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야권의 승리로 막을 내린 4.13총선으로 ‘여소야대’ 국회가 형성된 가운데 정치권은 이제 서서히 내년 12월의 19대 대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잠룡으로 불리 우는 인사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김부겸 의원이 23일 당권 대신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손학규 전 고문도 정계복귀 선언 임박을 알리면서 당내 대권주자간 경쟁에 일찌감치 불이 붙는 모양새 입니다.
먼저 김부겸 의원은 이날 오전 '8·27 전대에 불출마합니다'란 제목의 발표문에서 "남은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다. 지금부터 그 역할을 진지하게 숙고하겠다"며 내년 대선 후보 경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김 의원에 앞서 전날에는 친노무현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권 도전 의사를 재확인했습니다. 안 지사는 민선 6기 중간결산 기자간담회에서 '안희정 불펜투수 등판론'에 대해 "내가 말하는 불펜투수는 보조개념이 아니고 특정 후보의 대체개념도 아니다"라면서 "박원순·문재인 등 많은 선배들에게 대한 후배로서 예의를 갖춘 표현이었지 (나는) 보완재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안 지사는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선 "나서야 할 때가 된다면 너무 늦지도 성급하지도 않게 결론내리겠다"며 "각 정당에서 경선 절차를 발표하고 경선 후보자 참여 일정이 결정되는 연말쯤이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지지를 받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정계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손 전 고문은 23일 광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와 만나 이같은 뜻을 밝혔습니다. 김 대표가 "서울 올라오셔야죠"라고 말하자 손 전 고문은 "이제 올라가야죠"라고 답한 것입니다. 손 전 고문의 복귀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손 전 고문이 강진 칩거 중 작성한 글을 모아 책을 발간할 예정이라 발간시점이 정계복귀 선언과 맞물릴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더민주의 또다른 대권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후 주춤하고 있지만 사고의 파장이 잦아들 때쯤이면 다시 대권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여론조사에서 현재 야권주자들 중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는 현재 히말라야 트레킹 중입니다. 문 전 대표는 히말라야로 떠나기 직전 사석에서 "걷는 것을 좋아해 트레킹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8월 27일 더민주 전당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대권에 나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대로라면 9월부터 문 전 대표의 대권 행보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13 총선의 승리로 야권, 특히 더민주에선 그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감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총선에서 잠룡으로 여겨지던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그리고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낙선 혹은 심한 내상을 입어 대선 전략에 차질을 빗고 있는 여권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당내 대선주자 풀이 넓으면 그만큼 당내 레이스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지도 높은 여러 주자들 중 1위로 후보선출이 된다면 그만큼 본선 득표에도 도움이 됨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가 좋다고 1년 후에도 좋으리란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대중의 지지와 인기에 죽고 산다는 측면에서 정치인과 연예인은 일면 닮은 점이 많습니다. 현재 크고 작은 논란으로 어려움에 처한 연예인들이 유독 많은 상황입니다. ‘한방에 훅 간다’ 속된말처럼 한 순간에 나락의 끝으로 떨어지고 있는 이들이 많은 것입니다. 대선 주자들, 그 중에서도 한창 분위기 좋은 야권 잠룡들로선 반면교사로 삼아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저런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 고위 공무원의 한심한 망언 (0) | 2016.07.12 |
---|---|
영국 새총리 테리사 메이, 대처이어 역사상 두 번째 여총리 (0) | 2016.07.12 |
더민주 서영교 의원, 딸 인턴채용 논문 표절 등 줄 잇는 의혹들 (0) | 2016.06.24 |
20대 국회, 대통령 4년 중임제 이원 집정부제 등 불붙은 ‘개헌 논의’ (0) | 2016.06.17 |
유승민 의원 복당, 또 다시 계파 갈등으로 들끓는 새누리당 (0) | 2016.06.17 |