가 빠져있다”고 날을 세우는 데도 불구하고 안 지사의 캠프에서는 “안 지사의 진심을 몰라준다”는 볼멘소리가 나왔습니다. 캠프 한 관계자는 “불의에 분노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넘어서라는 뜻인데, 발언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안 지사는 저서에서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메시지도 결국 ‘분노를 넘어서 달라’는 의미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과거는) 미래를 현실로 가져와 꿈을 실현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었다. 구체적으로 ‘더 좋은 민주주의’라는 꿈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안 지사 캠프에서는 진심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이 급선무라는 현실론적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안 지사의 소신과 진심 발언이 논란을 부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 지사는 지난달 22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국민은 공짜밥을 원하지 않는다. 시혜적 정치와 포퓰리즘은 청산돼야 한다”면서 야권의 대표적 정책 브랜드인 보편적 복지에 대해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달 2일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는 “원내 다수파와 대연정을 꾸리는 게 노무현 정부의 실천방안이었다. 미완의 역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하면서 ‘대연정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안 지사와 캠프는 중도 확장 전략이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긴 하지만 야권에서는 찬반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집권 이후 원활한 국정운영을 하려면 선악 이분법적 진영 논리를 넘어서는 협치가 절실하다는 측면에서 ‘안희정표 중도노선’을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가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연정’이나 ‘선의’ 논란처럼 과도한 중도확장은 ‘오버’를 부른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안 지사가 중도 확장을 강화할수록 당내 경선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안 지사의 전략이 본선용인지, 경선용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후보 중도사퇴이후 지지율 상승에 가속도가 붙은 안희정 지사의 거칠 것 없던 행보에 이번 ‘선의’ 논란으로 1차 제동이 걸린듯해 보입니다. 물론 지지율에는 큰 변동이 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위에서도 서술했듯이 안 지사의 중도확장 전략이 단순한 선거용 전략이 아니라 안 지사 자신의 정치철학에 기본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선정국에서 언제 또 이 같은 논란이 재연될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안 지사 캠프내부에서 우려하듯 당내경선을 앞둔 현 시점에서 지속적인 ‘우클릭’ 전략이 마냥 긍정적일 수많은 없다는 현실적 우려도 있습니다. 물론 안 지사의 정치적 견해와 주장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평한 평가를 받아야하겠지만 말입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경선이 사실상의 본선경선이었다는 평가처럼 이번 민주당내 대선후보 경선이 본선 대결이 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희정 지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